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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와 당신들 ㅣ 베어타운 3부작 2
프레드릭 배크만 지음, 이은선 옮김 / 다산책방 / 2019년 1월
평점 :
'오베라는 남자'의 작가 프레드릭
베크만의 소설, 우리와 당신들.
'베어타운'의 속편이라 봐도
무방하다.
그 동네에서 일어났던 사건의
연장선.
1편을 능가하는 2편은 없다지만 나는
'우리와 당신들' 에게 더 높은 점수를 주련다.
< 인간에 대한
사랑과 의리 >
검은 옷을 입은 그들은 위협적인
존재다.
실제로 폭력을 행사하지만 증거를 찾을
수 없다.
그들은 베어타운의 아이스하키를 지키는 수호자의 역할을 자처했고 사람들은 그들을 지키는 수호자를
자처한다.
아이스하키를 사랑하지만 성폭행을 당한
소녀를 위해 자신의 하키팀을 버릴 줄 알고,
동성애자로 밝혀진 친구를 받아들일
수는 없으나 그를 조롱하는 적군은 더 참을 수 없는
그것.
< 아끼지 않을
수 없는 인물들 >
인물 하나하나가 다
멋지다.
등장인물을 돋보이게 하려고
작정하고 쓴 드라마같다고 해야 할까?
가난하고 작은 체구로 인정받지 못하는
소년은 엄청난 체력과 스피드를 가진 하키 천재였고,
거칠고 두려울 것 없어 통제가 힘든
소년은 책임감과 정의로움을 장착한 츤데레 중에 츤데레였다.
시기와 질투로 똘똘 뭉친데다
인정욕구에 사로잡힌 소년도 마지막엔 스스로를 돌아볼 줄 알게 되는(반성까지는
아니고)데,
이름도 없는 하키팀 선수들마저 유니폼에 동료의 돌아가신 엄마의 이름을 붙이며 경기에 임하니,
유치하다면 유치하고 감동이라면 감동의
장면이 인물들 속에서 펼쳐진다.
< 미친 가독성
>
책을 펴기가
두려웠다.
이미 전작에서 경험했던 터라 펼치면
모두 읽어야 함을 알기에 공포(?)감마저 들었다.
616쪽, 결국
하루 종일 읽고 어깨죽지에 파스 붙임. ㅠㅠ
소제목 안에서 다시 작은 챕터로
나뉜다.
등장인물도 많고 에피소드도 많은데
이야기가 짧게 치고 빠지니 페이지 넘기는 재미가 있다.
챕터 끝에 던지는 미끼는 물지
않으려고 해도 덥석덥석 물게 되고
그 미끼가 허를 찌르는 반전이 되기도 했다가 내 예상대로 진행되기도 하니 심장이 더 쫄린다.
뒤에 뭔 일이 일어나나 궁금해서 자꾸
읽다보면 뒷목과 어깨가 결릴 지경에 이르른다.
그래서 내가 이 책을 추천 못하는
것. ㅋㅋㅋㅋㅋ
< 우리들 이야기
>
책을 다 읽은 후 가만
생각해본다.
세상은 "우리와 당신들"로만 나뉜 게
맞겠구나.
그런데 "우리"는 내가 속한 집단이니
당신들이 우리가 될 수도 있고 우리 중 누군가는 당신이 될 수도 있는 그런 것.
우리가 타인에 대해 아는 사실들 가운데 최악을 꼽으라면 우리의 삶이 그들에 의해 좌우된다는
것이다. (24쪽)
아이스하키를
통해,
배타적으로만 보이는 동네 베어타운을
통해,
작가는 우리와 당신들은 따로가 아니라
함께 살아가는 존재임을 이야기한다.
아주 가슴
따뜻하게.
끝에 "우리 고오오오오오옴!!!!"
이라고 외치는 부분에서 눈물 찍.
한 번에 몰아서 읽을 때만 느낄 수
있는 감동.
어깨죽지를 포기한 보람이 있었던,
우리와 당신들.
인간을 이렇게 따듯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거, 정말 좋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