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의 쓸모 - 자유롭고 떳떳한 삶을 위한 22가지 통찰
최태성 지음 / 다산초당 / 2019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역사책이 아니다.

책의 분류는 인문 교양서라고 하는데 나는 역사 에세이라 말하고 싶다.

기존의 역사서처럼 시간 순서에 따라 진행하는 것이 아니라 저자 개인의 이야기를 섞어 역사에 접근하니 딱딱하거나 어렵지 않다.

총 네 개의 큰 주제를 잡고 그 안에 작은 챕터를 다시 나눠 주제에 맞는 인물이 등장하는 방식.

위인전인데 유명하지 않은 사람들이 나오고, 군더더기 없이 핵심만 찔러 현재 삶에 적용한다고 볼 수 있겠다.


재미보단 감동이 한가득.

이름 없는 '아무개'들은 용감하게 전투에 나선 것이 아니라 두려움에 떨며 싸움에 나섰다고,

변변한 무기 하나 없이 맨 몸으로 총알 앞에 나서는 그들.

너무 두려워 부적을 품고 전투에 나갔다는 동학농민운동의 마지막 우금치 전투 얘기에서 어떻게 재미를 찾겠는가.


전 재산을 일본에 들키지 않게 급히 처분해도 현재 돈으로 600억 가량.

이 돈을 들고 만주로 가서 학교를 세우고 3년 만에 쫄쫄 굶는 신세가 되었으나

나라의 독립을 위해 평생을 바친 이회영 선생님 가문 이야기에 어떻게 감동을 받지 않겠는가.


희대의 팜므파탈의 대명사가 된 '어우동'이 당한 차별적 처벌,

가정이 있는 남녀가 만난 불륜이었음에도 사회적으로 매장당한 것은 여자인 나혜석 하나였던 과거가

지금은 달라졌는가 의문을 던지며 스스로를 반성하는 저자 앞에 나는 당당한가 묻지 않을 수 없었다.


지나버린 과거.

외울 것 많은 피곤한 과목.

이거 배워서 어디다 써먹냐고 한숨만 나오는 것이 역사가 아니다.

지금도 살아 숨쉬는 시간,

내 삶의 지표가 되어줄 소중한 경험의 산물,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제시해줄 단초가 바로 역사고, 이것이 역사의 쓸모다.


 

 

 

글은, 글을 쓴 사람이 드러나기 마련이다.

숨기려고 해도 숨겨지지 않는 그 사람 본연의 색.

역사의 쓸모엔 최태성이라는 - 인생에서 정점을 찍고 터닝포인트에 선 사람의 깊은 고민이 보인다.

남에게 보여주기 위해 역사 속 인물을 찾아내 위로하고 희망을 주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로를 위로하고 방향을 제시하기 위해 글을 쓴 것 같아 울림이 깊고 크다.

진심이 담긴 말의 힘, 그리고 그가 전하는 역사는 정말로 쓸모가 있더라는 것.


본문 내용에 현재를 같이 살고 있는 인물도 좋지만 역사 속 인물을 멘토로 삼으라는 말이 나온다.

이미 자신의 삶을 통해 모든 것을 검증한 역사 속 인물이야말로 안전(?)하고 확실한 멘토가 아니겠냐는 그의 말에 전적으로 동감한다.

그리고 그가 소개하는 인물은 유명세는 없으나 분명 보고 배울 점이 많은 인물들이니 믿고 참고해도 되겠다.


인생의 터닝포인트에 선 사람들,

미래를 준비하는 청소년들에게 강력 추천하고픈, 역사의 쓸모.

역사책이 아니라 제목 그대로 역사의 쓸모를 찾아주는 책이니 부담없이 읽어도 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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