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의 향수(香水)


인도의 어느 지방에서는
비가 온 뒤의 흙으로
향수(香水)를 추출한다

비가 온 뒤에 걸쭉해진
땅의 진흙을 수백 개의
항아리에 담아서
끓이고
끓이고
또 끓이고
흙을 버리고
증류수만 남긴다

그 증류수가 비 온 뒤
흙의 향수가 된다
그 향수는 너무 비싸서
보통 사람들이 살 수 없다
전 세계의 갑부들이나
쓰는 향수라고 그걸
만드는 사람이 아주
자랑스럽게 말했다

아주 오랫동안
비의 향수가 어떤 것인지
늘 마음으로만 상상했다

5월의 누런 비는
눅진거리며 하수구를
졸졸 내려간다
송홧가루는 안녕히
너의 후세(後世)는
없을지도 모르지

그래도 땅에 스며든
비의 향수로
누군가의 뇌수를
타고 흐르며 쓰라린
노래를 만들어 낼 지도


**비의 향수(Mitti Attar)는 인도의 Uttar Pradesh주에서 극소량이 생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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