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무 살, 도쿄
오쿠다 히데오 지음, 양윤옥 옮김 / 은행나무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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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거품 경기가 한창 번창하던 시절에 일본의 중심지인 도쿄로 올라온 지방출신 청년이 혈기왕성한 20대를 살아갔던 기억을 되살리고 있다. 그 당시에 가질만한 특징적 감정들이 캐릭터 속에서 살아 움직이고, 그 시대를 대표했던 여러 문화가 풍부하게 펄쳐지고, 젊은 세대의 고민과 좌충우돌이 자연스럽게 드러난다. 재미있는 소설이기는 하지만, 캐릭터들의 감정이 조금 들쑥날쑥해서 가끔 2차원적 인간으로 느껴지기도 하고, 당시 일본문화가 너무 강하게 드러나서 한국 독자에게는 좀 딴나라 얘기같은 느낌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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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르세폴리스 1 - 나의 어린 시절 이야기
마르잔 사트라피 지음, 김대중 옮김 / 새만화책 / 200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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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9년 이란에서 친미 독재정권을 이슬람과 좌파세력이 무너트리고 혁명정부를 만들었다. 그리고 이란에서는 엄청난 변화가 일어났다. 거대한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던 작가가 자신의 경험을 차분하게 돌아보면서 격정적인 만화로 그려냈다. 혁명과 전쟁과 혼란이 뒤엉킨 시대의 모습을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어지럽지 않게 그려냈다. 어린 아이가 이해하기 어려운 시대의 문제와 어린 아이의 눈으로 바라본 시대의 모습이 참으로 조화롭게 그려졌다. 정체성을 찾아가는 자신의 문제와 그 시대를 살아갔던 어른들의 고민도 사려깊게 배치됐다. 흑백의 만화로 표현하기에 만만치 않은 문제를 참 잘 표현해 내기는 했는데, 자유주의적인 중산층 여성의 시각으로 돌아본 이란의 현대사라는 점이 너무 두드러진다. 즉, 자기 자아가 너무 강해서 얘기를 듣는 사람들이 조금 힘들고 거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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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지아이
정유미 글.그림 / 컬쳐플랫폼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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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만든 애니메이션을 그대로 책으로 만들었다. 감성적인 단편 애니메이션이라서 무엇을 말하려는지는 잘 전해지고, 애니메이션으로서도 그런대로 괜찮게 만들어졌다는 것도 알 수 있다. 그런데 동영상을 화면 켐쳐해놓은 식으로 책을 만들면 캠코더 버젼으로 불법 다운로드 받은 동영상을 보는 듯한 느낌을 줘서 감동이 확 떨어진다. 그리고 동적인 움직임 속에서 어떤 정서를 전달하려는 감독의 의도가 정적인 화면의 나열로는 제대로 전해지지도 않는다. 결정적으로 얼굴 표정에서 많은 것을 말해주고 있는데, 동영상과 달리 만화에서의 얼굴 표정을 표현하는 방식은 많이 다르기 때문에 감정없는 인형을 보는 듯한 느낌마저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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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돈나
오쿠다 히데오 지음, 정숙경 옮김 / 북스토리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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틀별하게 잘난 것도 없고, 그렇다고 찌지리 궁상도 아닌 평범한 소시민이 그저 그렇게 살아가는 모습을 장난스럽게 들춰내서 보여주고 있다. 특별한 일이 일어난 것도 아닌 그저 그런 삶의 연장선이지만, 당사자들에게는 나름 큰 일로 다가오는 것들이 있는데, 바로 그런 모습들을 능구렁이처럼 장난스럽게 얘기하고 있다. 보통 이런 류의 소설에서는 약간 과장된 캐릭터들이 유쾌하게 장난치다가 끝나거나, 현실과 유리된 채 황당한 일탈로 날아가버리는 경우가 많은데, 작가는 톡톡 튀는 캐릭터들을 현실의 그물에 끈끈하게 묶어둔 채 이야기를 풀어간다. 결국 별거 아닌 이야기 속에서 삶과 사회와 체제의 문제가 실루엣처럼 드러난다. 참으로 대단한 작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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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없는 벌판
응웬옥뜨 지음, 하재홍 옮김 / 도서출판 아시아 / 200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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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의 강을 따라 가면서 배위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은 참으로 낯설다. TV여행 프로그램에서 가끔 비치기는 하지만, 그 모습은 여행상품일 뿐이다. 그 낯선 모습으로 살아가는 이들의 삶을 베트남 작가가 소설로 드러냈다. 우리네 시골에서 가난하게 살아가는 전망없는 이들의 삶과 거의 비슷한 삶이 그러져 있었다. 발버둥치면 칠수록 더 빠져들기만 하는 진흙탕같은 그런 삶인데, 흙탕물 속의 진흙이 가라앉아 맑은 물이 되기를 기다리는 간절함이 있어서 질퍽하지만은 않다. 현실이 그런 간절함을 쉽게 받아들여주지는 않지만... 만만치 않은 삶의 얘기를 시처럼 써내려갔다. 슬픈 서정시같은 느낌을 주는 소설이 촉촉한 기운을 전해주기는 하지만, 소설스러운 구성이 중간중간 눈에 띄어서 리얼리티를 잡아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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