땀띠
여름이면 도지는 병
따끔거리고 가렵지만
죽을병은 아니지
며칠 전 꿈에서 너를 보았지
보고 싶은 마음이란 땀띠 같은 것
서늘한 바람이 불면 사라지는
결국은 그런 것
그래도 가려워 미칠 것 같아
피가 나도록 긁어대지만
까짓것 칼라민(calamine) 좀 바르지
치덕치덕 두껍게
닳아져 버린 분홍의 감정
가루가 후두둑 떨어져
이번 생에는 안 되겠지
다음 생이란 없어
이전 생에 우리가 만났었던가
오돌토돌한 불그죽죽한 흉터
가만히 긁으며 가을을 기다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