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의 돈 공부 - 인생 2막에 다시 시작하는 부자 수업
이의상 지음 / 다산북스 / 2019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오래간만에 읽은 자기계발서.

'유튜브 젊은 부자들' 에 이어 실질적 조언이 필요해서 선택한 책, 마흔의 돈 공부.


 

인생 2막을 준비하는 중년은 이래저래 맘이 복잡하다.

저자는 빚을 갚기 위해 돈버는 일에 집중해서 출발점은 다르지만

은퇴 후 경제적 문제를 고려해야 하는 중년의 위기감(?)에 공감하고 자신의 경험을 나눈다.

중년의 위기감 앞에 서있는 나는

취미나 교양이 아니라 제 2의 인생 설계를 위해 벤치마킹 차원의 목적을 갖고 집어든 책이다.

교양이나 취미의 독서가 아닌 적극적 정보 얻기가 목적.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내가 원했던 방향은 아니었음. ㅎㅎㅎ


마흔 줄이라 불리는 시기에 저자는 10억의 빚에 시달리고 있었다.

고시원 비용도 아까워 비가 새고 곰팡이 그득한 쪽방에 살면서 10억의 빚을 갚는 기반을 마련하는데

이게 참 드라마틱하다.

월급쟁이가 억 단위의 목돈을 마련하는 게 쉽지 않다는 건 누구나 아는 사실.

생활비로 사용하고 저축할 수 있는 돈의 한계는 명확해서 노후 자금을 모으기란 꿈같은 이야기다.

저자 역시 성실하게 은행을 드나들며 월급을 쪼개 돈을 모아선 답이 없다고 말한다.

성실한 저축보다는 투자에 나서라는 것.


가진 건 집 하나가 전부인데 투자할 돈이 어딨냐는 건 우리네 이야기.

그는 집도 전세자금도 자산이고 투자금의 출발로 본다.

돈 버는 사람은 뭐가 달라고 다르다고 느끼는 부분이 바로 여기.

나같이 소심하고 겁 많은 사람은 이렇게 공격적인 투자는 못하니까. ㅠㅠ


그렇다고 실망은 마시라.

투자만이 부자되는 길은 아니니까.

블로그도 유튜브도 돈 버는 길이 될 수 있으니 세상 돌아가는 걸 잘 보고 겁내지 말되,

"성실하게"를 뛰어넘는 "무식하게" 파고들고,

쉬지 않고 공부하면 된다는 말씀.


쉽게 술술 읽힌다.

세상을 알 만큼 알아버린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의 경계를 알아버린 내겐,

다소 원론적인 이야기로 들렸다.

나처럼 구체적 사례를 통해 적용점을 찾길 원하는 사람보단

용기와 희망과 동기부여가 필요한 사람이 읽으면 좋겠단 생각이 들었던, 마흔의 돈 공부.

저자의 유튜브 방송을 한 번 봐야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고도에서
스티븐 킹 지음, 진서희 옮김 / 황금가지 / 2019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나는 사전 지식 없이 책 읽는 것을 좋아한다.

가끔, 아주 가끔, 미리 좀 찾아봤으면 좋았겠단 생각을 하지만

전반적으로 무(無)에서 시작하는 책읽기가 훨씬 더 재미나다.

책을 덮을 때 제목과 맞아떨어짐을 확인하는 순간의 짜릿함도 좋고.


그러나 이번 책 '고도에서' 는 제목에 대한 팁을 조금 갖고 시작하면 더 재미나겠다.

제목과 내용을 연관짓는 작업이 예상보다 쉽지 않을테니까. ㅎㅎㅎㅎㅎ


네이버 어학사전을 빌려보자.

- 고도: 평균해수면따위를 0으로하여측정한대상물체의높이

영어 제목도 '고도' 라는 뜻을 가진 'Elevation' 이다.

인간이 발 딛고 사는 땅이 아닌 고도에서 뭘 어쩌겠다는 것일까?

사는 게 퍽퍽한 동네는 아니다.

주인공 스콧은 그곳에서 30여 년을 살았고 그럭저럭 이웃들과 잘 지낸다.

이혼을 해서 혼자 지내는 일에 적응하고 있지만 문제없이 잘 지내던 그의 몸에 이상 증세가 나타난다. (저자의 상상력에 박수를)

 

왜 그런 증세가 나타나는지 앞으로 어떻게 되는 것인지 알 수 없지만 스콧의 기분은 나쁘지 않다.

꽤 괜찮은 기분 탓일까?

"그럭저럭" 살던 삶에 스스로 변화를 만든다.

이웃집 레즈비언 부부와의 갈등을 적극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나선 것.

    

 

레즈비언인데 공개적으로 부부라고 선언했기 때문에 지역사회에서 배척당하는 이웃이 있다.

주인공 스콧 역시 레즈비언 부부의 남편과 마찰이 있었지만

친구가 되어 그들을 지역사회 중심으로 이끌고 나온다는 지극히 평범한 줄거리.

그러나 절대 평범하지 않다. (작가가 스티븐 킹이잖아?!?!)

    

 

옆집에 사는 레즈비언 부부가 동네를 떠나야 할 위기 앞에 서도록 모르고 지내다가,

주인공이 왜 갑자기 정의의 사도가 되는지 우리는 모른다.

스콧에게 나타난 신체의 변화도 왜 생겨났는지 모른다.

계속되는 변화 앞에 그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앞으로 그는 어떻게 되는 것인지 짐작도 할 수 없다.

뻔한 줄거리만 던져놓고 저자는 내내 불친절하다.

그래놓고 마지막에 허를 찔러 눈물을 빼낸다.

마음이 너무 뒤숭숭해서 새벽 3시까지 잠을 잘 수 없었을 정도. ㅠㅠ

 

우리는 매일 죽어가고 있다.

'죽음'이라고 하면 어느 날 갑자기 세상에서 사라지는 것으로 여겨져 타인의 죽음도 나의 죽음도

생각 자체만으로 슬픔이 압도하지만, 사실 우리는 매일 죽어가고 있는 것이다.

소설 고도에서는 죽음을 '갑작스런 부재'가 아닌 매일매일의 "소멸" 로 접근한다.

하루하루가 소멸의 날이고 그래서 그 자체가 의미있는 것이지

잘 살아야겠다, 남을 도와야겠다, 정의로운 사람이 되야겠다 따위의 다짐같은 건 필요없다.

그래서 저자는 주인공 스콧의 태도와 생각을 설명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보여주기만 하는 건 아니었을까?


높은 고도에서 내려다본 세상은 아름답다.

그 안에 일어나는 복잡다단한 문제는 보고싶어도 볼 수 없다.

더 높은 고도로 올라가면 우리는 소멸하지만 소멸 직전에 보는 세상은 아름답기만 하다는 거.

우리네 인생도 최종 순간에 돌아보면 아름답다는 - 뻔하디 뻔한 이야기를 어쩜 이렇게 뻔하지 않게 써냈는지 감탄한다.

'스티븐 킹'이라는 유명 작가의 첫 책으로 읽기에 전혀 손색이 없었던, 고도에서.

불친절한 따뜻함, 일명 츤데레 소설의 최고봉이라 불러도 좋겠다. ㅎㅎㅎ 

평범한 이야기를 평범하지 않게 만드는 능력, 이름값 하는 작가였구나 이 사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아주아주 큰 침대 I LOVE 그림책
분미 라디탄 지음, 톰 나이트 그림, 마술연필 옮김 / 보물창고 / 2019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거 어쩌지.

그림책인데 중고생 자녀를 둔 부모가 읽으면 좋을 거 같단 생각이 자꾸 드네.

최근에 봤던 그림책 중에 제일 재밌게 읽혔다.

흐뭇한 마음에 보고 또 보고, 보고 또 보고. ㅎㅎㅎ

옛날 내 아이 키우던 시절을 곱씹고 곱씹게 만들었던, 아주 아주 큰 침대.

웃음이 삐직 나온다.


 

대부분의 그림책은 교훈적이다.

생활습관을 바로잡거나 흔히 말하는 예의범절을 재미나게 가르치는 내용이 주를 이루기 때문.

아주아주 큰 침대 역시 부모와 떨어져 독립이란 걸 배워야 하는 아이들 대상의 그림책이라 생각했다.

부모와 떨어져 자기 싫어서 아주 아주 큰 침대가 필요하단 얘기겠거니........ 이렇게.

그런데 소름돋는 대반전이 기다리고 있었음.

 

 

엄마랑 아빠랑 나랑 셋이 자기엔 침대가 비좁으니 아빠를 위한 아빠 침대를 사주겠다는 이야기.

이 앙큼하고 귀여운 꼬마같으니라구.

 

 

아빠가 우리(?) 침대에서 나가야 하는 이유를 논리정연하게 설명하는데,

"너는 니네 엄마한테 가라" 는 취지의 설득은 반박의 여지가 없다.

소리내서 웃고 말았음. ㅋㅋㅋㅋㅋㅋ

 

크게 양보해서 아주 아주 큰 침대에서 잠이 들면

새로 사준 아빠 침대(암만 봐도 야전침대)로 잘 옮겨주겠다는 달램도 잊지 않는 센스쟁이.

사람을 아주 들었다 놨다, 밀었다 당겼다, 옴짝달싹을 못하게 만든다.


 

1. 소리내서 웃을 만큼 재미있다.

2. 등장인물이 백인이 아니라 좋다.

3. 상당히 논리적이다.

4. 그림이 정말 예쁘다.

5. 주인공을 따라서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한 독후활동을 하면 재밌겠다.

는 생각은 어른인 내가 한 것.

정작 그림책을 받아들여야 하는 유아들은 어떻게 받아들이려나 모르겠네. ㅡㅡ;;


 

아이들이 다 커서 품을 떠난 엄마가 읽으면, 주인공이 너무 귀엽고 이뻐서 어쩔 줄 몰라할 것이 확실한 책.

그림책인데 아이들이 아닌 중년 엄마들한테 선물하고픈, 아주 아주 큰 침대.

그림책은 애들이 읽어야 한다는 선입견과 편견을 버리자. ㅋㅋㅋ

이 책 너무 재미나다.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미술에게 말을 걸다 - 난해한 미술이 쉽고 친근해지는 5가지 키워드
이소영 지음 / 카시오페아 / 2019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미술 관련 책이 쏟아져(?) 나오는 느낌. 그런데 읽어서 실패한 책이 없다. 막눈을 가진 나와 달리 그림을 볼 줄 아는 기본기를 갖춘 사람들이 각자의 시각에 맞춰 쏟아내는 이야기의 힘이란 게 그런 거. 그래서 기대하게 만드는 책.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소원을 말해줘
이경 지음 / 다산책방 / 2019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사람의 선입견과 편견이 얼마나 무서운가를 새삼 깨닫게 되었던 책이다.

보라색 표지에 얼핏 달 그림을 걸고 '소원을 말해줘' 라고 하니 장르가 애매모호해보이는 효과가 있었는데 말이지.

국내 최초 재난, 공포소설이란 광고에 기대감이 급상승한다.


D 구역은 피부병이 창궐한 곳이다.

유전병으로 불리는 이 질환은 피부에 허물이 생겨서 딱딱하게 굳어 온 몸을 덮어버리는 것.

특별한 치료법은 없고 단백질을 먹으면 허물이 덜 생긴다고 알려져 있다.


힘들고 어려운 상황이면 미신처럼 사람들 사이를 떠도는 이야기가 생겨나는 법.

롱롱이라는 뱀이 허물을 벗으면 사람들의 허물도 같이 벗겨진다는 믿음이 사람들 사이에 가득하다.

그리고 실제로 발견된 커다란 뱀.

얘가 진짜 롱롱이라는 신비한 힘을 가진 뱀인지 어떤지 모르지만 사람들은 뱀에게 의지하기 시작한다.


책을 읽으면 영화처럼 영상이 그려진다.

가독성이 좋다고 하는 것은 활자를 읽으며 영상을 그려볼 새가 없이 이야기가 진행될 때 하는 말.

소원을 말해줘는 가독성을 자랑하는 책이 아니므로, 찬찬히 그림이 그려지는데,

그 그림이 고름이 질질 흐르는 딱지로 뒤덮인 사람의 피부와 허뭇을 벗는 뱀이 주를 이룬다.

유쾌하지 않다.

괜시리 내 몸도 근질근질한 것이, 내 맘에 재난과 공포를 가져다 주누나. ^^;;


과학자의 연구개발 욕심과

기업의 이윤추구와

인간의 도구화까지.

자본주의 사회의 문제를 섞어서 이야기하려 했던, 소원을 말해줘.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