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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엄마 콤플렉스 - 잘못된 보호가 실패를 두려워하는 아이로 만든다
김지영 지음 / 책들의정원 / 2018년 3월
평점 :
일부러 분야별 책을 구색 맞춰가며 읽는 편이지만,
어느 완전히 손을 떼고 거들떠보지 않았던 분야가 있었으니 바로 육아서.
아이가 초등학교에 들어가면서부턴 육아서 의존도가 확연히 떨어졌다.
아이와의 교감이나 인성 발달, 사회생활의 기초가 될 태도보단 당장 눈앞에 닥친 학교생활에 치이는데다,
육아서에서 하는 말이 실제로 도움이 되는 일은 극히 적다는 깨달음도 얻었기 때문.
그런데 초등학교 6학년 올라가는 아이를 두고 다시 집어든 착한 엄마 콤플렉스라니.
자녀를 잘(?) 키워보고자 하는 엄마라면 누구나 착한 엄마 콤플렉스를 갖고 있지 않을까 싶다.
자녀가 어디 나가서든 기죽지 않으면서 잘한다 칭찬 듣길 바라는 마음.
마음 아픈 일을 겪지 않고 씩씩하게 잘 살아갔으면 하는 마음.
친구들과 갈등 없이 잘 지내고 선생님께도 이쁨 받는 아이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
그런 마음에서 엄마가 나서 아이를 돕는 것이 착한 엄마 콤플렉스.
인생은 갈등의 연속이다.
갈등 상황에서 지혜롭고 현명하게 대처하는 방법을 배워야 하는데 우리는 갈등 상황을 피하려고만 든다.
아이의 일거수 일투족은 물론, 아이의 생각이나 마음상태도 알아야 하니 친구같은 부모를 자처한다.
그러나 친구는 친구고, 부모는 부모라는 것이 내 생각.
저자 역시 친구같은 부모 부분을 지적한다.
초등학교 고학년 엄마는 책 앞부분에서 주춤주춤할 것이다, 이미 겪었던 일이므로. ㅎㅎㅎㅎ
그런데도 읽는 내내 기분이 참 좋았다.
"그래그래, 이럴 때가 있었어" 라며 예전으로 돌아가게 되고 그 시간이 몹시 그립고 행복하게 느껴져서 갑자기 기운이 나지 뭔가.
여전히 아이의 마음을 읽어주지 않고 내 뜻대로 빨리빨리 되지 않음에 분노하는 나 자신을 발견하는 시간이기도 했고.
마지막 5장, 6장은 초등학교 중학년 이후 엄마에게 큰 도움이 될 부분.
책에서 말하는 '질문을 잘 하고 토론할 수 있는 엄마'가 되기 위해선 상당히 많은 공부가 필요하다.
잘못된 질문이나 토론방식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으므로 '착한 엄마 콤플렉스'를 통해 충분히 공감했다면 좀 더 공부를 해도 좋겠다.
내 아이가 마흔이 되어도 나는 육아 중인 엄마일 것이다.
자녀가 하나인 나는, 예전에도 서툰 초보였고 지금도 서툰 초보이고 내가 죽는 그 날까지 서툰 초보 엄마로 남을테니.
내내 서툰 엄마가 육아서 하나로 뭐 그리 달라지겠는가.
저자가 어린 자녀를 집 밖으로 내쫓았던 과거를 고백할 때,
전문가도 감정에 사로잡히는 사람이라는 생각에 위로를 얻고 엄마로 살아갈 새 힘을 얻기 위해 책을 펼칠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