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한 시


망설이다가
하릴없이 걷다가
쓰린 속을 부여잡고도 쓴다

마음에 들지 않은 애새끼
얼굴을 괜히 쓰다듬어보듯
그래도 나가서 잘 놀거라
짐짓 따뜻한 말 한마디

그렇게 뒤돌아서면
살짝 얼굴을 찡그리면서
괜히 내보냈나 싶어져
많이 쓰다 보면 나아지겠지
그런 우스운 말은 하지 말아

모든 시는 실패한 시야
누군가 슬며시 웃으며 말했어
그렇군, 열리지 않는 문 앞에서
언제고 다시 두드려 보게 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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