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 한 마리
농부는 사고로 다리 하나를 잃었다
그는 이제 자신에게 다리가 없다는
사실을 믿을 수가 없었다 그의 없어진
다리 하나는 밤이면 아프다고 울음을 터뜨렸다
그의 논은 얼마 지나지 않아 풀들로 넘실거렸다
이렇게 다리 병신으로 사느니 죽는 게 낫다
농부는 그렇게 생각하고서는 죽을 결심으로
마을 어귀의 저수지로 갔다 어찌어찌 물에
들어가기는 했으나 죽지 않았다 집의 대들보에
머리를 짓찧기도 하였다 하지만 작은 피딱지의
상처가 생겼을 뿐이었다 어떻게 죽을 것인가
그는 의사에게 가서 죽어버릴 약을 받아오기로 했다
나를 죽게 해주시오
의사는 농부의 잘린 다리를 보고는,
당신에게 소 한 마리를 처방하겠소
농부는 논을 팔아 소를 한 마리 샀다
이제 그는 아침에 소와 함께 집을 나선다
그리고 예전에 자신이 농사를 짓던
땅이 바라보이는 언덕배기로 간다
소가 풀을 뜯으면, 그는 그 소를 보면서
가만히 웃었다 다리 하나가 없는
방글라데시의 농부는 그렇게 살아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