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대야(熱帶夜)의 아침


머릿속에는 회색의 구름이 잔뜩 끼어있다
창밖에서는 에어로빅 음악이 개 짖는 소리처럼
중년 여자들의 출렁거리는 뱃살의 쓰나미
마침, 우롱차는 바닥을 드러내고는

돈을 주세요!

찻물이 끓기까지 10분 동안 아침 뉴스를 읽는다
아령을 몸에 매달고 강물에 몸을 던진
독거 남자의 비극
외로움과 가난은 늪과 같다
한번 들어가면 빠져나오기가 힘들다

아오리 사과를 깎다가 칼날이 스윽,
푸른 피가 나오려다 얼른 들어가 버렸다
이 세상이 싫은 것이다

매미가 운다
어차피 한철
그래도 살아야지
눈부시게 터지는 더위
열대야의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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