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1년째 투병 중이다
큰 병원에 다니고 있다
신경을 쪼개는 통증
의사도 원인을 모른다
이곳에는 환자가 너무너무 많다
앉을 자리가 없어서 바로 옆
정신의학과 대기실로 간다
짐 좀 치워주시죠
이제 스무 살 안팎의 여자애
삐딱한 말투로 말한다
내 짐이 아니라고 하니
기분 나쁘게 툴툴거린다
왜 저딴 짐을 쌓아놓는 거야?
얘, 너 좀 이상해
그래서 정신의학과에 온 거야?
드디어 의사를 만난다
의사는 처방전을 찍어내는
기계 같다 말투는 빠르고
조급함이 느껴진다
나에게 주어진 3분
전번과 똑같은 진통제 처방,
항히스타민제는 빼주세요
약을 먹고 잠이 든다
늙은 남자가 검은 점박이
개를 풀어놓는다
입안에는 서걱거리는
모래가 한 줌
꿀꺽,
한동안 더 아플 모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