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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과 함께 : 신화편 - 하
주호민 지음 / 애니북스 / 2012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저승편 - 이승편 - 신화편 삼부작으로 구성된 신과 함께의 마지막 편. 신화편 하권에서는 조왕신, 문왕신, 측신에 대한 신화 녹두생이전과 강림은 어떻게 차사가 되었는지에 대한 신화인 강림전이 수록되어있다.
녹두생이전은 여러가지 전래동화를 섞어놓은 것처럼 보인다. 여산부인이 마련한 종잣돈을 가지고 노일자대와 살림을 차렸다 결국 눈이 멀고 마는 남선비는 심청이가 남긴 공양미 삼백석을 전부 뺑덕어미에게 뜯긴 심봉사같고, 여산부인인 척 흉내를 내는 노일자대의 정체를 꿰뚫어보고 형제들에게 얘기하지만 믿어주지 않는 이야기는 꼭 여우누이에 나오는 막내 오빠같다. 많은 형네들이 못된 새엄마때문에 화를 입는 건 외국 동화에서도 많이 본 얘기고. 물론 그런 얘기들은 다 전해내려오는 신화 같은 것에서 파생되었기 때문에 그런 거겠지만 사람 사는 건 어느 시대나 비슷하구나 싶었어.
그나저나 나중에 측신이 되는 노일자대는 조왕신은 물론 문왕신에게는 원수같은 존재인데도 시간이 오래 지나서인지 조왕신과는 투닥거리지만 문왕신을 동생으로 생각하고, 힘을 합쳐 집을 지키려는 측신의 모습이 보기에 좋았다. 물론 노일자대가 지나치게 욕심을 버리다 측신이 된 거긴 하지만 그래도 으르렁 거리지 않고 사이지게 좋내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끝은 그렇게 좋지 않았지만^_T
녹두생이전은 형제들의 우애가 보기 좋았다. 저렇게 형제가 많으면 꼭 한 둘 간에는 반목이 생기고 그래서 전부 다 무사하기가 쉽지 않은데 녹두생이전에서는 녹두생이 말도 믿어주고 사이가 좋아. 거기다 녹두생이는 어린데도 효심이 극심! 그러니까 할락궁이도 감동해서 ~살이꽃들을 나눠줬겠지만. 역시 사람은 착하게 살고 볼 일.
가족들이 전부 신이 되고 혼자 남은 남선비는 근데 왜 속 시원하다는 생각보다 불쌍하다는 생각이 먼저 들지. 생활력 없는데다가 바람까지 피고, 제자식보다는 부인이 더 중한 남자이지만 그래도 어쨌든 여산부인을 사랑하기는... 했... 했잖아. 눈까지 멀었는데 아무것도 할 줄 모르는 남자니 저 상태에선 굶어죽거나 어디 굴러떨어져 죽었을 것 같아서 맘이 좋지 않습니다. 쓸데없이...
그리고 강림전은 으아 염라대왕님 나쁘다! 무슨 짓이야! 우리 강림이 반성하고 강림부인한테 그 말 한 번만 하게 해주시지. 살아있을 때의 강림이 나쁜 놈이긴 했지만 원님 너도 나빠! 하지만 염라대왕님의 나쁜 놈으로 잊혀지란 말도 이해가 가긴 한다. 마지막 말이 따스하고 정이 담긴 말이었으면 나쁜 남자 강림도 그렇게 보살폈던 강림부인인데 평생 강림을 가슴에 품고 그리워하며 살았겠지. 염라대왕님 생각으로는 강림부인이 강림을 잊고 새 삶을 시작했으면 하는 것일 수도 있었는데 틀렸어... 죽을 때까지 강림만 그리워하면서 살다니^_T 그래도 따뜻하게 봤던 건 강림이 지나가던 아이들이 부르는 노래에서 부인의 얼굴에 대한 부분은 빼버린 것. 자신의 부인이 못생겨서 싫어했던 강림이 대단한 발전을 했네 싶어서 마음이 따듯따듯.
아무래도 전체적으로 제일 마지막 편이다보니 차사들도 등장하고, 가택신들도 등장하고 아 이렇게 같이 지냈구나 싶고 진짜 마무리구나 싶은 생각이 들어서 아쉬웠다. 중간 중간 지루해서 한참을 안 읽다가 읽었던 적도 있고 했지만 그래도 정말 다 읽기 잘했다는 생각과 더불어 이런 좋은 웹툰이 책으로 나와서 정말 다행이라는 생각:D 두고두고 읽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