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곳


그곳이 특별했던 이유는
네가 있었기 때문이라는 것을
네가 떠난 뒤에야 깨달았다

이제 나는 네가 앉았던 그곳에
오도카니 앉아
너의 행복을 바라지 않는다
눈물이 이유 없이 흐른다

마지막으로 남은
휴대용 티슈 한 장을 뽑는다
늙음이란 싸구려 미용 티슈 같은 것
얇고 거칠고 쓰라려
조금만 세게 닦아도 생채기가 난다
그래도 쓰다 보면 익숙해져

청춘은
무료하고
무지했으며
무자비한 일상이었다

툭툭 자리를 털고 일어서며
바투 자른 손톱으로
아픈 눈가를 세게 문질렀다
그곳에 다시 돌아가고 싶지 않았으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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