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보다 남자 1
카미오 요코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199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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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 만화책은 정말 유치하기 그지없다. 비정상적인 주인공들의 캐릭터도 도저히 이해가 안되고, 게다가 그 캐릭터들이 수시로 돌변하는 건 더 기가 막히고, 벌어지는 사건들은 황당하다 못해 민망하기까지 하고, 저변에 깔린 작가의 사고방식은 편견에 가득차 있다.

읽다가 '우이씨~ 지금 내가 뭐하고 있는거야!'하고 신경질이 마구 난다. 이런 만화때문에 내가 사랑해마지 않는 만화라는 쟝르가 천대받고 있다는 생각에 열이 마구 받는다.

그러나.... 나는 이 만화책을 가장 최근 편까지 다 보았다. 재미있어서, 다음 편이 궁금해 어쩔 수가 없었다. (어쩌면 이 만화의 손도 못댈 '막가파'적인 성질때문에 더 재미있는 건지도 모르겠다.)

이런 나를 보며 내가 정말 유치해지는 것같아 슬퍼지지만, 이 만화가 재미있다는 걸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만화가 후졌다해서 재미있게 읽어놓고 재미없다고 그러면 더 유치해지는 거니까....

하지만, 차마 별을 넉넉하게 주지는 못하겠다. 이 책은 정말 심심풀이 땅콩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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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가면 1 - 천의 얼굴을 가진 소녀
미우치 스즈에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199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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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내가 초등학교에 다닐 무렵 '유리가면'은 '캔디'와는 또다른 방식으로 소녀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물론 고아나 다름없는 어린 소녀가 꿋꿋하게 세상사를 헤쳐나간다는 점에서는 두 만화가 일치했다. 그러나, 밝고 화사한 기운이 마냥 넘쳐나는 '캔디'과는 달리, '유리가면'에는 범접할 수 없는 비장함과 치열함이 가득했다. 캔디가 어떤 뚜렷한 삶의 목적없이 그저 다가오는 운명을 헤쳐나가는 것에 비해, '유리가면'의 오유경은 확실한 목적의식을 갖고 자신의 천직에 모든 것을 내던졌던 것이다.

글쎄... 당시 12-13살 소녀에게 '천직에로의 투신'은 너무 버거운 주제였을지도 모르겠다. 평범한 얼굴의 오유경이 스타가 될수있다는 사실에 더 열광했고, 라이벌의 도전을 보기좋게 물리치는 모습에 더 흥분했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캔디'에서 볼수 없었던 '불같은 열정'(안소니나 테리우스를 향한 열정과는 다른 성질의)의 희미한 윤곽을 그때 처음 경험했던 것도 사실이다.

20년의 세월이 흐른 후, '유리가면'을 다시 집어들었다. 그 오랜 시간이 지나도록 이 만화책은 결말을 보지 못한 상황이었다. (이 만화의 저자는 완벽주의자라서 본인이 만족스럽지 않으면 몇년이고 책을 내놓지 않는다는 소문이다.) 떨리는 가슴을 안고 다시 읽어내려간 유리가면. 20년의 세월만큼 세상을 경험한 후 다시 만났지만, 이 만화는 여전히 걸작이었다. 어쩐지 촌스러워 보이는 그림체나, 주인공들의 유행에 뒤쳐진 의상도 이 만화를 빛바래게 하지는 못했다.

30을 넘어선 이 나이에 보아도 어린 주인공의 열정은 가슴을 섬뜩하게 만든다. 자기 인생이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지 분명히 아는 그녀의 눈동자는 여전히 장엄해 보였고. 문득 생각해 본다. 지나온 내 젊은 날에 치명적으로 결여되었던 것이 과연 무엇이었던가... 이 만화를 10년전쯤 한번 더 읽었어도 좋았을 것을...

아직 태어나지 않은 내 딸에게 꼭 읽혀주고 싶은 만화책이다. 그 아이에게 '인생은 한가지에 제대로 매달리기에도 짧은 것이다'라는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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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 1 - 부자들이 들려주는 '돈'과 '투자'의 비밀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
로버트 기요사키, 샤론 레흐트 지음 | 형선호 옮김 / 민음인 / 200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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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재미있게 읽었고, 또 책을 읽는 내내 무릎을 쳤다. 뒤늦게 깨닫는 내용들이 너무도 많았던 탓에....

이 책이 막상 부자가 될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하지 못한다며 비판을 받고 있는 걸로 알고 있다. 글쎄, 구체적인 방법이란게 가능하기나 한건지. 인간마다 사는 방식도 다 다르고, 모두다 다른 상황 속에 처해있는데... 애당초 구체적인 방법 제시란 건 불가능한 것이 아닌가?

그러한 막연한 비난을 하기보다는, 이 책에서 핵심적으로 제시하는 아이디어를 이해해야 할 것이다. 이 책에서 정작 말하고 있는 것은 '대다수의 사람들이 '부자가 되는 길'의 반대 방향으로 살고있으면서 그걸 모른다'는 사실이다.

이 책을 읽고 직장을 때려치고 싶은 사람들이 하나 둘이 아닐 것이다. 자신의 길에서 아무리 열심히 해도 부자가 될 수 없다는 현실을 직시했으니 말이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이미 되돌이키기에는 너무 다른 방향으로 걸어왔다'는 사실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나 역시 '열심히 공부해서 좋은 직장을 얻는 것이 안전한 길'이라는 단순한 명제에 충실하게 따라왔다. 열심히 했기에 좋은 성과를 거두며 이젠 사회의 중견에 속하는 나이가 되었지만, 남는 것은 '직장생활에 대한 전반적인 회의'뿐이다.

나는 이 책을 좀더 젊은이들이 읽기를 바란다. 이 책은 일확천금을 꿈꾸게 하는 책이 아니라, 사회로부터 세뇌받은 방법외에 더 많은 길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책이 되리라고 믿는다.

물론 금보기를 돌보듯 하는 분들께는 아무짝에 쓸모없는 잡서일테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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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희의 집 - 웅진생활요리무크 9
서정희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0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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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책이다, 하지만.....뭔가 허전한 책이다. 서정희씨 가족이 새로 이사한 집의 기념 사진첩같기도 한 이 책은 그녀가 앞서 발간했던 책 <서정희의 자연주의 살림법>과 비교해 '이야기'가 사라진 그림책같은 느낌만 안겨준다. (자연주의 살림법은 그래도 훨씬 더 현실에 바탕을 두고 있었다.)

지난 책과 이번 책을 비교해보면 그녀의 집은 한참이나 살림이 폈다. 화려하고 아름다운 가구와 인테리어 제품들은 비현실적일 정도로 환상적이다. 그녀의 경제적 능력을 비난할 정도로 옹졸하고 싶지는 않지만, 어쩐지 이 책 속의 집은 저 파란 하늘나라 구름 속의 성같다.

따라서, 본인의 살림 능력 향상을 위한 교과서를 찾고 있는 주부들은 이 책에서 해답을 찾지 마시길.... 자기의 초라한 현실을 되돌아보다 슬퍼질지 모르니까. 그리고, 능력이 되시는 주부님들도 이 책 속의 가구 구입처를 알려고 애쓰시지 마시길.... (그 가구들 국내에서는 판매 안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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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는 아이디어 깨우기
잭 포스터 지음, 정상수 옮김 / 해냄 / 199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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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우선, 이 책의 저자가 '아이디어'를 논하는 책을 쓸만한 최소한의 자격은 갖추고 있다는 말부터 하고 싶다. 그가 미국의 인정받은 광고 전문가라서 그렇다는 것이 아니다. 이 책이 간결하면서도 핵심을 찌르고 또 무척 재미있는 책이라는 점에서 그렇다는 것이다. 저자 역시 아이디어가 좋아야 그런 책을 쓸 수 있는 거니까. ' 지루하고 재미없는 아이디어 책'이란 얼마나 슬픈 존재인가...

사실 현대인은 '좋은 아이디어를 내야 한다.'라는 강박관념 속에서 살고 있다. 좋은 아이디어 하나면 한방에 백만장자가 될 수 있고, 좋은 아이디어 하나가 없어서 회사에서 명퇴당할 수도 있는 것이다. 그 놈의 아이디어가 과연 무언지....

덕분에 수많은 아이디어 계발책들이 서점에 깔려있다. 이 책의 내용 중에는 다른 아이디어 계발 관련 서적들에서 이미 보았던 내용들도 상당수 있다. (저자 역시 책 앞부분에서 이 점을 짚고 넘어간다.) 아이디어란 생각의 결합이라든지, 열심히 고민하고 생각한 뒤 한동안 뇌의 휴지기를 가지면 '번뜩' 영감처럼 아이디어가 떠오른다든지.... 하지만, 이 책에서 지적하는 가장 핵심적이면서 독창적인 주장은 '아이디어는 널려있다'라는 점이다.

많은 이들이 '아이디어'에 대해 묘한 컴플렉스를 느끼며 '아이디어란 쥐어짜내어 만들어 내는 것이다'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저자는 이러한 마음의 경계심을 풀자고 주장한다. '아이디어'란 단 한가지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고, 무한대의 아이디어를 낼 수 있다는 것이다. '아이디어가 이미 거기있다'고 생각하고, 그 가운데 한 두가지가 아니라, 수십가지라도 발견할 수 있다는 마음을 갖자는 것이다. 그는 몇몇 핵심적인 예를 들면서, 아이디어가 얼마나 무한히 뻗어갈 수 있는가를 설명한다.

'아이디어는 나를 피한다'고 생각하는 분들은 이 책을 한번 읽어보시길. 아이디어를 더 친근한 것으로 느끼며 서서히 무장해제되어가는 스스로를 발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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