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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튼콜 한국 현대미술
정하윤 지음 / 은행나무 / 2019년 3월
평점 :
커튼콜.
무대 공연이 끝나고 막이 내린 뒤 박수를 쳐서 공연자들이 다시 나와 인사하는 것.
커튼콜 한국 현대미술.
30인의 한국 현대미술가를 불러내서 박수쳐주는 책.
아낌없이, 망설임없이, 커다란 객석에 나 혼자일지라도!!!!!!!
기립박수를 쳐주겠다.
30인의 미술가와 더불어 저자 정하윤에게도 박수치겠음.
한국 현대미술을 이끌었고, 이끌고 있는 미술가를 시대 순서대로 소개한다.
대표작을 싣고 그림 이야기부터 시작.
비례, 색감, 터치, 묘사 등 그림 자체의 기술적인 면을 놓고 설명한다.
그림 속에 담겨 있는 화가의 삶과 가치관을 알려줘 감상의 폭을 넓힌다.
대중의 눈을 사로잡지는 못했으나 미술사적으로 어떤 의미가 있는 작품인지 - 우리가 몰랐던 정보를 제공한다.
저자 개인의 의견을 담아 미술작품을 통해 우리가 얻을 수 있는 정신적 가치를 찾을 수 있다.
시대 순서대로 서술하니 미술이 사회를 어떻게 반영했나 한 눈에 보여 이해도 쏙쏙.

페이지를 넘겼을 때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났던 페이지.
아는 작품이 나왔다. ㅎㅎㅎ
아는 작품은 알아서 반갑고,
처음 보는 작품은 알게 되서 기쁘구나.
저자가 양구의 박수근 미술관을 적극 추천해서 당장 떠날 계획이다.
책을 활자로만 읽고 그림을 눈으로만 보는 행위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기회까지 제공하는 센스.
커튼콜 한국 현대미술이 아니라 커튼콜 정하윤이라 해야하나? ㅎ

커튼콜 한국 현대미술을 읽으며 가장 인상깊었던 작품.
자신이 살았던 집을 만든 작품인데 천으로 만들어 허공에 띄웠다고 한다.
"이동"이라는 주제를 드러내는데, 사용한 재료와 전시 방법이 어떻게 조화를 이루는가,
자신이 살았던 한옥과 미국의 집이 어떻게 이어지는가 설명을 읽으며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설명이 없었다면 '잘 만들었다'고 의미 없는 감탄만 하고 지나쳤을텐데.
아는만큼 보인다고, 역시 사람은 끊임없이 배워야 하는 것이다.
어렵지 않다.
꽤 많은 작품이 실렸고 눈에 익은 것도 많다.
무엇보다 저자의 겸손한 말투가 참 좋았으며,
작품 하나 하나, 미술가 한 사람 한 사람에게 갖고 있는 애정이 느껴져 괜시리 내가 흐뭇했음. ㅎㅎㅎ
무엇 하나 아쉬운 점이 없었던, 커튼콜 한국 현대미술.
저자가 추천한 미술관 나들이로 2019년 여행 계획은 끝!!!!
여러 모로 마음에 드는구나 이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