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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아주 큰 침대 ㅣ I LOVE 그림책
분미 라디탄 지음, 톰 나이트 그림, 마술연필 옮김 / 보물창고 / 2019년 12월
평점 :
이거 어쩌지.
그림책인데 중고생 자녀를 둔 부모가 읽으면 좋을 거 같단 생각이 자꾸 드네.
최근에 봤던 그림책 중에 제일 재밌게 읽혔다.
흐뭇한 마음에 보고 또 보고, 보고 또 보고. ㅎㅎㅎ
옛날 내 아이 키우던 시절을 곱씹고 곱씹게 만들었던, 아주 아주 큰 침대.
웃음이 삐직 나온다.
대부분의 그림책은 교훈적이다.
생활습관을 바로잡거나 흔히 말하는 예의범절을 재미나게 가르치는 내용이 주를 이루기 때문.
아주아주 큰 침대 역시 부모와 떨어져 독립이란 걸 배워야 하는 아이들 대상의 그림책이라 생각했다.
부모와 떨어져 자기 싫어서 아주 아주 큰 침대가 필요하단 얘기겠거니........ 이렇게.
그런데 소름돋는 대반전이 기다리고 있었음.
엄마랑 아빠랑 나랑 셋이 자기엔 침대가 비좁으니 아빠를 위한 아빠 침대를 사주겠다는 이야기.
이 앙큼하고 귀여운 꼬마같으니라구.
아빠가 우리(?) 침대에서 나가야 하는 이유를 논리정연하게 설명하는데,
"너는 니네 엄마한테 가라" 는 취지의 설득은 반박의 여지가 없다.
소리내서 웃고 말았음. ㅋㅋㅋㅋㅋㅋ
크게 양보해서 아주 아주 큰 침대에서 잠이 들면
새로 사준 아빠 침대(암만 봐도 야전침대)로 잘 옮겨주겠다는 달램도 잊지 않는 센스쟁이.
사람을 아주 들었다 놨다, 밀었다 당겼다, 옴짝달싹을 못하게 만든다.
1. 소리내서 웃을 만큼 재미있다.
2. 등장인물이 백인이 아니라 좋다.
3. 상당히 논리적이다.
4. 그림이 정말 예쁘다.
5. 주인공을 따라서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한 독후활동을 하면 재밌겠다.
는 생각은 어른인 내가 한 것.
정작 그림책을 받아들여야 하는 유아들은 어떻게 받아들이려나 모르겠네. ㅡㅡ;;
아이들이 다 커서 품을 떠난 엄마가 읽으면, 주인공이 너무 귀엽고 이뻐서 어쩔 줄 몰라할 것이 확실한 책.
그림책인데 아이들이 아닌 중년 엄마들한테 선물하고픈, 아주 아주 큰 침대.
그림책은 애들이 읽어야 한다는 선입견과 편견을 버리자. ㅋㅋㅋ
이 책 너무 재미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