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한 슬픔


아침부터 커피를 엎질렀어
삶은 계란의 껍질은
죽어도 까지지 않아
집 앞의 커다란 개는
우라지게 짖어
굉음의 폭주족은
비린내 나는 불안을 매달고
하루 종일 줄줄 울고 있어

꺼끌거리는 눈을 겨우 뜨고는
메일 박스를 연다
사진으로 보는 오늘의 세계
폭격으로 죽은 아이를 안은
남자는 울부짖고 있다

아!
먼 어딘가에는 내가 알지 못하는
거대한 슬픔이 흐르는데
손톱에 박힌 가시를 가만히 꾸욱,
조금, 아프다 하지만
충분히, 견딜 수 있다
견딜 수 있을 것이다

다시 한번
겁쟁이 커다란 개가 짖는다
너도 살아 보겠다고
그런 것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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