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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가게 재습격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권남희 옮김 / 창해 / 2000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1. 작가 / 무라카미 하루키
: '무라카미 하루키'의 글은 몽환적인(철저히 나 주관적인 느낌이다.^^) 분위기를 담고 있다. 꽤 탄탄한 줄거리를 바탕으로 하면서도 읽는데 속도가 붙지 않는다. 나처럼 문체나 주제보다 글의 구성과 사건 전개의 속도를 즐기는 사람이 즐겨 읽는 것을 보면 결코 재미 면에서도 빠지는 글은 아님에도 불구하고 책을 덮으면 맘 한켠이 찜찜하니 참으로 요상스럽다. 물론 이것이 무라카미 하루키만이 가진 매력이다.
2. 책 / 빵가게 재습격
: 이 책 '빵가게 재습격'은 단편집이다. 일반적으로 단편집을 읽고 나면 그 작가가 뻔해 보이고 실망스럽게 느껴지기도 한다. '글'이란 것이 원래 사람의 개성이 드러나고 자기만의 색깔이 있다보니 그런 글을 묶어서 보다보면 '아~~~~ 이런거구나.' 혹은 '또 이런거네!!' 하는 느낌이 금새 오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이 책 '빵가게 재습격'은 그렇지 않다.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색이 또렷하게 눈에 보이는 것이 아니라 그저 그의 냄새가 아련하게 스치듯 날 뿐이다.
3. 난 '코끼리의 소멸'이 좋더라.
: '빵가게 재습격'에 함께 실린 단편이다. 그 속에 쓰인 '소멸'이란 단어가 참으로 생소하다. '사라짐'이란 의미로 사용했는데 어색하다. 그렇다고 '소멸' 이외에 그 의미를 대체할만한 단어도 마땅치 않다. 사라짐이란 것, 특히 단시간에 소멸하는 것의 납득이 쉽지 않다는 걸 제목 안에 담고 있는 듯 하다. 분명히 코끼리는 도망간 것이 아니라 소멸한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그것을 이해할 수도 납득할 수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