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하얀 팝콘이 가득 찬 종이봉투를 받았다 멀리서
개 짖는 소리가 들린다 나는 개들을 싫어한다 짜증을
내면서 잠에서 깼다 새벽에 회사 직원이 죽었어
이제 마흔 좀 넘겼는데, 심정지래 나는 심정지와
심장마비가 어떻게 다른지 검색창에 단어를 입력한다
심장이 움직이는 것을 거부하면 심정지가 온다
치매에 걸린 엄마를 요양원에 보낸 첫날, 엄마와
나는 서로의 얼굴을 원망과 두려움으로 바라보았죠
그러다가 결국 그날 저녁에 엄마를 다시 집으로
데려왔어요 못할 짓이더군요 이렇게 살다가는 내가
먼저 죽을지도 몰라요 나는 그냥 자다가 새벽에
조용히 죽으면 좋겠어요 고통 없이요 여자가 인터넷
게시판에 쓴 글을 읽는다 뒤로 가기 버튼을 누르는
손가락에는 쓰디쓴 모래가 묻어난다 끈적거리는 검은 모래
상갓집에 잘 다녀와 아침부터 흐리더니 비가 퍼붓는다
나는 하얀 팝콘의 꿈이 무슨 뜻인지 Chat GPT에게
물어본다 팝콘은 부풀면서 터지니까 뭔가 좋은 소식이
들릴지도 몰라요 흰색은 희망의 색이기도 하구요 하지만
검은색의 죽음이 파근파근하게 걸어오면서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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