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시작하는 나의 환경수업 - 환경교육 9원리와 주제별 과목별 통합 환경활동 가이드
홍세영 지음 / 테크빌교육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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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이야 세상 모든 분야에서 환경의 중요성을 외치고 많은 기업과 미디어가 이에 동참하고 있지만, 지금의 기성세대가 학령기일 때는 그렇지 않았다. 발전과 산업화의 중요성을 외치며 무분별한 환경 파괴를 어느정도 용인하던 시기를 살던 어른들로 인해, 지금 살아가고 있는 아이들이 피켓을 들고 시위를 하는 시대가 되었다. 저자는 아무도 관심 없을 때부터 환경에 진심이었고, 지금도 활발하게 환경 교육에 앞장서고 있는 초등교사다. 무려 10년을 넘게 환경 교육을 현장에서 실천하면서 알게 된 원리와 팁들을 아낌없이 담았다.


환경을 생각하는 마음과 행동은 작은 것부터 시작할 수 있지만, 다른 사람으로 하여금 그 행동을 실천하게 하는 것은 결코 작은 것이라 할 수 없다. 특히 이미 가치관이 정립된 성인의 경우, 대개 그러한 실천 권유는 '잔소리'로 치부된다. 또는 '간섭'이라고 생각하거나 '시비'라고 생각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아직 배우는 자세인 우리 아이들은 다르다. 저자가 만난 아이들은 환경 교육 이후 조금이나마 바뀌려고 노력하고 실천하는 모습을 보인다고 하였다. 특히 부모와 교사의 언행은 이들에게 큰 영향을 미친다. 교사가 먼저 환경 실천가가 되어야하는 이유이다.


저자는 스스로 환경 실천가가 되기 위한 방법으로 소비 다이어트, 컨셔스 라이프를 소개하고, 10년 환경수업 끝에 얻은 '환경교육관'을 독자들에게 공유한다. 그리고 중요성과 긴급성을 축으로 나눈 네 가지 일 가운데 환경교육은 중요하지만 급하지 않은 일에 속한다고 생각한다며 학급 교육과정을 재구성하게 되었다고 한다. 교과 및 비교과와 연계하는 방법, 환경교육 교사 학습공동체 운영 팁 등을 제공한다.


특히 3장에서 제공하는 환경교육 기본원리 9가지, 4장의 주제 통합 환경수업 6개 주제별 가이드,  5장의 교과 통합 환경수업 과목별 가이드는 현직 교사들에게 매우 유용할 것이라 생각한다. <원리 1 가짜 친환경 수업이 있다>에서는 나도 의문을 품고 있었던 에코백과 텀블러 이야기가 나온다. 친환경 수업이랍시고 에코백에 그림을 그리거나 텀블러를 꾸미는 활동이 과연 의미가 있을까 생각했던 경험이 있다. 사용하지도 않는 에코백과 텀블러가 쌓여만 간다면, 그리고 수시로 그것들을 새 것으로 바꾼다면, 친환경을 가장한 환경 오염이라고 생각한다. 일회성 만들기 수업도 지양해야 할 것이다. 저자는 절약, 재사용, 재활용이라는 3R을 환경 수업 자료를 선택할 때 고려할 것으로 제시한다. 주제별 수업 팁에서는 간단한 수업과정안과 함께 영상클립까지 추천해주니, 이보다 친절한 환경교육 가이드북은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 책 맨 뒤에 있는 부록에서는 주목할 만한 영상, 신문 매거진, 다큐 영화, 도서, 주요 사이트와 환경교구 대여, 구입처도 알려준다.


하굣길에 아이들과 함께 플로깅(줍깅이라고 하기도 하는)을 실천하는 선생님은, 단순히 "쓰레기를 주우라."고 지시하는 선생님보다 훨씬 큰 영향을 준다. 우리 아이들은 자라서 좋든 싫든 환경과 관련된 직업을 가지게 될 것이다. 왜냐하면 난개발로 인해 파괴된 지구에서 지속적으로 생존하기 위한 전략으로 환경을 빼놓을 수 없기 때문이다. 스마트팜 구축가, 기후변화 대응 전문가, 신재생에너지 전문가와 같은 직업들이 미래 유망 직업이라고 교육부는 소개하고 있다.


저자는 초등학교 5학년 때, 담임 선생님께서 쓰게 하셨던 '환경 일기장'으로 인해 지금의 자신이 있다고 이야기하였다. 25년 전 선생님께서 심어주셨던 마음의 씨앗이 발현하여 이 책이 된 것처럼, 저자 역시 그런 씨앗을 심어주는 교사가 되고 싶다고 하였다. 이런 씨앗은 많이 심을수록 좋지 않을까? 많은 선생님들이 이 책을 읽고 환경 교육에 대한 막연함과 막막함을 해소하고 현장에서 실천할 수 있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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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대박! 말하는 목줄 저학년 씨알문고 5
박현숙 지음, 박규빈 그림 / 북멘토(도서출판)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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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과 수다 떨기를 제일 좋아하고, 그다음으로 동화 쓰기를 좋아하는 어른이라고 스스로를 소개하는 작가 박현숙의 새 동화 <오대박! 말하는 목줄>이 출간되었다. 수상한 OOO 시리즈, 궁금한 OOO 시리즈, 그리고 오대박! OOO 시리즈. 저학년 아동과 부모를 든든한 팬층으로 둔 작가다. 전작 <오대박! 춤추는 변기>의 주인공 오대박이 또다른 발명품을 만들어 주변 사람에게 도움을 주는 훈훈한 이야기이다.


앞부분은 목줄과는 전혀 연관성이 없는, '가게 앞에 똥을 싼 범인 찾기'를 찾는 이야기로 전개된다. 오대박의 친구 성민이 아버지가 운영하는 닭집 앞에 큰 똥이 있었는데, 아이만한 크기의 흰 형체가 싸는 것을 목격했다는 진술로 인해 평소 흰색 외투를 입고 다니는 오대박이 범인으로 몰렸다. 오대박이 억울해서 팔짝팔짝 뛰는 모습을 보며 안타까웠다. 확실한 증거도 없으면서 범인으로 몰린 어린 아이의 말을 들어줄 어른이 많이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중에 범인을 찾고 오해했던 성민이 아버지가 닭똥집을 많이 주는 장면에서는 오대박에게 감정이입을 한 나머지, '이걸로 되겠어요?!'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어린 독자들은 이 대목에서 어떤 생각을 할 지 궁금하다. 같은 이야기를 읽고 다른 견해를 나눠보는 것도 재밌을 것 같다.


오대박은 친구 성민이, 그리고 역시 흰 옷을 입어서 범인으로 오해받는 것을 극도로 싫어하는 아이 소라와 함께 진상을 파악하게 되고, 이야기의 후반부에는 철물점 주인 아저씨가 기르는 이백구 라는 이름의 흰 개를 위한 목줄을 만드는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처음에는 목걸이를 잘 풀어버리는 이백구를 위한 '튼튼한 목줄'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던 오대박은, 그보다 이백구에게 필요한 것은 이백구가 원하는 바를 주인 아저씨에게 전달할 수 있는 '말하는 목줄'을 만드는 것으로 발명의 방향을 바꾼다.


'특허'의 개념도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고, 개연성을 가진 '말하는 목줄'의 발명 과정을 보면서 아이들의 번득이는 아이디어를 볼 수 있었다. 동화가 아닌 현실에서도 가끔 아이들의 생각에 감탄할 때가 종종 있는데, 어른들과 다른 시선과 방향으로 접근하기 때문에 오히려 효과적인 해결책이 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서로 다른 견해를 모두 존중하고 귀기울일 필요가 있다. 특히 아이들의 문제는 아이들의 시선으로 바라보고 그들이 전하려는 바를 충분히 들어주어야 한다. 그렇게 소통하는 방법을 배우고 자라난 어린이들은 성인이 되어서도 그들이 만날 어린이에게 똑같이 해줄 수 있기 때문이다.

"손수건에서는 아저씨 냄새가 나잖아요? 강아지들은 주인 냄새를 좋아해요. 아저씨 냄새가 나는 목줄은 절대 풀지 않을 거예요." - P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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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채식이 뭐예요? 어린이 책도둑 시리즈 24
이유미 지음, 홍윤표 그림 / 철수와영희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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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와 관련된 저서들이 많이 출판되고 있고, 아동 및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도서도 예외는 아니다. 오히려 어른보다 행동 및 습관화가 덜 완성된 아동, 청소년에게 알리는 것이 더 효과적일 수도 있다. <선생님, 채식이 뭐예요?> 역시 저자가 친절하게 채식과 그 외 다른 지구를 살리는 데 도움이 될거라 생각하는 행동들을 소개하고 함께 하자고 권유하는 내용의 도서다.


이 책은 4개의 챕터로 구성되어있고 한 챕터는 6~8개의 소주제로 구성되어있다. 학교 현장에서 이 책을 활용한다면, 한 달에 한 챕터를 읽고 생각하고 토론해보는 온책읽기 수업을 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첫 번째 챕터는 '1. 풀만 먹는 게 채식인가요?'로, 채식의 종류와 세계 채식인의 날, 고기 없는 월요일 등을 소개한다. 가장 인상깊었던 부분은 명절 음식에 대한 생각 차이였다. 지금 우리는 명절에 나물을 비롯한 채식 위주의 식단을 먹는데, 불과 몇 십년 전만 해도 지금 우리가 즐기는 고기 반찬이 명절에나 맛볼 수 있는 식단이었다는 사실. 원래 한국인의 밥상이 채식과 가까웠다는 사실을 생각해보면 시대의 변화와 식단의 변화가 드라마틱하게 느껴진다.


'2. 채식이 어떻게 지구를 살릴 수 있나요?'는 채식을 함으로써 부가적으로 따라오는 지구 생태계에 도움이 되는 가치들을 소개한다. 동물 착취를 줄이고 열대우림의 파괴를 막고 지구 온난화까지 막을 수 있다고 설명한다. 약간의 비약이 있는 것은 아닐까, 생각하면서 읽었다. 많은 사람이 부분적으로나마 채식을 실천한다면, 이런 긍정적인 피드백이 이어질 수 있겠다. 하지만 거대 자본기업이 싼 값에 노동력과 식재료를 공장식으로 제공하는 상황에서 이런 긍정적인 피드백이 한 사람 만의 채식으로 이루어지기는 힘들 것이다. 집단행동, 보이콧 등을 통해 관련 법안을 추진하는 것 또한 필요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3. 어떤 음식을 먹는 게 좋을까요?' 에서는 제철 음식과 푸드 마일리지, 로컬 푸드, 탄소 발자국 등의 식재료 선택 시 고려할 사항을 알려주고, '4. 우리도 채식을 할 수 있나요?'에서는 채식 뿐 아니라 윤리적 소비, 제로 웨이스트 등 개인이 실천하기 어렵지 않은 행동지침을 알려준다. 위에서 언급했듯 개인의 행동으로는 작은 변화만을 일으킬 지도 모르지만, 많은 사람이 생활 양식을 바꾸고 기업과 정부가 이러한 소비자를 의식하여 경영 방침을 바꾼다면, 우리가 머무는 지구에서 조금이나마 더 오래 살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그러기 위해서, 아직 행동 및 습관화가 덜 완성되어 변화의 여지가 성인보다 많이 남은 아동, 청소년이 이런 책을 많이 읽고 관련 주제로 토론을 많이 하며 앞으로 자신의 생활 양식을 설정하는데 도움이 되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고기 없는 월요일‘ 캠페인을 제안한 폴 매카트니는 이런 말도 했어요. "도살장이 유리로 만들어져 있다면 모든 사람이 채식주의자가 됐을 것"이라고요. - P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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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온미르호의 아이들 - 2022 아르코 문학나눔 선정 봄볕어린이문학 22
한아 지음, 이광일 그림 / 봄볕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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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호 발사가 성공했다. 각종 언론을 비롯 우주에 관한 관심이 급증하고, 너도나도 지구과학 열풍이다. 마침 여름방학 시즌이라 비슷한 책은 더 많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 책도 그런 책들 중 하나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결론적으로는 내가 어릴 적 읽은 쥘 베른의 '15소년 표류기'를 떠올리게 하는, 성장소설이었다.


주요 등장인물은 이지, 민표, 리하, 사오, 그리고 제이 외 다른 아이들(단원들), 선장과 부선장, 연구하는 박사와 로봇들이다. 장소는 라온미르호. 순우리말로 '즐거운 용'이다. 프롤로그는 안 읽고 넘어갈 뻔 했는데, 평양 특별 자치구의 '어린이 보호소' 출신 이지가 자신을 단원으로 뽑아달라는 편지글의 형태다. 작성일자는 무려 2089년 5월 17일. 아마 나는 이때까지 살기는 어렵지 않을까, 평양이라니, 통일이 되었다는 가정하에 이야기가 진행되겠구나, 생각하며 읽기 시작했다.


더이상 '푸른별'이라고 부르기 무색할만큼 흐려진 지구, 그리고 살기 힘든 지옥 도시 10위권에 이름을 올린 서울을 떠난 사람들은 지방 거점 도시에 자리잡기 시작한다. 결국 미래에는 이렇게 탈수도권화 현상이 벌어질 수도 있겠구나, 작가님의 기후위기를 반영한 상상력에 공감하며 계속 읽어나갈 수 있었다. 스무 명 남짓한 단원들은 서로 교대로 라온미르호의 캡슐에서 자면서 우주비행선 안에서 훈련도 하고 각자 맡은 임무를 수행한다.


이지는 라온미르호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취재하고 기사로 써서 지구에 전송하는 일을 하고 있다. 이지가 쓴 기사들은 라온미르호 선장인 선단희 선장의 검토 후 전송된다. 인물들이 저마다 각자 사연과 반전의 비밀이 있는데, 특히 선단희 선장과 강사오의 비밀은 이야기의 흐름을 변주시키는 큰 축이 된다. 전염병을 일으키는 우주 부유물인 '따르따르'로 인해 서로 다른 배경을 가진 아이들이 함께 지내며 부딪히기도 하고, 걱정하기도 하며 나중에 자신들이 계획한 비밀 임무를 수행해내며 모두 성장하게 된다. 그 과정에서 선장이나 박사와 같은 어른들의 지시에 순종적으로 따르던 아이들이 이유와 목적을 찾고 변화해나가는 과정이 인상적이었다.


초반에 이지는 어린이 보호소 출신으로, 라온미르호 탐험이 끝나면 폐서울의 재건작업을 하는 로봇의 뒤치다꺼리를 하는 미래를 생각하는 아이었는데, 탐험을 마치고 세계 제1호, 아니 우주 제1호의 우주모래바람 전문연구가가 되는 꿈을 그리게 된다. 출신과 배경을 떠나서, 자신의 삶을 개척해나가는 이지와 친구들이 멋지고 대견했다. 더불어, 작가님께서 이 책을 쓰시게 된 계기인 2014년의 안타까운 사고, 그 사고로 꿈을 펼치지 못한 채 희생된 아이들을 다시 떠올리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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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죽박죽 수상한 요양원 사과밭 문학 톡 6
아니타 밀트 지음, 앙겔라 홀츠만 그림, 함미라 옮김 / 그린애플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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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에서는 '동안'을 예찬한다. 제 나이보다 한 살이라도 어려보이는 것을 칭송하고, 많은 사람들은 덜 늙어보이기 위해 피부관리에 좋다는 시술과 먹거리에 돈을 사용한다. 하지만 그렇게 해도 시간의 섭리를 거스를 수는 없다. 우리는 모두 언젠가 늙기 마련이다. 숨쉬듯 진행되고 있지만, 누구나 달가워하지 않고 겁을 내기도 한다. 하지만 이를 순순히 받아들이고, 오히려 아름답게 생각하는 꼬마가 있으니(물론 그녀는 '꼬마'라는 표현에 발끈하겠지만), 바로 이 책에 나오는 '보라'다.


책의 주인공은 '파울리'라는 독일 아이다. 책 곳곳에 독일 음식이나 민담의 흔적이 나온다. 번역할 때 그 나라 음식을 그대로 표기해준 덕에 찾아보는 재미가 있었다. (굴라쉬를 육개장이라고 번역했으면 속상할 뻔 했다.) 할아버지께서 알츠하이머 증상이 있어서 요양원에 계신데, 일주일에 세 번 정도 엄마와 함께 병원에 계신 할아버지를 찾아뵙는다. 그곳엔 파울리의 할아버지 외에도 지팡이 할아버지, 투명인간 할머니, 알록달록 방울 무늬 모자를 쓴 아주머니 등 다양한 환자들이 입원해있다. 그냥 병원도 무서운데 정신병을 앓는 환자들의 요양원이니 어린 아이가 찾기 즐거운 장소는 절대 아닐 것이다. 그랬던 파울리가 근처 병실에서 또래 아이인 '보라'를 만나면서 그 장소에 대한 인식이 바뀌게 된다.


보라는 처음부터 특이한 아이였다. 아무데서나 물구나무 서기를 좋아하고, 쪼글쪼글 주름진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좋다고 하는 아이다. 제법 나이가 있는 환자들만 있는 요양원에서, 파울리와 보라는 가족 이야기나 학교 이야기, 놀이 공원 이야기를 하며 가까워진다. 사이가 갑자기 좋아진 할아버지와 방울 모자 아주머니를 관찰하는 스파이 놀이도 하고, 모카 케이크 위에 생크림을 얹어 먹기도 하며 도란도란 우정을 쌓아나간다. 그 과정에서 파울리는 늙어간다는 것의 자연스러움을 알게 되고, 주변 사람들을 바라보는 성숙한 시각도 함께 갖게 된다. 파울리가 보라를 주기 위해 포장한 상자 안에 있던 쿠키와 시들어버린 꽃을, 보라는 할머니 할아버지처럼 쪼글쪼글 주름진 꽃이라고, 가장 아름다운 꽃이라고 기뻐한다. 함께 농장에서 또 즐겁게 우정을 쌓아나갈 두 아이와, 주변 어른들의 아름다운 장면을 떠올리게 하며 이야기는 끝난다.


세상 만사 모두 마음먹기 나름이라는 사실을 다시 상기시켜주었다. 보는 시각에 따라 늙어간다는 것은 추하게 볼 수도, 아름답게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사람과 상황을 대할 때, 기왕이면 긍정적이고 따뜻한 시선으로 마주하는 것이 나와 주변에 이롭고 좋은 추억을 남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을 읽는 아이들이 세상의 잣대가 아닌, 자신만의 올곧은 잣대로 앞으로 만날 사람과 상황들을 지혜롭게 대하고 선한 영향력을 행사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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