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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스트 챔피언 - 경쟁 없이 지속가능한 시장을 창조하는 CSV 전략
김태영.도현명 지음 / 흐름출판 / 2019년 5월
평점 :
CSV 이론의 실전 전략서.
다음 세대를 주도할 기업의 나아갈 방향과 구체적 전략을 제시한다.
경영전략서는 처음 접한 것 같은데, 어렵지 않고 재미나서 붙임딱지가 덕지덕지.
내가 모르는 새로운 세계를 접하는 기쁨을 오래간만에 느꼈던 시간.
CSV 이론은 Creating Shared Value(공유가치 창출), 즉 사회적 가치가 어떻게 경제적 가치로 연결되느냐에 관한 이론이다.
기업이 사회의 요구와 어려움을 해결함으로써 사회적, 경제적 가치를 함께 창출한다는 것.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무함마드 유누스가 설립한 그라민뱅크가 대표적인 예로,
신용등급이 낮은 저소득층, 그중에서도 아이를 가진 여성에게 무담보로 소액을 대출해 빈곤을 벗어나는데 도움을 주었지만
그라민뱅크는 말 그대로 은행이지 정부 기관도 NGO 단체도 아니었다.
국토는 넓으나 도심에만 은행이 몰려 있어 도심 이외의 지역에선 금융서비스를 받지 못하는 저개발국가 케냐.
이곳에서 스마트폰 이외의 폰으로 송금이 가능하게 만든 '엠페사'도
모바일 금융서비스를 통해 극빈층의 삶을 돕고 있다.
이쯤에서 삐딱한 생각이 고개를 든다.
"장기 불황의 결과, 기업의 이익 창출을 위한 새로운 시장 모색의 결과가 빈곤층이 된 것 아닌가?"
책을 읽는 중반까지 삐딱한 시선을 거두지 못했다.
그러나 사회적 가치를 따져 시장에 접근한다고 해서 모두 경제적 가치를 만들어내는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고객이 기꺼이 비용을 지불할 수 있는 고객가치를 찾아야 하며 그에 따른 비용도 발생하는데
일시적인 도움(?)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니 곱지 않은 시선은 잠시 접는다.
제품 판매액의 일부를 기부하는 탐스 신발은 기부 금액을 상품 금액에 포함해 소비자가 비용을 지불하므로
CSV 이론과는 다른 것이라 하니 이해가 쏙!!!
우리나라에선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회사를 사회적기업이라 부른다.
책을 보는 내내 내가 생각하는 사회적기업과는 거리가 먼 세계 유명 기업이 사례로 나와 적잖이 당황하고 있었는데
SK 기업이 등장하면서 심리적 저항감 급상승.
그러나 우리나라만 '사회적기업'이 법으로 명시되어 있고 인증하는 방식이라고 한다.
음....... 내가 너무 협소하게만 바라봤군. ^^;;
사회적 기업은 공공의 이익을 더 크게 생각해야 한다는 강박에서 한 발 벗어나게 해준, 넥스트 챔피언.
조직이런 것에 몸을 담았던 적이 있었나 한참을 생각해야 하는 내겐 너무 신선했던 경영전략서.
기업이 전략을 세우는 방향은 물론 방법과 경계해야 할 점,
그래봐야 내 주머니를 털어갈 계획일 뿐이라는 소비자 입장의 반감까지 정리해준 깔끔한 책.
단순히 돈만 많이 벌려는 기업은 넥스트 챔피언이 될 수 없다고 말해줘서 고마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