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을 파는 상점은 여전히 운영되고 있었다.
다만, 금전적 댓가를 지불하는 것이 아니라 시간을 주고 받는 방식으로 바뀌었고
운영자도 온조 혼자가 아니라 이현, 난주, 혜지가 합류했다.
책을 읽은지 오래 되었는데도 등장인물 이름까지 기억날 정도로 잘 읽었던 책이라서 그랬나, 어찌나 반갑던지.
아이들 이름이 하나씩 나올 때마다 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
수학을 잘하는 혜지는 자신의 시간을 수학공부 가르치는 일에 쓰겠다고 판다.
수학공부가 하고 싶은 사람은 혜지의 시간을 사고 자신의 시간을 다른 일에 파는 시스템.
그런데 시간을 파는 사람들을 가만히 보니 자신이 잘 하고, 자신있는 일을 내놓는 것이다.
내가 잘 하는 일로 시간을 쓰면서 얻는 기쁨과 깨달음.
그것은 '경험'이라는 이름으로 차곡차곡 쌓이고 그것이 모여 '나'를 만들고 '인생'을 만든다는 걸 배우는 시간.
서로의 시간을 팔고 사며 '함께' 사는 법을 알아가는 건 시간을 파는 상점의 보너스다.
1권에서 "시간" 의 개념과 본질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면
2권은 '시간' 을 어떻게 써야하는가에 대해 다룬다고 볼 수 있겠다.
"어떻게" 라는 구체성으로 접근하는데다
학교 보안관 해직 문제로 재학생과 졸업생이 나섰던 실화가 중심 사건으로 버티고 있어 1권에 비해 쉽게 느껴진다.
에세이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하고픈 이야기를 등장인물의 입을 빌어 직접 하는 것도 편히(?) 읽히는 요인이고.
철딱서니 없는 난주의 이현에 대한 짝사랑은 여전히 진행중인데,
이현의 감정이 슬슬 드러나면서 묘한 기류를 형성하는 것이 은근 재미나더라는 거. ㅎㅎㅎ
로맨스라면 흘겨봤는데 이상하게 이뻐 보여 제대로 핀트 빗나갔던, 시간을 파는 상점2.
< 덧붙임 >
현재의 시간을 통해 미래를 만들어가는 청소년이 읽으면 좋은 책이지만
두꺼비 서식지를 지키려는 온조 엄마와
숲속 집에서 옴짝달싹 못하는 아저씨를 보며
"산다" 는 것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어른을 위한 책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