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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접 잔혹사
이충섭 지음 / 청림출판 / 2012년 10월
평점 :
확실히 '17년차 포스코 면접관'의 내공이 돋보이는 책. 이론만 줄줄히 늘어놓는 책이 아니라 저자가 실전에서 본 구직자들과 여러 사원들의 이야기로 쉽고 재밌게 읽을 수 있는 그야말로 실전도서!
개인적으로 이런 류의 책은 지루하다는 편견을 가지고 있어서 읽기 어려워하는 편인데 굉장히 쉽고 재밌게 읽혀서 읽으면서도 스스로 놀랐다. 그리고 대부분의 책들이 스펙을 강조하는 많은 자기소개서나 구직자들의 예를 들어 읽을 수록 지쳤던 것에 비해 이 책은 '100전 100패는 없다' 라는 제목의 프롤로그부터 뭔가 힘을 주는 책이었다.
1장 면접, 그 오해와 진실에서 제일 마음에 와 닿았던 파트는 '본선만 통과하면 그만' 이었다. 면접을 보다보면 다른 구직자와 경쟁적으로 제가! 제가! 할 때가 있는데 면접은 다른 구직자와의 경쟁이 아니다. 면접관과의 언어 커뮤니케이션으로 이루어지는 일종의 신뢰 게임이다. 라는 문장이 너무 와닿았다. 다른 구직자들을 이기려는 생각을 가지지 말고, 내 최선을 다해 무리하지말고 능력껏 하는 것. 너무 무리해서 전부 망치는 것보다는 내가 잘할 수 있는 것을 하는 방법이 좋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 그리고 '인턴 경험이 해가 될 때' 에서는 예전에 들었던 말이 오버랩 되면서, 조심해야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다른 곳에서 일을 하다왔다는 경험 하나 때문에, 거기서는 이러는데~ 여기서 이렇게 하면 안 되는데~ 다 아는 것처럼 말하고 행동하는 건 좋아보이지 않으니까 조심해야한다는 말이었는데 새삼 이렇게 책으로 읽으니 다시 그때가 생각나면서 아, 정말 조심해야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2장 면접의 시작, 자기소개서 쓰기가 정말 많이 도움이 됐는데 내가 지금까지 얼마나 잘못된 자기소개서를 써왔는지 뼈저리게 깨달았다. 잘못된 자기소개서의 예시에서 내가 썼던 말들을 발견했을 때 얼마나 부끄러웠던지. 앞으로는 자기소개서 쓰기 전에 이 파트를 다시 읽고 쓰기로 마음 먹었다. 이 부분을 읽은 것만으로도 자기소개서 쓰는 것에 자신감이 조금 붙어서 신기했다. 지금까지 자기소개서는 쓰기 너무 어렵고 싫지만 어쩔 수 없이 쓰는 것처럼 썼었는데 앞으로는 조금 즐기면서 쓸 수 있을 것 같은 느낌도 들었다.
3, 4, 5장은 본격적으로 면접의 기술에 대해 설명해주는 부분이다. 면접관들의 귀를 쫑긋 세우게 하는 프레젠테이션 기술부터, 무조건 길게 대답하는 것보다는 짧고, 명확하고, 쉽게 얘기하는 것이 좋다는 것과 대답에 대한 반응 속도부터 말투의 속도까지 빠르기와 관련된 얘기 등 실제로 도움이 될 것 같은 방법들로 가득 차 있다. 굳이 면접에서 뿐만이 아니라 일상생활에서 말 할 때도 도움이 될 것 같은 방법들.
그리고 실제 면접관들의 생각과 의견들이 잘 들어나 있어서 좋았다. 이런 식의 방법은 어떤 반응을 불러일으키는가 미리 시뮬레이션이 되는 것 같았다. 물론 면접관들도 사람이니만큼 반응이 전부 똑같을리는 없지만 그래도 아무 예측 없이 가는 것보다는 어느 정도 예측 가능한 상황에서 가는 게 좋지않은가!
보통 면접 뿐만이 아니라 집단 토의, 낸시랭의 사례를 통해서 본 압박면접 얘기도 좋았지만, 면접관이 호의적으로 대해줬다고 기대를 가지지 말라는 내용도 좋았다. 면접관이 친절하게 코멘트를 해주는 것은 구직자의 역량부족이 안타까워 보여서 그렇다는 말이 굉장히 와닿았다. 그리고 거기에서 다른 사람들에게는 질문을 많이하고, 본인에게는 질문을 하지 않는다고 의기소침해 하지 말라는 말이 나왔는데 실제로 그런 경험이 있었던터라 더 잘 들어왔다. 세 명이 함께 면접을 보는 자리였는데, 나말고 다른 두 사람에게만 질문이 쏟아져서 굉장히 민망하고 뻘쭘하게 앉아있었는데 나중에 보니 셋 중에는 나만 붙었던 경험이 있어서 오오, 하면서 읽었다. 역시, 저자의 내공이! 라며 혼자 감탄ㅋㅋ.
이렇게 내용도 꽉 차있는데 부록으로 자기소개서 팁까지 나와 있다. 정말, 좋아도 너무 좋은 책 아닌가?
파트가 끝나고 간간히 나오는 TIP도 그렇지만 전체적으로 재밌게 읽을 수 있는 게 이 책의 매력인 것 같다. 면접에 관한 책이 필요한 사람에게 당당히 추천해 줄 수 있는, 추천해주고 싶은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