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잉잉 2
황준호 지음, 수연 그림 / 애니북스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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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권보다 더 강력한 병맛. 초반부터 강하다. 멋진 선배가 되기 위해 머리를 자르러 간 준호의 앞에 나타난 '지옥 클럽'. 충격적인 건물의 비주얼에 들어가길 꺼려한 준호였으나, 의외로 등장한 사람은 웃는 얼굴이 사근사근한 미용사:D 하지만 부끄러워하던 준호가 '그럼 현빈처럼 잘라주세요.'라고 말하자마자 웃는 얼굴 그대로 무서운 짓을 시작하는데!

"그럼 일단 다시 태어나는 것부터 시작하겠습니다~" 라니ㅋㅋㅋㅋ 엄청 강하다고! 토니 폭주용 마취제도 튕겨내는 그녀는 신들보다 강했다. 신들 네 명을 전부 이겨내고, 결국 준호의 구레나룻을 가져간 그녀! 왜 그 머리도 나쁘지 않은데ㅋㅋㅋㅋ 깨알같이 구레나룻을 주문한 준호의 컷도 재밌다.

아, 정말 시작부터 빵빵 웃었네. 


하지만 스타일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동기인 순호의 차에 냉큼 올라타는 지은을 보던 준호는 신들에게 신세한탄을 하고, 신들은 물질보다 중요한 것이 있다며 준호에게 동아리 가입을 권유한다. 하지만 준호... 잘 하는 게 없어요. 흑인음악을 좋아해 동아리에 가지만 흑인음악은 흑인이 되어야 한다면서 간디(...) 분장을 시키질 않나. 겨우 실력 발휘를 해봤더니... 호두마루가 피 토하면서 웃을 만큼의 노래^_T 자취경력이 무색할 만큼의 요리, 이게 지금 기타를 연주하는 건지 관절을 연주하는 건지 모를 실력에, 그림도... 축구도... Aㅏ... 의사양반! 잘하는 게 없는 스스로에 실망해 찌질찌질하고 있는 준호에게 접근한 독고일은 자신이 활동하고 있는 마라톤 동아리의 가입을 권유하는데, 그럼 그렇지. 음주 마라톤 동아리. 그래도 이 문구는 참 좋네.

"먼저 쓰러지면 낙오된다!!"


그러던 와중에 준호는 호두마루와 함께한 인형 눈 붙이기 아르바이트(여기에 재능 조금 있음)비를 받고, 그 돈으로 뭘 할까고민하다 데이트를 하기로 한다. 하지만 데이트 경험                                 없어요. 그래서 신들이 나서서 데이트 예행 연습을 시작하는데, 상대는 여장을 한 사임. 어, 근데 예쁘잖아? 하긴 처음부터 준호는 사임을 여자인 줄 알았잖아? 솔직히 지은이보다 예쁜데? 준호가 고민할만도 하잖아? 들어올 때는 마음대로지만 나갈 때는 아니란다? 상태였던 준호의 눈 앞에 나타난 건 왠지 데이트를 하는 것 같은 지은과 순호. 그 후에 순호가 농구하는 모습을 응원하는 지은을 본 준호는 신들과 팀을 짜 농구 대회에 나간다. 의외로 선전하는가 싶었는데! 안타까운 결과는 '작은 토니 이야기'로 날려버리면 됩니다 ㅇㅇ.


하지만 준호는 지은에게 고백하기로 마음 먹고, 신들과 함께 지옥훈련에 돌입한다. 뭔가 소 뒷걸음질에 쥐 잡은 듯이 개방된 능력이긴 하지만 무한 잠재력을 깨우친 준호는 신들에게 선물을 받고, 자신감을 갖게 된다. 거기엔 '지옥 클럽'의 그녀도 실력 행사.


그 후로도 이러저러한 위기들이 닥치지만 훈훈하게 변하고, 자신감까지 가진 준호는 모든 위기를 이겨내고 친구도 생기고 후배도 생기고 즐거운 학교 생활을 하게 된다. 이러저러한 위기는 모두 첫 화에 쌌던 변... 때문이지만, 그 위기가 해결되는 과정은 좀 so so. 너무 많은 걸 보여줘서 끝이 조금 흐지부지해진 느낌이랄까. 그래도 마지막에 신들을 다시 만나는 장면은 조금은 좋았고, 또 조금은 아니었고? 그나저나 준호는 스토리 작가님 이름이었는데 마지막에 신들을 소환한 여자는 그림 작가님 이름이다. ㅋㅋㅋㅋ. 끝까지 깨알 웃음.


많은 패러디와 웃음 코드에 웃기도 많이 웃었지만, 솔직히 너무 많은 패러디가 나오다 보니까 흠좀무스럽기도 했고. 다 모르는 분은 조금 재미가 반감되지 않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았지만 잉여인 나는 이미 다 알고 있는 것들이었기 때문에 실컷 웃었다.


뭐, 사람은 마음먹기가 우선 아니겠어요? 재밌다고 생각하고 보면 재밌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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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잉잉 1
황준호 지음, 수연 그림 / 애니북스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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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 잉잉잉을 봤을 땐, 주인공인 준호가 잉여인 줄 알았다. 그런데 읽다보니까 잉여는 오히려 신들 같은 거 있지. 준호는 잉여라기보단 어마어마한 실수때문에 학교에 나가기가 더 힘들어진 능력 없고, 가진 거 없고, 그저 소심한 복학생일 뿐 잉여는 아니잖아? 뭐 내 생각입니다만.


어쨌든 준호는 복학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수업시간에 바지에 똥을 싸는(...) 대형 실수를 저지르고 만다. 그것도 발표 때문에 모두가 주목하고 있는 앞에서. 준호가 아닌 누구라도 이 상황에서 학교 나갈 생각을 못 하겠지... 좌절과 절망 속에 속옷 빨래를 하던 준호의 앞에 네 명의 신이 소환된다. 침의 신, 눈물의 신, 콧물의 신, ㄸ...의 신이 아니고 인간성을 다스리는 네 명(그나저나 신도 명으로 세나?)의 신. 사임, 밝은, G. 토니, 그리고 그 이름도 찬란한 호르나트 두앙 마리아 루이 3세! 줄여서 호두마루! 그리고 작가님은 이름의 밸런스를 맞추기 위해 사임의 성을 '설(풀네임 설 사임)'로 밝은의 성을 '안(풀네임 안 밝은)'으로 주셨다.


특이한 이름만큼 능력이 있으면 좋으련만, 가진 게 없는 것 같다? 오히려 부족한 것만 눈에 띄는 신들이지만 자퇴를 할 거라는 준호를 설득하기 위해 나름대로의 능력을 다한다. 그게 준호를 더 포기하게 만드는 결과를 낳게 되지만.

그리고 준호는 전화 한 통을 받는데, 아 진짜 찡하더라. 어머니라는 존재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무언가가 있다.


준호와 신들은 다시 평범하게 학교에 다니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한다. 신들은 실수도 많고, 제대로 된 도움을 주지 못하더라도 열심히는 한다. 힘을 얻은 준호도 열심히 하려고 하지만 좋아하는 후배가 자신의 굴욕 동영상을 재생하고, 동기마저도 조별 과제의 같은 조가 되는 걸 꺼려하는 상황에 부닥치게 된다. 하긴 이렇게 시련이 있어야지 나중에 준호가 변했을 때 더 기쁘겠지.


그러면서 준호는 신들의 과거와 약점들을 알게 되고, 신들은 준호와 함께 목표를 세워 스스로를 바꿔나가려고 노력한다. 준호가 어려운 일에 부딪혀 결국은 다 포기하려고 할 때도, 신들이 변화하려고 노력하고 있기 때문에 준호를 붙잡아서 일으켜 세울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러고 보면 큰 주제는 굉장히 진지하고 계몽적(...)인 거 같은데 워낙 개그적인 요소가 많아 웃으면서 봤다. 자기계발적인 내용은 좀 삐뚤어진 관점에서 보게 되는데 이 책은 그냥 웃으면 그만이지! 싶어서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었던 것 같다.


패러디와 개그가 넘쳐나서 많이 웃긴 했지만 개인적으로 제일 빵 터진 건 마지막 페이지. 정말 그 페이지를 마지막에 넣은 건 신의 한 수 같다. 실컷 감동적인 장면 뒤에 오는 짤방과 패러디 두 컷만으로 진짜 크게 웃었다. 아무래도 이 만화, 병맛이야!


+ 제목이 그래서 그런지 진짜 휴일에 늦잠자고 일어나서 누워서 볼 때 참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 같다: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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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해도 똑같네 1 결혼해도 똑같네 1
네온비 글 그림 / 애니북스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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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으로 볼 때도 재밌더니만 책으로 봐도 재밌습니다? 이미 알고 있는 얘긴데도 볼 때마다 빵빵 터집니다? 네온비님은 만화에 약을 바른게 분명합니다? 중독된 것처럼 자꾸 보고 싶습니다?


한 번 보고, 두 번 봐도 자꾸만 보고 싶은 유쾌함과 알콩달콩한 신혼 얘기가 가득 담긴 <결혼해도 똑같네>. 왠지 결혼해도 똑같네!하고 느낌표를 팍! 찍어주고 싶을 정도로 모든 이야기가 흥미진진하다.


프러포즈에서 캐러멜님의 '내 인생에서 가장 재밌는 여자'란 타이틀을 얻은 네온비님은 아무래도 모든 사람을 재밌게하는 능력을 타고나신 모양이다. 누군가 요즘 재일 재밌는 웹툰이 뭐야?라고 물어본다면 주저없이 결똑!을 외칠 독자가 나 뿐이진 않겠지.. 그렇겠지...

분명히 웹툰을 보면서도 웃었는데 책을 읽으면서 똑같은 장면에서 똑같이 웃게 된다. 아 진짜 너무 재밌어... 2화의 '그대는 신'과 '분노의 김만세 내과'는 몇 번을 봐도 웃기다. '김만세 내과' 에피소드는 아프셨을 네온비님과 옆에서 걱정이 많으셨을 캐러멜님을 생각하면 살짝 맘이 걸리지만 그래도 웃긴 걸 어떡해... 초반부터 빵 터진 웃음은 3화의 '발견해주세요', '결혼한 덕후의 고뇌'를 지나 '나란 사람 그런 사람', '그녀의 에너지원(파닭을 주문하고픈 욕구를 불러일으키는 에피소드ㅠ)', 달래줄게', '잠재력'... 으아아 쓰려고 보니 너무 많다! 기타등등의 에피소드를 통해 책 내내 웃음을 멈출 수 없게 만든다.


이렇게 웃기기만 하냐구요? 아니죠, 알콩달콩한 에피소드들도 엄청 많습니다. 네온비님과 캐러멜님이 서로를 얼마나 좋아하고 아껴주는 게 눈에 보여서 염장 당하는 단계를 넘어서서 엄마 웃음을 짓고 보게 된다. 두 분 알콩달콩 투닥투닥 하는 거 너무 귀여워ㅠㅠ 주변에 이런 커플이 있으면 얼마나 보기 좋을까 싶을 정도로 예쁜 부부십니다. 암요.


거기다 깨알같은 패러디들과 신이 내린 드립들을 보고 있자면 정말 시간가는 줄을 모른다. 맘 같아선 정말 어느 에피소드의 이 패러디는 왜 좋았고, 어느 에피소드의 이 드립은 정말 최고십니다! 하고 일일히 골라내고 싶지만... 그 시간에 결똑을 한 번 더 볼게요 ㅇㅇ. 아 근데 진짜 너무 재밌어서 내가 뭘 더 못쓰겠어영. 그냥 한 번 보시라니까요! 하는 말 밖에는... ㅋ... ㅋㅋ..ㅋㅋㅋ.



+ 또 다른 결혼권장만화인 <어쿠스틱 라이프>의 난다 작가님 축전, 그리고 캐러멜님의 축전! 에피소드와 관련된 사진등 웹툰 연재에는 공개되지않은 특별한 페이지가 많아서 더욱 더 읽기 즐거웠던 결혼해도 똑같네! 얼른 2권이 나오길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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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드보일드는 나의 힘 - 잔혹한 세상에서 살아남기 김봉석의 하드보일드 소설 탐험 1
김봉석 지음 / 예담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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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현실에서 눈을 돌리려 읽은 책에서 현실보다 더 지독한 이야기를 만날 때가 있다. 그런 책들은 말한다. 세상은 따뜻하거나 아름답기만한 곳은 아니고, 그런 세상에서 살아남으려면 강해지거나 도망칠 수 밖에 없다고. 이 책은 그런 이야기들을 우리가 어떻게 봐야하고, 받아들여야하는지에 대해 말한다. 싸우는 것도, 도망치는 것도 스스로의 선택이다. 아무 것도 하지않는 선택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어느 것을 선택하든 살아남기만 하면 된다고 말이다.


스릴러, 미스터리 소설부터 엔터테인먼트 소설까지. 이 책에서는 38권의 하드보일드 소설을 5개의 파트로 구분해서 얘기한다. 짧지만 강렬한 어느 얘기든지 한번 쯤은 꼭 읽어보고 싶어지는 글로 우리는 어떤 시선으로 세상을 봐야하는가, 세상에 대해 제대로 알았다면 거기서 무엇을 배우고, 느껴야하는가부터 그런 세상에서 어떻게 살아가야하는지를 적절한 책들과 장면을 통해 보게 된다.


이 책을 읽다보면 이 세상은 꿈도, 희망도 없어 보인다. 오직 자신의 이익만을 위해서 혹은 정신적인 만족을 위해서 아무렇지도 않게 타인을 이용하고, 상처를 입히는 사람들의 이야기와 그들이 어떻게 다른 사람을 해하는가를 보다보면 난 여기에서 나가겠어! 싶은 생각이 절로 든다. 하지만 저자는 그런 악인들을 조각조각내는 주인공들이 어떤 사람들인지, 혹은 남들에게는 악인으로 보이는 주인공들이 사실은 어떤 사람들인지에 대해 차분하게 얘기한다. 이 책에 제일 처음에 등장하는 소설이 요시다 슈이치의 <악인>이라는 것이 전반적으로 사건보다는 사람에 중점을 두는 책의 내용을 잘 보여주는 것도 같다.


책에 등장하는 사람은 악인이거나, 그런 악인을 처단하는 사람이거나 어쩌다 트러블에 휘말린 평범한 사람이다. 어느 소설도 그들 중 하나의 편을 들지 않는다. 악인은 왜 그가 이렇게 되었는가, 범죄를 저질렀는가에 대해 냉정하게 설명하고 악인을 처단하는 사람들에 대해서도 영웅이라고 묘사하지 않는다. 단지 그들은 그 일을 해야했기때문에 했다고 말한다. 그리고 평범한 사람들은 그 사건을 통해서 비정한 세상을 바라보게 되고, 그 세상에서 살아나가는 법을 배운다.


<하드보일드는 나의 힘>이 매력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읽히는 이유는 앞서 말했듯이 다양한 소설들을 하나의 주제로 묶어 이야기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 소설에 등장하는 사람들은 이 세상에서 살아남았는가, 아닌가. 어째서 이 사람은 살아남고, 저 사람은 살아남지 못했나하는 주제. 이 책을 읽으면서 우리는 악인에게도 배울 점이 있다는 것을 느낀다. 적어도 <타운>의 더그는.

클레어를 만나 그녀를 사랑하게 되면서 범죄의 굴레에서 빠져나오길 원하지만 그것이 그에게는 비극이 된다. 그리고 저자는 그런 더그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이렇게 말한다.


"사람들은 종종 착각한다. 나를 이끄는 것은 저 바깥의 무엇이라고. 그래서 기다리고, 갈망한다. 누군가 나를, 무엇인가가 나를 구원해줄 것이라고. 하지만 그건 착각이다. 내가 나를 구원하겠다는 선택을 했을 때, 그 후에야 누군가가, 무엇인가가 비로소 다가오는 것이다. (p.192)"


그렇다. 구원받기를 원한다면 우선 스스로를 붙잡아 끌어내야한다. 누군가가 와서 손을 내밀어주길 기다리는 것보다는 손을 잡아줄 사람을 찾는 것이 더 빠르듯이. 이 책이 이 책을 읽는 사람들에게 스스로를 구원하겠다는 생각을 심어줬으면 좋겠다. 이 세상에 믿을 건 나 자신 밖에 없다는 건 꽤나 슬프고 우울한 일이지만 남을 믿고 기다리는 것보다는 스스로를 믿고 일어서는 게 더 빠를테니까.



+ 이 책을 읽으면서 마이클 코넬리의 해리 보슈 시리즈를 읽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시다 이라의 <이케부쿠로 웨스트 게이트 파크>도. 전자는 한 번 읽어볼까 하다가 취향이 아닌 것 같아서 포기했던 소설인데 읽어보기 시작하니까 역시나 재밌다. 후자는 저자가 생각하는 것을 같이 생각해보고 싶어서 다시 읽는 건데... 이것도 역시나 재밌다. 책에 직접 등장한 책들은 38권이지만 시리즈물이 있다는 것, 그리고 제목만 등장한 다른 책들도 나온다는 걸 감안하면 읽을 책이 상당히 많아지지만 시간을 들여서 다 읽어볼 생각. 그리고 다시 한 번 이 책을 읽으면 더 재밌겠지싶다! 다행인 건 제프리 디버의 링컨 라임 시리즈는 얼마 전에 다 봤다는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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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덕길의 아폴론 4
코다마 유키 글.그림, 이정원 옮김 / 애니북스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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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고등학생들 아니랄까봐, 질풍노도의 시기 아니랄까봐, 청춘 아니랄까봐 하루에도 여러 번씩 흔들리는 주인공들. 보고 있는 나도 어질어질할 정도로 이리저리 흔들린다.


도쿄에서 만난 카오루의 엄마는 카오루가 엄마라고 불러도 될까 머뭇거릴 동안 비를 맞고 있는 카오루와 센타로를 위해 우산을 양보하고 비를 맞으면서 뛰어간다. 음식을 먹으면서는 카오루와 똑같이 뜨거워하고, 옛날 일을 즐겁게 담담하게 얘기를 해주기도 하고, 카오루의 앞에서는 울지 않고 센타로에게 카오루와 친하게 지내달라고 부탁한다. 오래 헤어져 살았지만 금새 울고 웃으며 묵은 감정들을 해소한 모자가 앞으로는 오래 자주 만났으면 싶은 마음. 카오루가 엄마가 부르는 '버드랜드의 자장가'를 꼭 들었으면 좋겠다.


도쿄로 갔던 일이 잘 돼서 마음을 추스른 카오루는 돌아오자마자 센타로와 연습실로 직행. 심부름을 갔다가 돌아온 리츠코에게 그 걸 눈짓으로 알려주는 리츠코의 아버지가 한 컷이지만 굉장히 좋았다. 이렇게 셋이 다시 똘똘 뭉친 것처럼 보인 것도 잠시. 2학년이 된 세 사람은 카오루&리츠코와 센타로, 이렇게 반이 갈라지게 된다. 카오루도 센타로도 서로가 없는 교실에 쓸쓸해 하는 게 눈에 보인다. 아침부터 뚱했던 센타로는 결국에는 다시 싸움까지 하게 됐고.


어찌됐든 카오루의 실연으로 좀 정리가 되나 싶었던 관계는 다시 꼬인다. 카오루는 리츠코를 위해 유리카와 만나려고 하는 센타로를 방해하고, 센타로는 리츠코에게 자기보다 카오루를 더 잘 돌봐달라고 하고, 카오루는 준이치에 대한 유리카의 감정을 눈치챈다. 그러던 와중에 센타로의 재능을 탐내는 세이지의 등장까지. 정말 바람 잘 날 없는 청춘들이다.


개인적으로 세이지의 가족과 꿈에 대한 얘기에 넘어간 센타로가 이해가 가기는 한다. 센타로도 가족에 약하니까. 하지만 그 얘기에 진실성이 있다고는 해도 그 후에 카오루와 센타로에게 구는 태도가 너무 얄미워서 믿음이 떨어질 정도 OTL. 물론 카오루의 대응도 아무리 어린 시절에 기억 때문이라고 쳐도 너무 하긴 하다. 그래도 이번 권에 등장한 세이지보다는 1권부터 봐 온 카오루에 애정이 더 가는 건 당연한 거니까. 카오루의 편을 들게 된단 말이야. 최대 피해자는 센타로 같지만.


어쨌든 4권은 거의 실종상태였던 준이치가 상태가 안 좋은 모습으로 리츠코의 아버지에게 발견되면서 끝난다. Aㅏ... 빨리 5권이 나와서 왜 준이치가 그런 상태로 돌아왔는지 보고 싶다. 끊기 신공이 장난이 아니야!



+ 4권을 읽으면서 앞 권에 나온 곡들을 다 찾아서 들으면서 읽었더니 만화만 읽을 때랑은 느낌이 또 다르다. 전부 다 좋은 곡들이라 귀도 즐거웠음:)


++ 4권에 실린 단편인 '엘리베이터 차일드'는 개인적으로 지금까지의 단편들 중에서 제일 맘이 훈훈한 이야기였다. 영화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가 생각나기도 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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