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썹
내가 하나 알려드리죠
사람의 눈은 말입니다
안쪽이 막혀있어요
아주 촘촘한 그물
그래서 눈에 뭐가 들어가도
다 거기에 걸려들게 되어있어요
그러니까 눈썹 같은 거
돌고 돌아서 다 나오게
아, 우리의 조물주는 눈을 그렇게
만드셨다는 말입니다
새벽에 내 눈에 들어간 눈썹 따위
하루 이틀? 아니면 일주일? 그것도
아니면 한 달? 어쨌든 돌아올 테지
하지만 돌아오지 못하는 것들
목이 부러진, 오래된 선풍기
이가 나가버린, 아끼는 찻잔
푹 꺼져버린 인생 슬리퍼
그리고, 너의 이름
수줍게 웃던 때가 있었다
가만히 있어도 빛이 났다
따끔, 눈썹이 돌아오려는 것이다
덜덜덜, 올여름을 끝으로 내버려질
선풍기가 아프게 우는 소리를 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