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지하철입니다
김효은 글.그림 / 문학동네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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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는 시간보다 포스팅하는 시간이 더 오래 걸리는 그림책. ㅎㅎㅎ

오늘의 그림책은 '나는 지하철입니다'.

내 개인적으론 아이들이 보는 그림책이 아니라 어른이 보는 그림책 같았음.


 

지하철이 주인공.

지하철에 탑승하는 사람을 지켜보는 지하철의 이야기.

평범하다.

특별할 것이 없다.

그런데 책장을 넘기다 가슴이 철렁한다.


바로 이 그림.

표정없는 사람들.

무채색의 수많은 사람들은 바삐 움직이고 있는데 혼자만 덩그러니 서 있는 그.

군중 속의 고독.

도시민의 외롭고 쓸쓸한 일상이 그림 한 장에 담겨있어 마음이 짠하다.

 



 

선이 뚜렷하지 않은 그림이 오히려 사실적으로 다가온다.

내가 봤던 지하철 안의 모습이 그대로 그림책으로 펼쳐진다.

뚜렷한 선, 선명한 색, 아기자기 예쁜 그림과는 거리가 먼 - 그런데 사진같은 그림책.

자꾸 책장을 뒤적이며 그림을 보게 된다.

어른의 일상이 그림이 되어 던지는 파괴력이 이리도 클 줄이야.


나의 5학년 아드님은 그림 상관없이 써 있는 글만 줄줄 읽고 끝이다.

감상을 좀 나눠볼까 시도했지만 별 감흥 없음.

사춘기 진입 초딩에게 그림책은 무용지물인가보다. ㅡㅡ;;


전달하는 메세지보다 그림에 빠져 마음이 흔들렸던 나는 지하철입니다.

중년의 마음이 흔들렸던 그림책이라 어느 연령대에 추천해야 할 지 모르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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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저씨, 진짜 변호사 맞아요? - 제6회 창원아동문학상 수상작 보름달문고 66
천효정 지음, 신지수 그림 / 문학동네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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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책을 함께 읽는 엄마라고 나름 자부하던 내 가슴에 스크래치를 남긴 책.


 

제목에서 이미 느껴지지 않는가?

껄렁껄렁 어린이가 변호사 아저씨를 얕잡아보고 놀리듯 던지는 말.

"아저씨, 진짜 변호사 맞아요?"


진지함이 없다.

무게감도 없다.

대화가 사건을 이끌어가는데 초등학생과 어른의 대화니 깊이도 없다.

유치하다.

근데 유치하면 재미난 거시기가 있다.

개그 프로그램같은 거시기.

저게 뭐 재밌냐고 하면서 빠져들어 낄낄거리게 되는 거시기.


아저씨 진짜 변호가 맞아요는 누리보다 내가 먼저 읽고 만족스럽지 못해 제발 이것 좀 읽어보라고 다그쳤다.

5학년 남학생은 이걸 읽고 뭐라고 말할까, 미치도록 궁금했으니까.


책 잡자마자 1시간 남짓 미동도 없이 읽어낸다.

5학년 남학생을 빨아들이는 힘은 내가 느낀 유치함일까? ^^;;

책을 덮으며 남긴 그의 총평.

재미있다, 통쾌하다.


어린이 책은 어린이가 독자다.

어른이 이야기를 만들어내지만 어린이의 세상을 다뤄야 한다.

어른의 입장에서 가르치려 들지 말고 어린이가 즐길 수 있게 해줘야 한다.

그래서 아이 책을 고르고 함께 읽을 땐 더 조심해야 하는 것을.

꼰대 어른의 시각으로 아이 동화책을 읽었구나 내가. ㅡㅡ;;


진지함의 옷을 벗고 가벼워지자.

무릎을 꿇고 5학년 내 아이의 시각으로 세상을 봐야겠다는 큰 가르침을 준 책.

아이가 재미있고 통쾌하다 했으니 '아저씨 진짜 변호사 맞아요?'는 재미나고 통쾌한 책이 맞을 것이다.

확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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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영화 한 편 씹어먹어 봤니? - 학력도 스펙도 나이도 필요없는 신왕국의 코어소리영어
신왕국 지음 / 다산4.0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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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영화 한 편 씹어먹어 봤니?

이런 제목이라니!!!

당연히 영화 관련 책이라고 생각했다.

이걸 누가 영어책이라고 생각할까!!!!

제목에 웃음이 피식 난다. ㅋㅋㅋㅋ


 

 

근데, 영화 한 편 씹어먹어 봤니? 는 영화 한 편을 영어 공부의 출발점으로 잡는 영어공부 지침서(?)다.

아이들 영어공부 시킬 때 가장 먼저 시작하는 흘려듣기의 도구로 만화가 등장하듯,

애니메이션으로 듣기를 시작하라 한다.

그냥 흘려듣는 것이 아니라 꼭꼭 씹어먹듯이 보라고 한다.


그렇다면 흘려듣는 것이 아니라 씹어먹듯이 보는 것은 무엇인가?

자세한 내용은 책에 나온다. ㅎㅎㅎㅎㅎㅎ


군더더기 없는 책 표지처럼 내용도 군더더기 없다.

처음부터 끝까지, 영어공부에서 가장 중요한 건 "듣기" 라 강조한다.

영화에 등장하는 한 문장을 제대로 듣고 읽을 수 있을 때까지 들으라고 주장한다.

이런 방법으로 고등학교 중퇴한 저자는 미국 대학을 졸업할 수 있게 되었다 경험을 이야기한다.


설득력 있다.

책을 덮으면서 다시 한 번 영어공부에 도전해야겠단 의지가 용솟음친다.

부모죽인 원수도 아니건만 가슴에서 사라지지 않는 영어에 대한 복수심, 집착에 다시 불을 붙게 만든다.

특별한 방법이 아니기에,

강한 의지로 몇 개월만 고생하면 되는 걸 알기에,

직접 해봐서 성공한 사람의 이야기니까,

꼬임(?)에 넘어가 다시 영어공부에 대한 의지를 불태운다.


근데, 영화 한 편 씹어먹어 봤니?

남들과 다른 특별한 방법을 제시하지 않아서 쉽게 꼬임에 넘어갈 수 있음. ㅋㅋㅋㅋㅋ

책도 쉽게 휘리릭 읽힘.

CD 나 동영상 강의 없이 책 안에 있는 QR 코드로 발음을 들으라 하니, 중년 아줌마는 신문물에 마냥 감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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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공부지능 - 3세부터 13세 부모가 꼭 알아야 할 공부 잘하는 머리의 비밀
민성원 지음 / 다산지식하우스(다산북스)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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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두뇌발달에 관한 이야기를 할 때 가장 많이 거론되는 나이가 만 12세 전후인 거 같다.

이번 책 아이의 공부지능 역시 13세까지를 두뇌발달 적기로 보고 공부를 잘 할 수 있는 두뇌 만들기에 대해 이야기한다.


생일이 빨라 꽉 채운 12살이 되는 내 아이의 공부 지능 개발을 위해 선택한 책은 아니다.

초등학생 아이들과 책 읽는 일을 하는 나 자신에게 도움이 될까 해서 지극히 목적의식적으로 선택한 책이다.

저자 민성원의 말처럼

어느 때부턴가 노는 것을 강조하는 사회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전반적인 학업, 지식 수준이 떨어졌다는 느낌을 나도 받고 있기 때문.

아이들은 10년 전에 비해 눈에 띄게 독서량도 늘어나고 해외는 물론 국내여행도 많이 다니는데다 각종 체험활동을 하면서 학과 공부보다는 예체능과 창의적 수업이 늘어가건만, 얘기를 나누다보면 '이것도 몰라?' 라는 놀라움을 자아내는 경우가 한 두번이 아니다.

그래서 아이들이 상상력이 풍부하고 창의적이냐고 묻는다면?

대답은 글쎄........


창의력은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것이 아니라 유에서 유를 창조하는 것이다.

아는 것을 바탕으로 그 위에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는 일이 곧 창조고 창의력이다.

초등학교 시절은 바로 이 "아는 것" 의 토대를 만들어가는 중요한 시기다.

마음껏 노는 일이 중요한 만큼 암기도 해야 하고 연산도 해야 한다.

우리 뇌는 한 번 듣고 이해했다고 모두 기억하지 않는다.

필요하다면 반복해야 하고 끊임없이 훈련해야 한다.


집중해서 공부하는 태도 역시 훈련해야 한다.

우리 아이는 블럭놀이하면 2-4시간은 꿈쩍도 않는 것이 집중력이 엄청 좋다고 판단하면 저자에게 혼구멍이 날 수 있다. ㅎㅎㅎ

좋아하는 일을 하는 건 집중력이 좋다고 말할 수 없다는 단호함.

나 역시도 블럭놀이하는 아이를 보며 집중력이 좋다며 신났던 엄마의 한 사람으로 움찔했다. ^^;;


책 아이의 공부지능에 쓰인 견해에 70-80% 정도 공감한다.

지능(IQ) 이 분명 학업에 영향을 미치지만 절대적이진 않다는 점.

무엇보다 해내고자 하는 의지나 집중력 등의 태도가 훨씬 중요하다는 점.

나이 먹는다고 해서 자연스럽게 이런 태도나 의지가 길러지는 것이 아니라는 점.

부모가 만드는 교육환경이란 문제집을 풀리고 채점하는 것이 아니라 이런 태도를 만들어주는 데 있다는 점 등에 공감한다.


아이의 공부지능은 육아서로 분류해야 하나 자기계발서로 봐야 하나?

뭐가 되었든 도표나 연구 결과, 여러가지 저서를 인용해서 좋았다.

책 구성도 맘에 들고 저자가 심혈을 기울여 글을 썼다는 성실함이 전달되서 흐뭇했음.

초등학교 입학 전후의 저학년 엄마들이 읽으면 도움이 많이 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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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토에 다녀왔습니다
임경선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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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토는 내가 좋아하는 도시다.

몸이 힘들이 배낭여행은 생각하기도 싫은데 교토만큼은 패키지가 아닌 배낭여행으로 가고 싶은 도시.

그곳 교토에 다녀왔다고 보고하는 에세이, 교토에 다녀왔습니다.


표지부터 내 맘에 쏙 들어, 일단 100점 주고 시작한다.



 

책을 읽으면서 생각나는 사람이 있으면 선물로 준다.

그래서 가급적 책에 낙서하지 않고 포스트잍을 붙였다 나증에 따로 메모하는데 교토에 다녀왔습니다는 색연필로 칠해버렸다.

100% 소장하겠다는 의지의 표출.


말로 표현하기 힘든 일상의 평범함을 적확하게 글로 표현해내는 문장, 너무너무너무 좋아.

부부가 함께 커피숍을 운영하기로 결정한 것을 일상이라는 이름의 모험을 시작했다고 말한다. (63쪽)

타인을 향한 세삼한 배려는 내가 언젠가 고스란히 돌려받게 될 호의이기도 하니까 서점 찾는 길을 동네 주민에게 묻지 말라고 안내하는 서점의 방침을 십분 이해한다. (75쪽)

오니기리집 사장을 보면서 사람을 이롭게 하는 가장 근본적인 "밥"을 만지는 일을 하는 사람으로 바라보기도 하면서 말이다. (86쪽)


저자 임경선이 바라본 교토는 화려하지 않다.

교토라는 도시 자체가 원색의 간판을 허용하지 않을 정도로 무채색을 고집하듯,

교토가 가진 고집과 무채식이지만 반짝반짝 빛이 나는 장소를 소개한다.

무난하고 평범한 것을 자신만의 따듯하고 깊은 언어로.

오래간만에 참 좋은 에세이를 만난 느낌, 교토에 다녀왔습니다.


뒷부분에 내용과 상관없는 생뚱맞은 사진 몇 장과 급한(?) 이야기 마무리가 보여서 100점 만점을 줄 수 없어 속상하다. ㅠㅠ

100점은 너무 인간미가 없으니깐. ㅎ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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