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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를 만드는 기계
김진송 지음 / 난다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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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달째 아무 이야기도 쓰지 못하고 커피로 속을 버려가고 있는 남자를 걱정하던 친구가 건네준 것은 한 권의 책이었다. 나는 책을 읽을 시간이 없어, 이야기를 끄집어내야한다고! 초조하게 몸을 앞뒤로 흔드는 남자의 어깨를 잡아 고정시킨 친구는 책의 표지를 가볍게 톡톡 두들겼다. <이야기를 만드는 기계>. 제목을 확인한 남자가 화들짝 놀라 책을 집어들고 바라보자 친구는 가볍게 끄덕였다.

남자는 희망에 가득차 책을 폈다. 머리 속에 있는 정리되지 않은 이야기들을 깔끔하게 종이 위, 혹은 모니터 위에 풀어줄 기계를 기대하고 있던 남자의 눈에 들어온 것은 나무로 만든 소박한 기계장치였다. 이게 뭐지? 책장을 아무리 넘기고 뒤적여봐도 남자가 원하고 바라는 기계는 보이지 않았다. 점점 굳어가는 남자의 얼굴을 보던 친구는 남자가 타준 커피를 한 모금 홀짝이고 도망치듯 자리를 벗어났다.


남자는 친구의 자신을 생각해주는 마음을 이해할 수는 있었으나 화가 나는 것도 어쩔 수가 없어 손 안에 들린 책을 탁자 위로 내던지듯 놓았다. 매끄러운 탁자 위에서 미끄러지던 책은 친구의 커피잔에 부딪혀 내용물을 뒤집어썼다. 남자는 허둥지둥 일어나 매끄러운 표지 위의 커피를 털어내고 휴지를 뽑아 문질렀다. 그래, 책에 무슨 죄가 있겠어. 어차피 나오지도 않는 이야기를 쥐어짜고 있느니 페이지를 훌훌 넘겨가며 쉬는 시간을 갖는 것도 괜찮을 거란 생각에 남자는 새로 내린 커피와 <이야기를 만드는 기계>를 집어들고 편안한 의자에 자리를 잡았다. 의자는 남자가 앉을 때 너무 오랜만에 앉는 것 아니냐며 뾰루퉁하게 삐걱 거렸지만 금세 남자의 몸에 편안하게 와 닿았다.


남자는 곧 책에 빠져들었다. 책에 나오는 기계 장치들이 남자의 목적에 맞는 것들은 아니었지만 하나의 기계장치, 혹은 조각에 설명처럼 붙은 짧은 글들이 남자의 머리 속에 이야기를 만들어냈다. 어디서 읽은 것 같지만 어디서든 읽어볼 수 없었던 이야기들과 어느 누구도 쓰지는 않았지만 수없이 많이 들어본 이야기들, 누구도 읽어보지 못했고 누구도 쓰지 않았던 이야기들이 핑글핑글 남자의 머리 속을 맴돌았고, 남자는 서둘러 일어나 종이와 펜을 찾았지만 그 사이에 이야기들은 뿔뿔이 흩어져 사라졌고 남자는 한숨을 쉬며 다시 의자에 주저 앉았다. 힘없이 페이지를 뒤적이던 손은 다시 집중해서 페이지를 넘기기 시작했고, 남자는 페이지마다 등장하는 이야기들에 살을 붙여보고, 아예 다른 이야기를 만들어내며 책을 읽기 시작했다. 언덕 위에 덩그러니 남아 있는, 방문하는 사람의 상상 속의 끔찍한 일들이 실제로 일어'났던' 집의 이야기를 읽을 때는 상상할 수 있는 최악의 사건을 상상했고, 악마의 검은 피를 신의 축복인 줄 알고 사용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읽을 때는 환경 오염의 대해 생각해보았고, 배를 타고 달에 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읽을 때는 그런 상상력을 가진 사람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오이씨 아이, 짐을 잔뜩 진 노새, 하늘에 갇힌 새 등의 조각들을 볼 때에는 글도 글이지만 그 모양새에 감탄했으며, 개와 의자 이야기를 읽을 때는 '의자', 그리고 '개'가 한 말을 곰곰히 따져보았다.


마침내 책장을 덮었을 때 그의 머리 속에는 처음에 흩어졌던 이야기와 다시 책을 읽으며 떠올랐던 얘기들이 사이좋게 손을 잡거나, 나란히 앉아 자기 자리 위에서 흔들리고 있었다. 남자는 의자에서 벗어나(의자는 화가 났다는듯 다시 한 번 삐걱였다) 조금은 딱딱한 다른 의자에 자리를 잡고 앉아 책상 위의 노트를 펼쳤다. 노트의 제일 처음을 '마무리 후 친구에게 커피 대접'으로 채운 후, 그의 펜은 천천히 그러나 막힘없이 흘러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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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와 함께한 마지막 북클럽]을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엄마와 함께한 마지막 북클럽
윌 슈발브 지음, 전행선 옮김 / 21세기북스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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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의식적으로 제목에 '어머니/엄마'가 들어가는 책을 피하는 편이다. 내가 읽은 대부분의 책에서 다루는 이야기가 어머니의 죽음이기 때문이다. 그런 책들은 '엄마는 항상 나의 곁에 있다. 혼내고 야단치고 가끔은 다투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 나의 편이며, 그 사실은 내가 죽을 때까지 변함이 없을 것이다'라는 어린애같은 생각이 사실이 아니라고, 우리 엄마도 아플 수 있고 함께 지낼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말하는 기분이 들기 때문이다. 물론 그게 사실이기는 하지만 그런 생각을 하면 우울해지는 기분이 드는 것도 사실이니까.


그래서 신간평가단의 선정도서에서 이 책의 제목을 확인했을 때 한숨이 먼저 나왔다. '엄마'란 단어도 단어지만 '마지막'이란 단어가 확실하게 엄마의 죽음을 뜻하는 것 같아서 마음이 무거워졌고, 책을 받은 다음에도 최대한 읽는 것을 미루려고 했다. 하지만 막상 책장을 펴고나서는 의외로 덤덤하게 읽을 수 있었다. 췌장암에 걸린 메리의 이야기가 곳곳에 다뤄지기는 하지만 이 책에서 중요하게 다루는 것은 아들과 어머니가 책을 통해 소통하는 장면과 어머니에 대한 애정같은 것이어서 그런지 몰라도 생각보다 우울하지 않게 읽을 수 있었다.


메모리얼 슬론케터링 외래환자 치료센터 대기실에서 그저 그런 커피와 더 형편없는 핫초콜릿을 섞여 만들어진 근사한 모카커피의 이야기로 시작하는 책은 윌과 메리가 어떻게 둘만의 북클럽을 시작했고, 어떤 책을 읽고 무슨 생각을 나눴는지로 가득차 있다. 대부분 하나의 이야기에서 한 권의 책을 이야기하는 책들과 달리 윌은 그 책 자체보다는 어떻게 어머니와 자신이 이 책을 선택했고, 어떻게 읽었으며 무슨 감상들을 나누었는지 그 때의 상황은 어땠는지를 더 자세히 설명한다. 자신의 어머니는 어떤 삶을 살았고, 그런 어머니에 대한 아들의 생각은 어떤지도. 그래서 오히려 글 속의 책들을 더 읽어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어떤 책이길래 윌과 메리가 선택했고, 이런 감상을 남겼지? 나는 어떤 생각을 하게 될까 궁금해져서.


메리는 췌장암에 걸려 자신이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알았지만 하고 있던 일을 결코 포기하지 않으려고 했고, 오래 연명하는 삶보다는 질적으로 풍족한 삶을 살 수 있길 원했고 그렇게 해나갔다. 모든 일에 대해 확고한 의견이 있었고, 가정과 일 모두 훌륭하게 해낸 사람이었다. 그런 일을 해내는 사람이 별로 없던 시대에 말이지!

나는 금새 메리 앤에게 푹 빠져들었다. 여성과 아동 난민을 위한 그녀의 활동들과 여러 학교에서 입학처장으로 근무했던 일들, 런던에서 연극을 했던 얘기들은 자세히 언급되지는 않았지만 그녀가 얼마나 삶을 충실하게 열정적으로 살았는지가 보이는 것 같았고, 그녀가 어떻게 사람들을 대하고 만났는지 친구들이 그녀를 얼마나 사랑했고, 그녀가 친구들을 얼마나 사랑했는지가 책 곳곳에서 보여서 너무 좋았다. 그녀는 자신이 만나는 모든 사람들을 좋아했다. 이런 그녀를 어떻게 좋아하지 않을 수가 있겠어. 그리고 그런 그녀가 골라 읽은 책이니 만큼 좋지 않은 책은 없을 거라는 확신도 들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많이 느꼈던 것은 가족들이 매우 가까운 관계에 있다는 것이었다. 많은 이야기들 에서도 그걸 느꼈지만 책의 마지막에 더그가 한 말은 책을 덮고도 한참이나 생각이 났다.

"있잖아, 이걸 거래라고 생각해봐. 누군가 어머니에게 '당신은 세 명의 건장한 자녀와 거의 50년 동안 건강한 몸으로 함께 살아왔던 남편, 그리고 당신이 지극히도 사랑해 마지않을 뿐 아니라, 당신을 사랑하는 다섯 명의 손주를 두고, 더군다나 그들이 모두 건강하고 행복한 상태로 죽을 수 있어요'라고 말한다면, 그렇다면 내 생각에 어머니는 그게 전혀 나쁜 거래라고 생각지 않으실 거라는 확신이 들어."

우리 엄마는 이런 생각을 할까, 우리 엄마의 거래 조건은 어떤 것일까 생각하니 조금 씁쓸해지기도 하고 어머니가 행복했을 것이라는 확신을 가질 수 있었던 자식들이 부럽기도 해서 나는 아직까지도 나에게 먼 일이라고 생각하지만 지금부터라도 조금 더 부모님과 가까워지기 위해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은 어떻게 맞이하든 힘들고 슬프겠지만 그래도 떠나는 사람이 행복했다고 생각하면 조금은 이겨내기 쉽지 않을까 싶어서.

또 책을 통해 소통한 윌과 메리의 관계가 너무 부러워졌다. 나도 언젠가는 엄마와 이렇게 책을 통해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까 생각을 해봤는데 당장은 어렵더라도 조금씩 노력하면 할 수 있지 않을까. 하지만 굳이 둘 만의 북클럽이 아니더라도 우리는 우리 만의 소통이 있으면 될 것 같다는 생각도 들고.


이 책을 통해 나는 가족에 대한 생각을 무엇보다 많이 했던 것 같다. 아무래도 가장 많이 떠올렸던 것은 엄마겠지만. 그리고 힘을 내서 읽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죽음이라는 것은 슬프긴 하지만 두려워할 것은 아니라는 걸 알게 됐고, 스스로가 그렇게 만들 수도 있다는 것을 알았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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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다정한 사람]을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안녕 다정한 사람
은희경 외 지음 / 달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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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는 얼굴같은 표지의 이 책의 제목을 나는 무의식적으로 안녕, 다정한 사람으로 읽고 있었다. 헤어짐의 안녕같은 느낌으로 조금 우울하게. 아마 나에게 여행이란 '일상에서 도망치는 것'이란 이미지여서일까.

이 책을 읽기 시작했을 때만해도 여전히 나에게 이 책의 제목은 잘 가, 다정한 사람이었다. 하지만 누군가를 떠나보내는, 조금은 가라앉은 마음으로 읽기 시작한 이 책의 마지막 페이지가 손 끝에서 넘어갔을 때, 왠지 모르게 마음이 가벼워졌다. 여행지에서의 기분 좋은 추억만이 아니라 솔직하게 불쾌했던 일, 털어놓기 힘들었을 얘기들, 감정들이 주변의 누군가 여행을 다녀와서 해주는 이야기가 이와 같지 않을까 싶어서.


일정한 주제가 있는 것도 아닌, 그저 열 명의 사람들이 가고 싶었던 장소를 방문해서 그 곳에서 있었던 일들을 스스로의 글들로 표현해 낸 이 책은 어찌보면 중구난방인 것처럼 보이지만 한 권의 책으로 읽기에 더 없이 좋은 것처럼도 보인다.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이 방문한 세계 곳곳의 장소에 대한 얘기를 한 권에 읽기는 쉽지 않으니까.

호주의 와인 이야기, 방콕의 음식과 장소 이야기, 핀란드의 사람들과 크리스마스 이야기, 홍콩의 밤거리, 미크로네시아의 섬에서의 깨달음, 뉴 칼레도니아의 바다, 규슈의 도시락, 런던의 맥주와 뮤지션, 뉴욕의 추억, 캐나다에서의 공연들.

나라와 도시 이름만 죽 늘어놓고 보면 그다지 특별한 여행지도 아니다. 하지만 글을 읽다보면 내가 알고 있는 그 장소가 아닌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여행한 사람들만의 감정이란 필터가 두텁게 끼어있어서 그런지 모든 장소가 아름다워보이고 꼭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뭉게뭉게... :P


이 책을 읽으면서는 유독 나는 여행을 간다면 무엇을 하고, 어떤 글을 남길 것인지 자주 생각했던 것 같다. 여행을 싫어하지는 않고(준비과정은 좋아하지 않지만;D), 낙서하듯이 끄적이는 것도 좋아하는데 막상 무언갈 적으려고 두꺼운 노트를 가져가서는 그냥 가져온 적이 허다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일 년이 넘게 거의 새 것처럼 놓여있는 노트에 지나간 여행에 대해 생각나는대로 적기 시작했다. 그 때 그 느낌을 그대로 쓸 수 없는게 아쉽긴 하지만 그래도 적어둔다는 것에 의미를 두고, 앞으로는 어떤 식으로 노트를 채워나갈지에 대해서도 생각했다. 이 책의 글처럼 누군가에게 얘기하기 위해 쓰는 글은 아니지만 나중에 내가 봤을 때 좋다, 라는 생각이 들만한 내용들을 남겨놓고 싶어서.


각자 다른 이야기들을 하지만 돌아와서는 추억을, 사람을, 장소를 그리워하는 것은 누구나 같은 것 같다는 걸 이 책을 읽으면서 또 느꼈다. 

그리움을 가지고 돌아온 이들을 반겨주며 이제는 이 책의 안녕을 어서와로 읽고 싶어졌다. 어서와요, 다정한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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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의 서재]을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마흔의 서재
장석주 지음 / 한빛비즈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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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 나에게는 아직도 십년이 넘게 남은 세월. 마흔의 나는 어떤 책을 읽고 있을지, 어떤 책으로 책장을 채워갈지 생각하게 되는 제목에 한참을 표지만 읽다 넘긴 책에서는 마흔도 아직 늦지 않은 나이라고 말한다. 마흔은 인생의 절반이라는 문장에 결코 늦은 때가 아니다, 아직 살아온 만큼의 세월이 남았으니 꿈을 가지라는 저자의 말이 나에게는 너도 늦지 않았다, 그러니까 꿈을 가지고 노력해라라는 뜻으로 보여 가벼운 마음으로 집어들었던 처음과는 달리 집중해서 읽게 되었다.


처음에 '삶을 쉬어가게 하는 책읽기'라는 문장에 어떤 책들이 나올까 기대하고 폈었는데 평소에 책은 많이 읽지만 주로 소설에만 한정되어 있던 나에게는 너무 어려워보이는 책 제목들이라 조금 혼이 나가는 듯한 느낌이었다:D 이런 책으로 삶을 쉬어갈 수 있나? 읽으면 더 머리가 아파지는 거 아닌가? 싶어서 하지만 삶의 쉬어감이란 머리를 쉬게 하는 휴식 뿐만이 아니라 급하게 앞으로 달리기만 했던 삶을 조금 속도를 줄이고, 뒤도 돌아가며 살아가게 하는 쉬어감의 의미도 있지 않을까 싶어 이런 책을 미리 읽어두면 여유를 가지고 살 수 있을 것 같단 생각이 들었다.


1장을 읽으면서 아직 나는 인생의 절반도 살지 않았는데 뭐가 그리 조급한지 생각을 많이 하게 되었다. 물론 내가 남들보다 뒤쳐져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내가 이렇게 뒤쳐진 채로 내일 당장 생을 마감할 것도 아닌데 너무 조급해하고 초조해하는 것인가, 하는.

이 장에서는 마음가짐에 대해 많은 것을 느꼈다. 내 마음을 어떻게 다스리고, 삶을 단순하면서도 행복하게 살 수 있는지를 여러 책 속의 내용을 통해 배울 수 있었다.


2장에서는 독서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할 수 있었다. 나는 누구에게나 책읽는 것이 취미라고 말하고, 많이 읽는 편이기도 하지만 읽는 책은 굉장히 한정되어 있다. 소설 중에서도 미스터리나 추리소설을 많이 읽는 편이고, 또 영미문학이나 일본 소설이 그 주가 된다. 그렇기 때문에 처음에 이 책에서 읽은 책 제목만 봐도 머리가 핑 돌았던 거겠지... 요즘엔 그나마 노력해서 다양한 분야의 책들을 많이 읽으려고 노력하고 있는데 이 장을 통해 독서의 중요성을 다시 깨닫고 취미로도 좋지만 정말로 삶을 바꾸기 위해서 어떻게 책을 읽어야하는지를 배울 수 있었다. 이왕 삶을 바꿀거면 좋아하는 일로 바꾸면 노력하기가 쉬울 것 같아서 앞으로도 힘들 때마다 이 장을 자주 읽어야겠다는 생각.


3장과 4장에서는 삶을 어떻게 살아야하는지를 생각하게 됐다. 책을 통해 삶이 변한다는 것, 그리고 변하게 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그 삶으로 인해 행복해질 수 있다는 것을 읽을 수 있어서 좋았던 것 같다.


이 책이 가장 좋았던 점은 각 장의 제목과 그 시작에 붙은 짧은 글들, 그리고 소제목들과 그 소제목에 붙은 짧은 글들만 읽어도 생각할 것이 많아지고 이미 좋은 책을 한 권 읽은 느낌을 받았다는 것이다. 아침에 일어나 차례만 한 번 꼼꼼히 읽어도 그 날 하루를 굉장히 새로운 마음 가짐으로 살 수 있을 것 같은 느낌.


마흔이 되기 전에도 몇 번 더 읽을 것 같지만:) 마흔이 되어서 읽었을 때는 지금의 내가 읽었던 것과 느낀 점이 다르겠지? 그 때 나는 이 책에 나온 책들 중 몇 권을 읽었고, 가지고 있을지가 궁금해진다. 마흔이 기대되게 만들어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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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버는 선택 돈 버리는 선택 - 살면서 부딪히는 44가지 딜레마
잭 오터 지음, 이건 옮김, 홍춘욱 감수 / 부키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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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고, 얇다.

처음 이 책을 봤을 때 꽤나 아담한 사이즈에 놀랐다. 이 안에 44가지 딜레마의 답이 담겨져 있다고?

대부분 이런 계통의 책은 두껍고, 크고, 머리가 지끈거리는 전문 용어로 가득 차있는 거 아니었어? 이렇게 작고, 얇고, 재밌어도 되는 거야?

크기가 작고 가벼우니 부담없이 가방에 넣어서 가지고 다닐 수 있었는데, 내용도 흥미롭고 편하게 읽을 수 있어서 좋았다. 경제와 관련된 글이라면 골머리를 싸매고 읽어야한다는 내 편견을 날려줄 정도로 재밌게 읽을 수 있었다.


저자는 44개의 딜레마를 '첫걸음', '주택', '자동차', '투자', '가족', '은퇴' 여섯 파트로 나누어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게 해결해준다. 책 제목인 <돈 버는 선택 vs 돈 버리는 선택>이 명확하게 보여서 경제나 재테크에 별 지식이 없던 나도 집중해서 읽을 수 있었다.


저자는 첫 파트인 '첫걸음'을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돌아간다면?!으로 시작한다. 누구나 살면서 이런 생각을 한 번쯤은 하지 않나? 과거의 나를 만나면 무슨 얘기를 할까. 지금의 나에게 조금 더 나은 삶을 주기 위해서 엄청 노력하지 않을까. 저자는 과거의 자신에게 물건에 대한 지출을 줄이고, 친구나 가족과 경험을 공유하는 일에 과감하게 지출하라고 조언할 것이라고 말한다. 전반적으로 저자는 물건이나 집, 차보다는 더 많이 경험하고, 추억을 만드는 것을 중요시하게 여기는 것이 책 내내 보인다. 조금 삐뚤어진 마음으로는 그거야 다 먹고 살만하니까 하는 소리 아니야? 라고 받아들일 수도 있겠지만 이 책에 나오는 선택들이 내가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다고 말해주는 것 같아서 암요, 그럼요, 하고 맞장구를 치게 돼... ㅇ<-<


개인적으로 가장 와닿았던 파트는 당연히 '첫걸음'. 아직은 내가 본격적으로 사회생활에 뛰어든 입장이 아니기 때문에 앞으로를 생각했을 때 가장 도움이 될 것 같은 파트였다. 특히나 지금까지의 소비나 저축 성향을 봤을 때, 꼭 필요한 파트이기도 했다. 신용카드 vs 체크카드 부터, 소비냐 저축이냐, 저축은 어디에 할 것인가, 노후준비의 시작 시기, 사내 연애 문제까지. 사회 초년생들이 흔히, 많이 하는 고민들의 해결책이 이 한 파트에서 해결된다.


그 이후의 파트들도 앞으로를 생각하며 미리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을 할 수 있게 해줘서 꼼꼼히 읽었다. 막상 지금은 이런 딜레마를 가지고 있지 않더라도 미리 공부하고 준비해놓으면 막상 다쳤을 때 훨씬 수월하게 나에게 도움이 되는 선택을 할 수 있지 않을까하고. 인생은 B(birth)와 D(death)사이의 C(choice)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잘못된 선택 하나로 남은 인생 전부를 후회하고, 살아왔던 인생 전반을 부정할 수도 있을만큼 선택이라는 것이 중요한데 이 책은 그래도 덜 후회할 선택을 하게 도와줄 수 있을 것 같았다.

'투자'나 '가족' 파트 경우는 지금 당장 나에게 적용할 수는 없더라도 부모님께 슬쩍 보여드리는 것으로 부모님의 선택에 도움이 될 수도 있고:)


개인적으로 선택에 대한 답이 제일 먼저 나오는 게 좋았다. A vs B라는 선택사항을 던지고, A를 해라 답을 주고 그 답에 대한 설명이 쭉 나오는 방식이 책에 대한 집중도를 높여주는 것 같아서. 추리 소설을 읽을 때도 답이 궁금해서 해답을 읽고 다시 돌아와서 짜맞추는 걸 좋아하는 편이라 답이 먼저 나오고 설명이 나오니 아, 이렇기 때문에 A를 권유하는구나! 싶어 집중이 잘됐다.


책 뒷표지에 보면 CBS 뉴스 앵커 케일 킹의 "내가 젋었을 때 이 책을 읽었더라면...! 대체 어디에 있다 이제야 나타난단 말인가?" 라는 문구가 있는데 아 난 정말 젊어서 읽을 수 있어서 다행이다란 생각이 들었다. 이 책 자체로도 좋지만, 이 책을 읽음으로 재테크에 관심이 생기고, 그 많은 책들 중에 어떤 내용의 책을 골라 읽어야될지 지도가 생긴 것 같아서!


아쉬웠던 점은 미국인 저자에 의해 쓰여저 미국인 독자들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책에 나오는 선택을 우리나라에서 전부 적용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그래도 감수를 통해 우리나라 실정에 맞게 쓰여진 부분도 많고, 따로 페이지를 할애해서 설명한 부분들도 있었기 때문에 앞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하게 되면 이 책을 늘 옆에 끼고 기본서처럼 읽게 되지 않을까 싶다: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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