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을 바꾸는 생각 - 창의력 분야의 세계적인 대가 마이클 미칼코의 최신작!
마이클 미칼코 지음, 박종하 옮김 / 끌리는책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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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과 다른 생각을 하는 사람들은 기똥찬 것들을 만들어 내고 실현한다. 맞다. 모두가 다 똑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면, 세상에 새로운 것이라는 게 있을까? 발전도 변화도 앞으로 나아가는 일도 없을지 모른다. 새로운 생각, 이것이 가진 가치를 알기에 기업도 사회도 '창의적인 생각', '창조적인 인재'를 운운한다. 그렇지만 우리의 삶은 그리 창의적이지 않다. 학교에서 배우는 것마저도 틀에 박혀 있으며, 자기만의 생각보다는 보편화된 답을 요구할 때가 많다. 조금만 엉뚱한 행동이라도 할라치면 사회 부적응자로 낙인찍히기도 한다. 세상의 시선이 많이 달라졌다고 하지만, 아직도 비슷한 생각을 하길 바라고 그렇게 행동하길 원한다.

 

우리는 바보가 아니다. 세상에 나와보니 '남들과 다른 생각'을 하는 사람이야말로 뭔가 특별하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그렇다고 하루 아침에 나 또한 남들과 다른 생각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함정에 빠질 수 있다. 창의적으로 창조적으로 생각하고 산다는 것은 그만큼 만만한 일이 아니라는 말이다. 하지만, 세상에 불가능한 것은 없는 법. 우리에게 자극을 주는 많은 것들이 삶에 활력이 됨과 동시에 다른 생각을 갖게 하는 씨앗이 된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창의적인 생각도 훈련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타고난 것 같아보이는 생각도 수많은 우연, 그리고 생각과 생각을 거듭한 끝에 태어나기 때문이다.

 

바로 이 책은 생각을 바꾸는 훈련법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한다. 고루하거나 누구나 다 알 법한 이야기로 썰을 풀어내는 것이 아니라 일상생활에서 쉽게 해봄직한 것들을 제시한다. 마이클 미칼코라는 창의력 전문가가 권하는 방법론이니 밑져야 본전. 그가 제시하는 생각을 바꾸는 실험을 따라가다보면 우리의 뇌가 얼마나 굳어 있는지, 뇌를 말랑말랑하기 위해서는 어떤 행동과 생각들이 필요한지 느낄 수 있다.

 

책은 크게 Part 1. 생각을 바꾼 사람들Part 2. 생각을 바꾸는 생각으로 나뉜다.

 

Part 1.에서는 마음가짐에 대해 말한다. 결국 우리가 가진 생각대로 삶을 사는 것이라고 말이다. "소망은 창의적인 생각의 씨앗이다.", "말하는 방식을 바꾸면 생각하는 방식도 바뀐다.", "당신은 당신이 연기하는 대로 된다." 말하자면, 말하는 대로 이루어지니 원하는 것을 제대로 생각하고 말하라는 것이다. 뇌는 우리가 생각하고 의도한대로 움직인다. 생각을 바꾸기 위해서는 스스로를 준비시키는 게 먼저라고 말한다. 소망은 심리에까지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우리가 되고자 하는 것,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서는 생각을 목표에 조준하는 게 필요하다. "말하는 대로 이루어진다"는 말이 한 때 유행했듯이 뇌로 하는 생각, 소망을 이루고자 하는 마음, 그것이 될 거라고 믿는 말은 목표지점에 큰 영향을 끼친다.

이러한 말을 이미 알고 있는 대로 풀어내는 것이 아니라, 실험을 통해 설득시킨다. 스스로가 되고 싶은 것을 생각하여 소망게시판에 만들어 붙여 놓으라고 말하거나, 벨턴의 감정 유도 설명서를 큰 소리로 읽게 해 기분이 어떤지 묻는다.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인 이러한 실험들은 의외로 새로운 감정을 깨닫게 한다. 생각을 바꾸기 위해서는 먼저 나의 태도와 감정부터 조절해야 한다는 것을 많은 사례를 통해 전달한다.

 

Part 2.에서는 구체적으로 생각을 바꾸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한다. 방법은 크게 10가지로 나뉜다.

 

1. 나도 한때는 창의적이었는데

2. 시도하지 않으면 바꿀 수 없다

3. 천재처럼 생각하기

4. 논리적으로 생각하면 안 보인다

5. 왜 그걸 생각하지 못했지?

6.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비밀,

7. 다른 방법으로 보라, 그러면 다른 것이 보인다

8. 존재하면서 동시에 존재하지 않는

9. 생각할 수 없는 것 생각하기

10. 모든 것은 순리에 따라 이루어진다

우리는 하나의 문제에 부딪히면 다른 대안을 찾기보다는 계속해서 같은 방법으로 정보를 처리하라고 배웠다. 그렇기 때문에 알고보면 쉬운 문제도 어렵게 느껴질 때가 많다. 마이클 미칼코는 생각도 변화를 거부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요지부동인 생각에 변화를 주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그는 관련이 없는 사물과 개념을 결합해 보라고 말한다. 그러면 상상력이 풍부해지고 다른 생각의 패턴이 생겨나며 아이디어가 떠오를 것이라고 말이다.

 

생각을 바꾸는 실험 20. 에서는 욕조 - 해먹, 선글라스 - 창문, 선크림 - 방충제, 자전거 - 세탁기를 짝찢어주고 각 사물의 특징과 유사점, 차이점을 고려해 무엇을 발명할 수 있을 것인지 묻는다. 짝지어진 사물들은 전혀 관계 없어 보이지만, 욕조와 해먹의 결합으로 해먹이 달린 유아용 욕조, 선글라스와 창문의 결합으로 색깔이 변하는 틴트유리창, 선크림과 방충제의 결합으로 태양과 곤충 모두를 차단할 수 있는 로션, 자전거와 세탁기의 결합으로 자전거 페달을 밟으면 작동할 수 있는 세탁기를 상상할 수 있다고 말한다. 정말 관계 없는 것들도 그 쓰임새와 특징을 조합하면 또 다른 사물이 탄생할 수 있는 것이다.

 

생각해보면 남들과 다른 생각은 하늘 아래 없는 것을 짠하고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어떤 것들을 잘 조합하고 결합해서 좀 더 새로운 생각을 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필요한 훈련이기에 당연히 마이클 미칼코의 실험 방법들이 논리적이라고 생각된다. 그가 말하듯, 우린 아인슈타인이나 레오나르도 다 빈치처럼 되길 바라지만 그들이 어떻게 생각하고 행동했는지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다. 그들처럼 똑똑해지고 업적을 남기고 싶다고 말하지만, 그들만큼 도전하지도 않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그렇다면 생각을 바꾸는 생각은 결국, 우리가 그렇다고 믿는 것들에서 벗어나 낯설게 느껴지는 다른 것들을 해체하고 결합해보는 것이 아닐까 싶다. 작가가 제시하는 생각을 바꾸는 실험 또한 그런 패턴으로 이어진다. 전혀 다른 단어들을 생각하고 무작위로 조합해보거나 불편하다고 생각되는 것들을 어떻게 바꿔볼까 고민해 본다거나, 언제나 그렇게 해왔던 것들을 바꿔보는 것이다. 극단적인 생각이나, 남들이 모두 비웃는 생각들이 어느날 빛을 발하는 것을 본다면 우리의 생각들은 생각보다 큰 힘을 갖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이책에서는 무엇인가를 고민하다가 막힐 때 실마리를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얼마나 잘 따르느냐이다. 뇌가 말랑말랑해지길 바라면서 노력하지 않는다면 아무 소용 없다. 사실 생각을 바꾼다는 것 자체가 쉽지 않으니 말이다.

취업을 하기 위해 자기소개서를 쓰거나, 치킨집이라해도 남들과 다른 마케팅을 하고 싶다거나, 좀 더 색다른 기획서를 쓰고 싶을 때. 어떻게 하는 게 좋을지 자문을 구해도 돌아오는 답은 비슷하다. 생각을 바꾸라는 것이다. 남들이 하는 똑같은 생각을 하지 말고, 다른 생각을 하라는 것이다. 생각은 꽤 세밀하고 미세하지만, 생각보다 깜짝 등장하는 것을 좋아해 골머리를 앓고 있는 어떤 순간 앞에 나타나기도 한다. 하지만, 이러한 행운을 맛보기 위해서는 훈련이 필요하다.

 

오늘부터 하나씩 실행해봐야 겠다. 마이클 미칼코가 제안한 낯선 것들의 결합해서 생각해보기, 그리고 마음을 바꾸어 보는 것 말이다. 그의 말이 맞다. 생각을 바꾸지 않으면, 아무 것도 바뀌지 않는다. 결국 내가 변해야 한다는 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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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그녀들의 심리학 - 내 직장의 악마로부터 살아남는 법
메레디스 풀러 지음, 이현정 옮김 / 맥스미디어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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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열찬 꿈을 안고 입사한 직장은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다. 보이지 않는 압박과 눈에 띄지 않는 성과에 힘들어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사실 일보다 더 힘든 건 사람과의 관계! 영문도 모른 채 꽈배기처럼 꼬여가는 관계때문에 어찌할 바를 모르다 나가떨어지는 사람이 한 둘이 아니다. 도대체, 내가 무슨 잘못을 한 것인지 자책감에 빠져 허우적대다 아무 것도 해결하지 못하고 스스로 물러나야 하는, 그래서 더 억울하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 허다하다. 특히, 이런 문제는 여자들이 많은 집단에서 더 빈번하고 자주 일어난다.

 

나도 여자지만, 가끔 여자들 속은 알 수가 없다. 아무것도 아닌 일에 토라지기도 하며, 거짓말과 이간질, 자신이 돋보이기 위해 주변 사람을 이용하는 것까지. 친구 사이에도 일어나는 일이지만, 이런 여자들은 어디에나 있다. 호감을 갖고 다가갔다가 뒤통수 맞는 일은 다반사. 누군가 나를 괴롭힐 때, 술한잔 마시며 속깊은 대화를 나누거나 주먹다짐을 하며 싸우더라도 한 방에 풀어버릴 수 있으면 좋으련만, 여자들의 미묘한 특성 때문인지 몰라도 그렇게 단순하게 풀어지는 경우는 거의 없다.

 

이런 여자들의 특성을 알아채버린 사람이 있다. 바로 이 책을 쓴 작가 '메레디스 풀러'. 아마 작가도 여자이기에 여자 마음을 잘 들여다보고 연구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이 책에는 여러 종류의 여자들이 나온다. 바로 나를 힘들게 할 수 있는 '여자들'을 유형별로 분류해놨다. 사실 이런 여자들이 직장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학교에도 있다. 어쩌면 집, 학교에서부터 이어온 행동이 점점 진화되어 직장에서 더 유별나게 나타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왕따 시키는 그녀들, 불안한 그녀들, 얍삽한 그녀들, 공주병 있는 그녀들, 소리 지르는 그녀들, 거짓말하는 그녀들, 무능력한 그녀들, 나쁜 여자로 오해받는 그녀들.

유형도 다양하다. 인터뷰어를 만나 직접 인터뷰하고 사례 중심으로 소개되는 이 유형들의 여자들은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사람들이다. 처음에는 간과 쓸개를 다 빼줄 것처럼 잘해주다가도 어떤 지점에서 얼굴을 바꾸고 딴소리를 하는 그녀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자면 복창 터지지만, 그들이 왜 그렇게 행동하는지에 대해 알게 되면 그럴 수도 있다 싶다. 그래도! 나를 고통스럽게 하는 그녀들에게 바보처럼 휘둘리는 것은 내 삶을 좀먹는 일인 게 분명한 것. 그렇기에 작가는 그녀들에게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도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예를 들어, 시도 때도 거짓말을 하는 그녀가 있다. 자기의 거짓말을 진실로 만들기 위해 다른 대상을 공격하고 괴롭힌다. 모두 그녀의 말을 믿었지만 알고 보니 상습적인 거짓말에 도가 튼 그녀. 하지만, 진실이 밝혀져도 회사 직원들은 앞으로 나서지 않는다. 회사라는 집단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분란을 만들거나, 앞으로 나서는 것 자체가 위험한 일. 그렇기에 그녀들은 더 뻔뻔해질 수 있다.

도대체 그녀들은 왜 거짓말을 하는 것일까?

작가는 그녀들이 심리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말한다. 자신은 무슨 짓을 해도 절대로 비난받지 않을 거라고 믿는다는 것이다. 또한 사람의 관심을 끌고 싶기 때문이기도 하며, 자신의 무능력이 탈로날까봐 숨기기 위해 거짓말을 할 수 있다고 말한다.

거짓말하는 그녀들과 일해야 할 때는 어떻게 해야하는 지 작가는 대처법을 알려준다.

먼저, 거짓말을 밥먹듯이 하는 그녀와 일을 하기 위해서는 증거를 남기는 게 좋다. 또한, 그녀가 거짓말 섞인 대화를 시도하려고 하면 절대 받아주지 않는 게 좋다고 말한다. 그녀가 당신을 괴롭히기 시작하면 그녀에게서 떨어져야 한다고도 충고한다. 도망치는 게 최선의 방법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녀와 큰 분쟁이 일어날 것 같으면 멀리 피하고, 문제가 심각해지면 다른 동료나 인사과, 노조 등의 도움을 받으며 자기 방어를 철저히 해야 한다고 한다.

 

생각해보면, 거짓말하는 그녀가 바뀔 일은 거의 없다. 거짓말하는 그녀는, 그녀가 살아온 방식대로 살아가는 것 뿐이다. 그에 제동을 거는 사람이 나타나면 싸우려 할 것은 뻔하다. 그게 눈에 보이지 않는 싸움이라도 말이다. 지지부진하게 그녀에게 끌려다닌다면, 결국 그녀의 밥이 되어 울며 사표를 던져야할지도 모른다.

 

이처럼 각각의 유형들을 대처하는 솔루션을 제시하고, 직장 여성들의 원형을 소개한다. 물론, 그녀들도 사람이기에 그렇게 행동하는 이유들이 있을 것이다. 그 원형을 제대로 들여다보면, 나를 괴롭히는 그녀들을 조금 더 이해하고 나의 감정을 다스리게 될지도 모른다. 생각만해도 치가 떨리는 상사, 착한척하며 나를 휘둘러대던 동료, 잦은 사고로 나를 기함하게 하는 부하직원. 모두 내가 사표를 던지는 이유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작가는 감정에 휩싸이기 보다는 현실을 직시할 수 있는 이야기들을 들려준다. 사실, 여기에 소개된 나쁜 여자들 이외에 또 다른 많은 나쁜 여자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들을 피해 회사를 도망치듯 나온다면, 결국 어디에서인가 비슷한 일을 겪고 같은 일을 반복하게 될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본질을 아는 게 중요하다.

 

그녀들의 심리는 어떤지, 내가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사표가 능사가 아니라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

그렇다면, 조금 더 깊이 들여다보자.

도대체 그녀들 마음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말이다.

그녀에게 대항할 방법을 찾았다면, 이미 반쯤은 이겼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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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온한 교사 양성과정
홍세화.이상대.이계삼 외 지음 / 교육공동체벗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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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은 전쟁이다. 전쟁 속에서 피칠갑을 하고 나가떨어지는 선생님과 학생. 그들은 서로에게 가해자가 되고 피해자가 된다. 누가 그렇게 만든 것일까? 왜 그렇게 되어버린 것일까?

 

두 명의 초등학생을 키우고 있는 나는, 아이들이 학년이 올라갈수록 한숨이 나온다. 학교는 교육을 하고 있는 것인지, 주입을 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으며 대부분의 학습은 부모에게 맡기고 있다. 아이들의 수준도 생각하지 않은 채 교과과정은 점점 어려워지기만 한다. 국어도 제대로 공부하지 못한 아이들에게 영어를 가르쳐야 하며, 문제는 문제대로 꽈배기처럼 꼬여 해석을 해야 할 판이다. 문제를 이해하지도 못하면서 문제를 풀어야 하고, 학기가 끝날 때마다 치르는 일제고사 덕에 부모도 아이도 스트레스다. 인권을 보호한다는 학교는, 전혀 아이들의 인권을 보호해주지 않으며, 담임 선생님은 가정통신문을 보내는 것으로 할 일을 다 한다. 중학교, 고등학교에 가서는 또 어떤 일이 벌어질지 생각만 해도 두렵다.

 

어릴 때 내가 만난 선생님들을 떠올려 보면, 냉정한 선생님보다 따뜻한 선생님이 많았다. 무서워도 아이들을 감쌀 줄 알고, 아이들과 대화하려고 노력하는 선생님들이 꽤 많았다. 그런 따뜻함 때문이었는지, 미웠던 선생님도 어느새 잊혀져갔고 지금은 좋았던 선생님만 마음에 담고 살아간다. 요즘 아이들은 선생님을 얼마나 좋아할까? 선생님에게서 포근함과 따뜻함을 얻을까? 그마저도 사치일까?

 

선생님은 치열하게 싸워 얻어낸 안정적인 직업이다. 누구보다 더 공부를 열심히 했고, 누구보다 더 시간을 들여 흐트러짐 없이 직선코스로 달려 얻은 성과이다. 결혼 배우자로 인기 있는 선생님. 사회에서는 좋은 직업으로 인식 되는 선생님이라는 위치. 하지만, 학교 안에서는 달라보인다. 선생님에 대한 믿음이 사라지고, 아이들을 적극적으로 불행하게 하는 존재가 되어 가고 있다. 사실 그것은 선생님만의 잘못이 아니다. 사회가 요구하는 선생님의 상은 얌전히, 조용히, 닥치고 하라는 것만 잘하는 사람이다. 문제를 일으키지 않고, 위에서 하라는 대로 잘 하는 선생님을 선호한다. 불행한 일이다. 아이들을 가르쳐야할 선생님의 위치가 이렇다 보니, 눈치가 빠른 아이들은 선생님을 적대시하고, 무시한다.

 

<불온한 교사 양성과정>은 불온한 9명의 선생님들이 불온해지고 싶은 또 다른 선생님들에게 자신들만의 방법에 대해 썰을 풀어낸 것을 묶은 책이다. 이책은 순응하는 선생님에게 불온해지라고 말한다. 사실, 딱히 대단해보이거나 특별한 것은 아니다. 그냥 교육에 대한 주체성을 가지라는 것이다. 아닌 것에 의문을 품을 줄 알고, 때로는 학생의 편에 서서 학생을 돕고, 부당하다고 생각하는 일은 바꿔나갈 줄 아는 선생님이 되라는 것이다. 읽다보면 고개가 끄덕여지고, 이해되면서도 안쓰러워지는 게 또 선생님이다.

그럴수밖에 없는 선생님. 그럼에도 불구하고 행동하는 선생님.

안주하고, 성과를 내며 승승장구할 것인가. 아웃사이더로 찍힐지언정 아이들을 위해 교육을 위해 뛰어볼 것인가.

대부분의 선생님이 선택하는 코스를 밟아 안정적으로 살 것인가. 치열하게 연구하고 고민하며 교육 현장을 바꿔나가볼 것인가.

 

이 자리에 모여 강의를 듣고, 토론하는 선생님들에게는 많은 고민이 있다. 현장을 경험한 사람들이 뼈져리게 느끼는 부조리함. 답답함. 학부모는 아주 쉽게 선생님을 욕하지만, 선생님들 또한 이유가 있다. 교사가 되고 싶지만 공무원으로 만들어버리는 현장. '아니'라고 말하면 찍혀서 부당한 대우를 받는 회의. 점수제로 언제나 성과점수에 시달려야 하는 현실. 선생님 말이라면 똥으로 알아 듣는 학생들. 치열하게 공부해서 얻어낸 자리지만, 정작 대우 받지 못하는 학교 안의 생활.

뿌리박힌 학벌의식, 관료주의, 성과주의, 대학이라는 하나의 목적을 향해 달려가는 집단. 고민보다는 답습, 의문 보다는 순응.

학생이 주인인 학교에서, 학생은 선생님에게 조련당하며 억압당한다. 그것을 죄의식 없이 지켜보는 선생님은 몇이나 될까? 선생님들은 과연 문제가 없다고 생각해 침묵하는 것일까?

 

학생이 학교 화장실에 목을 메고, 아파트 베란다에서 몸을 던져도 위기 의식을 갖지 않는 교육. 그것이 선생님만의 문제라고 할 수는 없다. 하지만, 선생님이 좀 더 바른 방향으로 이끌어주길 바라는 게 또 부모의 마음이다. 그래서 이런 <불온한 교사 양성과정>이 반갑다. 적어도, 노력하는 선생님들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안심이다. 고민은 새로운 시작의 출발점이 되지 않는가? 청산이 벽계할 혁명을 바라는 것은 아니다. 아이들이 자라서, 기억할만한 선생님 한 두명쯤 있었으면 바랄 뿐이다. 엇나가는 아이들에게 겁박과 무시, 폭력이 아니라 다른 생각을 가진 아이를 받아들일 넓은 마음을 보여주길 바랄 뿐이다. 스스로 불온하다고 말하는 여기, 이 선생님들은 그러한 작은 싸움부터 시작했다.좋은 선생님은 시험문제를 잘 찍어주고, 애들이 하고 싶은대로 방치하는 선생님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자기 자식만 귀한 줄 아는 학부모와 싸울 줄 알고, 상처입은 아이들을 위로할 줄도 아는 그런 선생님을 만나고 싶다. 그래서, 나는 불온한 선생님들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 불온한 세상이 된다고 하여도~

 

 

"학생의 기억에 가장 오래 남는 수업은 공책에 필기한 내용도 아니고, 교과서에 인쇄된 궁색한 문장도 아니다. 그것은 수업하는 내내 교사의 눈빛에서 뿜어져 나오는 메시지다." 

- 조너선 코졸, <<교사로 산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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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간의 향기

 

피로사회를 읽고 꽤 많은 생각을 했던 기억이 난다. 이미 그의 매력에 빠진 이들은 벌써 이책을 접했다고 한다. 그리고, 또 한번 생각할 시간을 가졌다고 한다. 그가 전하는 시간이란 무엇일까? 그가 말하는 시간론이 궁금하다. 시간에 쫓기듯 살고 있는 우리에게 어떤 이야기를 해줄지 말이다.

 

 

 

 

 

 

 

 

 

 

 청춘의 커리큘럼

 

 교단에서 발로 뛰며 이시대의 아이들을 보아 온 그. 그래서 그의 글을 읽을 때마다, 더 처절했고 가슴이 아팠으며 와 닿았다. 아프니까 청춘이다 따위의 말보다 함께 고민하는 그를 봐왔기에, 이번엔 청년들에게 어떤 이야기를 해줄 것인지 궁금하다. 나는 함께 고민할 수 있는 어른이 좋다. 그는 아이들과 함께 고민하는 어른이다. 그래서 신뢰가 가며, 믿음이 간다.

 

 

 

 

 

 

 

 

  후쿠시마 이후의 삶

 

 후쿠시마 원전 사태는 인간이 만들어낸 재앙이다. 하지만, 그 재앙도 인간에게는 깨달음을 줄 수 없었나보다. 원전의 위험은 대재앙을 불러온다는 것을 눈으로 보고도, 행동하지 않는다. 잘못된 역사를 되풀이하는 짓은 그만해야한다. 하지만, 아직도 인간들은 묵묵히 살아온대로 살아가길 바랄 뿐이다.  한홍구, 서경식, 다카하시 데쓰야는 이 사고를 어떤 눈으로 바라보았고, 어떤 이야기를 나누었을까? 그들의 목소리가 좀 더 커지기 바랄 뿐이다.

 

 

 

 

 

 

 

  언어 감각 기르기

 

유쾌한 마리 여사의 신간이 오랜만에 눈에 띈다. 그녀가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이나, 글을 쓰는 방식은 참 다채롭고 재미있다. 그녀에게 배우는 언어 감각은 무엇일까? 이번엔 어떤 이야기로 나를 재미있게 해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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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운사이징 데모크라시 - 왜 미국 민주주의는 나빠졌는가
매튜 A. 크렌슨 & 벤저민 긴스버그 지음, 서복경 옮김 / 후마니타스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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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의 지적 수준은 점점 높아지고, 문명은 발달하고 있음에도 왜 사람들은 점점 더 바보가 되어가는 것처럼 느껴지는 건지. 잘못된 것에 대해 잘못되었다고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가치판단을 제대로 못하며, 남들이 하는대로 따라가는 게 편하고 옳다고 믿는 사람이 더욱 많아지니 이것은 참 절망적이라고 해야할지 황당하다고 해야할지 혼란스러울 때가 많다.

 

어리석은 대표를 앞세워, 그 한 사람이 모든 것을 다 해결해줄 거라고 믿는 안이한 태도. 한 명이 세상 모든 것을 바꿔줄지도 모른다는 이상한 믿음. 그것은 어디에서 온 것일지 궁금했었다. 과연 우리가 가는 길이 맞는 것인지 말이다. 이 책을 읽고 보니 이것은 비판없이 받아들인 정부의 정책과 수많은 제도가 한 몫을 해온 것을 쉽게 알 수 있었다. 싸우고 싶지 않은 것은 대중이었고, 그 마음을 교모하게 이용하여, 자신들에게 맞서지 않도록, 덜 피곤하게 삶을 살아가도록, 그리하여 무언가를 바꾸려 하기 보다는 순응하고 살도록 만드는 정치, 정책, 정부. 

 

실로 지난 정부에서 우리는 이것들을 몸소 체험하고도 남았다. 그리고, 점점 무기력해져가는 대중을 보고 분통을 터트리기도 했다. 이미 그들은 물리적으로 정신적으로 공포를 조장하고, 대중이 뭉칠 수 없도록 겁박하고 협박해왔다. 미디어를 이용하고, 국가 권력을 이용했으며, 국가 기관을 이용했다. 대중은 똘똘뭉쳐 맞서 싸우려다 힘을 잃었고, 기운을 잃고 자신의 삶으로 돌아간 사람들은 결국 혼자 아무리 용을 써봐야 되지 않는다는 무기력감을 느끼고, 다른데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그리하여, 새로운 정부가 탄생했다. 아주 민주적이지만, 의아하게 말이다.

 

모두가 참여하고 있는 듯 하지만, 전혀 참여하는 것처럼 보이지 않는 태도. 비판과 비난보다는 수긍과 무관심, 모른척이 더 우세하여 벽에 가로막힌 듯한 느낌. 전체의 이익보다는 개인의 이익이, 함께 사는 삶보다는 내가 더 잘 살아야 한다는 이유가 이미 민주주의를 지배하고 말았다. 투쟁보다는 체념으로 똘똘 감싸고, 우리의 삶에 심각하게 해를 끼칠 것을 두려워하는 것보다 재미나 가십 거리의 사건 사고에 더 관심있어 하는 태도. 스스로 무너져가는 민주주의를 본다.

 

그들은 대중의 지지가 필요하지 않다. 자신들이 움직일 수 있는 힘만 있으면 된다. 자신들을 지지하는 약간의 대중만 자신들에게 관심과 지지를 표해 준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 그들에게 생계가 어려운 대중이 잘 사는 것이 중요할까? 그들이 잘 살게 되어 머리를 깨우고, 생각을 하고, 적극적인 정치 참여를 하는 것이 그들에게 필요한 일일까? 그들은 대중이 자신의 자리를 지키며, 자신들에게 무관심하길 바랄 뿐이다. 그렇기 때문에 겉보기엔 그럴 듯한 정책을 만들고, 달콤한 말로 나라의 공공기관을 사기업에 팔아 넘겨 배를 불리며, 대중들의 피를 빨아먹는데 열을 올릴 뿐이다.

 

하지만, 우린 아직도 눈치채지 못하고 있다. 관심도 없을 뿐더러, 내가 먹고 사는 게 더 중요하고, 나만 잘 살면 된다는 생각이 뿌리깊게 박혔기 때문이다. 그러한 생각도 거대 권력이 만들어 놓은 최면이라는 것도 모르는 채 말이다. 이 책을 읽고, 진실을 깨닫길 바란다. 우리가 얼마나 퇴행하고 있으며, 권리조차 정복당해 허우적 대고 있는가를. 그것을 깨닫지 못하면, 몰락은 계속될 것이며, 특권은 한쪽에만 치우쳐 더욱 무기력해지고 말 것이다. 우리의 모습은, 미국의 몰락과 너무도 닮아 있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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