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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을 자유 - 로쟈의 책읽기 2000-2010
이현우(로쟈) 지음 / 현암사 / 2010년 9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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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쟈. 알라딘을 자주 이용하는 소비자라면 이미 익숙한 이름이다. 책을 검색하면 페이퍼에 추천 책 목록이 올라와 있어 도움을 받곤 했었다. 매번 꽤 긴 글이었고, 솔직하게 말하자면, 글을 끝까지 읽은 적이 없다. 이상하게 글이 어려운 느낌이라... 눈도 쩜 아파오는 것 같고...부끄. 

글을 다 읽지 못해도 지금보다 좀 더 어릴 때의 생각으로도 '아, 이 사람은 적어도 글로 먹고 살 수는 있는 사람이겠구나.'라는 막연한 생각을 했었는데, (거의 망언 수준인가..) 작년인가 제작년인가 [로쟈의 인문학 서재]라는 책도 나왔다. 머 여기까지는 대충 다 아시는 말씀. 

학교 도서관에서 깨끗하고 두꺼운 책이 눈에 띄길래, 가벼운 마음으로 집어 들었다가 갑자기 조급해져서는 앉아서 읽기 시작하고, 수첩에 책 목록을 적다가 대출해서 집에 꼼꼼히 읽고 말았다. 책을 아주 안 읽는 편은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모르는 책도 많았을 뿐더러, 책 편식자인지 깨닫고 반성하게 되었다. 흑흑 이렇게 모자라게 책을 읽어왔다니! 

이미 서평으로 이뤄진 책에 서평을 한다는 건 좀 우스운 생각이 들지만, 지금까지 읽었던 어떤 자기개발서보다도 날 초조하고 조급하게 만들었기에 기념비적(?)인 의미로 써본다. 

가장 인상깊었던 서평은 [롤리타]로 유명한 블라디미르 나보코프에 대한 꼭지였다. 예전에 로쟈와 어떤 사람이(헉-_-) 나보코프가 토프토예프스키를 싫어했다는 토론을 적은 페이퍼를 본 적이 있는데, 처음에는 꽤나 흥미로워서 열심히 읽다가, 글이 길어지자 눈도 아파오고 집중력이 떨어졌으므로, 게다가 읽으면 읽을수록 싫어했다는 건지 반대로 좋아했다는 건지 아리송한 상태가 되었으므로 그만두었다. 처음으로 읽어보려 한 글이 실패로 끝나자, 내가 작가의 호불호까지 알아야하나! 라는 반발심이 생겼던 부끄러운 과거가 있다. 

이상하게도 그 글이 책장에 꽂혀있는 [롤리타]를 볼 때마다 기억이 났는데, 그게 톨스토이였는지 도프토예프스키였는지 또 헷갈렸다. 그치만 귀차니즘과 알라딘을 켤 때마다 신간이나 GIFT의 새로 나온 팬시들을 구경하느라 까맣게 잊는 건망증 때문에 계속 아리송한 상태. 이 꼭지를 읽으니, 역시 도프토예프스키를 싫어한 거 였어!, 라고 마음속으로 소리쳤고, [롤리타]를 읽었으니 왜 그가 톨스토이를 찬양해 마지 않았는지 이해불가였다.  

이유는 톨스토이가 전하는 도덕적 메시지에 있다. 정리하자면 이 정도가 될까. "관계에는 육체적 사랑뿐만 아니라 형이상학적인 사랑, 자기희생, 상호존중 기반해야 하는데, 육체적인 사랑에만 기초하고 있는 관계에는 파국이 깃들어있다." 그리고 이 메시지를 두 커플에 대조시켜 극명하게 표현했기 때문이란다.(근데 왜 자신은 그런 작품을 쓰셨수?)  

이미 서재의 달인으로 유명한 블로그를 가보면 년도와 함께 붙어 있는 '서재의 달인' 딱지를 보면 무슨 훈장처럼 보이기도 하고 삐까뻔쩍한 느낌이 들어,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다. 

난 아직 활자중독자 수준은 아니지만, 이제 편식하지 않고 책 좀 많이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불끈불끈 솟게 만든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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