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동화집 1 펭귄클래식 126
그림 형제 지음, 홍성광 옮김 / 펭귄클래식코리아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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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의 침략에 맞서 게르만 민족의 단결을 위해 기획된 민화모음집이라는 성격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 착하고 잘생긴 여자들은 모두 공주고, 못되고 못생긴 여자들은 모두 마녀고, 공주든 마녀든 백마탄 왕자만 보면 환장한다. 이런 거야 다른 동화들에서도 마찬가지니까 그렇다고 치자. 선이 악을 물리치는 과정에서 망설임 없이 목을 잘라버리고, 자신의 손가락도 잘라버리고, 배를 가랄서 돌을 접어넣는 등 잔인한 장면들이 컬트영화를 보는 것처럼 수시로 나오는 것은 그림형제 동화만의 특징이다. 거기에서 더나가서 악을 응징하는 과정에서 형제든 부모든 과감하게 처단하면서 부와 권력을 독점하는 것은 그림형제의 동화들이 창작이 아니라 수집이라는 점을 잘 보여준다. 동화라지만 철저하게 권력을 중심으로 움직이는 이야기 구조와 냉혹한 권력투쟁의 모습은 독일 민족주의가 어떤 뿌리에서 나왔는지를 잘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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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중에 행진
오쿠다 히데오 지음, 양억관 옮김 / 재인 / 200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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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서 펄턱거리는 캐릭터와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이야기와 만만치 않은 사회적 문제의식까지 골고루 잘 갖춘 재미있고 깊이있는 소설을 써내는 오쿠다 히데오가 특유의 장점을 살려서 유쾌한 모험담을 써냈다. 그의 장점들이 골고루 다 살려진 것 같은데, 캐릭터는 힘이 없고, 이야기는 작위적이고, 사회적 문제의식은 보이지 않는다. 한다미로 매너리즘에 빠져서 적당히 쓴 소설인데, 그래도 끝까지 읽게 만드는 건 오쿠다 히데오의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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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르 - 용에 관한 모든 것
이혜화 지음 / 북바이북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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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의 동물 중에서 가장 다양한 버전으로 보여지는 것 중의 하나가 용이지만, 정작 용 자체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한다. 평생 용에 대해서 관심을 갖고 각종 자료를 모아왔던 글쓴이가 용에 대해 다양한 얘기를 풀어놓고 있다. 역사적 기원에서부터 모양과 각종의 변이형태에서부터 최근 모습까지 참으로 깔끔하게 정리해놓았다. 욕심을 부려 세계의 모든 용을 수집한 것이 아니라 한국의 용을 중심으로 한 것도 깔끔하고, 이론적이고 고증적인 것에 치중해서 사람들을 주눅들게 하기보다는 약간의 무리수를 두면서도 대중이 쉽게 이해라 수 있도록 변형해서 설명하는 것도 좋다. 특별히 깊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용에 대해서 가볍게 읽을거리로서는 그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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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당공부, 오래된 인문학의 길
한재훈 지음 / 갈라파고스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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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간 서당에서 직접 한문을 배우고, 이후에 대학에 입학해서 서양철학을 공부한 자신의 경험을 녹여내면서 서당에서의 수업방식이 어떤 특징과 장점을 갖고 있는지 얘기하고 있다. 고리타분하고 맹목적으로 전통을 강조하리라는 예상과 달리 아주 쉽고 센스있는 글쓰기로 지금의 교육제도와 결을 달리하는 대안적 교육방식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온고지신이라는 말이 딱 들어맞을 정도로 전통 속에서 다시 끄집어내서 배울 것들이 있음을 알려주고는 있지만, 지금의 교육제도에 대한 반정립으로 정통을 다시 강조하려는 측면이 강해서 봉건적 제도와 가치에 대한 반성적 성찰이 부족하다. 깔끔하고 절제된 앞부분의 글과 달리 뒷부분으로 가면 서당에서의 배움을 강조하려는 의도가 지나쳐서 글이 산만하고 늘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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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승의 과학 콘서트 - 개정증보판
정재승 지음 / 어크로스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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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의 환원주의적 물리학을 비판하면서 인간과 우주를 새로운 관점에서 이해하려는 프렉탈 이론을 대중들이 이해하기 쉽게 정리했다. 10여년 전에 초판이 나온 후에 보충정리한 개정판이지만 세월의 격차를 느끼지 못할만큼 감각도 살아있다. 과학적 문제에서부터 우주적 문제와 경제적 문제까지 인간과 우주를 둘러싼 여러가지 문제를 다양하게 들여다보면서 이론의 적합성을 설득력있게 설명하고 있다. 교향악 콘서트처럼 장을 구분해서 각 장의 성격에 맞게 설명하는 방식도 조금씩 변화시켜내는 능력이 인상적이다. 잘 모르는 과학이론을 이해하는 재미는 있는데, 너무 방대한 문제를 하나 하나의 사소한 문제로 설명해서 전체를 이어붙이려는 시도는 장님이 코끼리를 만지는 듯한 느낌이다. 그러다보니 현실을 이론에 맞게 각색하는 또다른 환원주의의 냄새가 나는 건 어쩔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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