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쇼퍼홀릭 1권 1 - 레베카, 쇼핑의 유혹에 빠지다 ㅣ 쇼퍼홀릭 시리즈 1
소피 킨셀라 지음, 노은정 옮김 / 황금부엉이 / 2005년 6월
평점 :
품절
앞부분 몇장을 채 읽기도 전에 내 입에서 터져나온 탄성 - '아우쒸, 이거뭐야! 이거 내가 썼어야하는 소설이잖아!' 아니 이게 대체 왠말인가. 내 평생 소설을 써보겠다는 생각을 단 한번이라도 해본 적이 있었단 말인가? 그래, 중요한건 쟝르가 아니다. 쇼핑에 관한 얘기라면 무엇이든. 그게 쇼핑에 관한 전기문이었건 쇼핑에 관한 시조였건 그건 내가 썼어야 했는데! 나라면 정말 할말이 많단 말이다!
포인트 채우느라 필요도 없는거 산거? 으악 이거 내 얘기야. 나중에 누구한테건 선물로 줘야지 하고 미리 사두는거? 으악 이것도 내 얘기. 고가브랜드 못 산거 분풀이하느라 저가브랜드 여러개 산거? 으악 으악! 찜해놓은 거 다른 사람이 사갈까봐 잠 못 잔거? 으아악, 이 소설은 정말 내가 썼어야 하는데!!!!
그런데, 억울해서 악악대다보니 나같은 사람이 한둘이 아니겠다 싶다. 쇼핑을 사랑하는 수많은 여성들 그리고 남성들, (쇼핑을 꼭 여자만 좋아하는 건 아니란 말이다) 이거 정말 내얘기야 하며 무릎을 탁탁칠게 분명하다. <쇼퍼홀릭>은 수십,수백만 쇼퍼홀릭들의 절대공감을 딛고 일어선, 베스트셀러가 될 수 밖에 없는 운명을 타고난 소설이다.
어차피, 생의 의미를 밝혀보기 위해 이 소설을 집어드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맞아맞아' 하면서 읽는 동안만은 실컷 웃게만드는, <쇼퍼홀릭>은 그런 제 본분에 충실한 소설이다.
쇼퍼홀릭 베키가 엄청난 카드 빚에 시달리는 주인공이라고 해서 이 소설을 한심하다 매도할 필요도 없다. 덕분에 베키만큼 심각한 상태는 아닐 대부분의 독자들이 한결 여유로운 맘으로 베키의 고군분투를 즐길 수 있다. 모든 문제들이 막판에 너무 감쪽같이 해결된다고 궁시렁거릴 것도 없다. 어차피 <쇼퍼홀릭>류의 소설을 구입했을 땐, '통쾌한 대리만족'을 위해 책값을 지불한 거 였으니까. (아무리 쇼퍼홀릭이라도 가격대비 성능은 항상 체크한단 말이다!)
모두가 한심하다 비웃을지라도 난 이 소설에 별 네개 주련다. 별 세개 주기엔 내가 너무 많이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