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신(文身)


너의 시는 미친 여자애의
웅얼거리는 소리 같아
어긋난 말들의 천치(天痴)

너와 너의 시 선생은 판박이지
너, 판박이 알아?
내가 어렸을 적에 말이지
만화에 나오는 주인공들
얇은 스티커에 그려진 그거
팔에다 문대기면 그대로 그려져

시간이 지나면 닳아 없어지는
그딴 판박이 따위
차라리 너만의 문신을 새겨

먼바다를 향해가는 조타수
언젠가 정착하길 바라면서
작지만, 무거운 닻 모양은 어때?
검푸른 잉크로 한 땀 한 땀 그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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