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독(冒瀆)


작은 포트메리온 잔에
반쯤 남은 멀건 아메리카노
미지근한 생강차를 섞는다
진중하면서도 우스운 맛

한국 땅에서 백 년의 시간이
지나면 가장 많이 나올
흔한 그릇 포트메리온
쉽게 잊혀질 그런 시

참새처럼 쪼아먹고 마시면
좋은 글을 쓸 수가 없지
그건 시에 대한 모독이야

대붕(大鵬)의 날개를 갖고
있어도 날갯짓을 하지
않으면 소용이 없는 거야
날아야지 날아 봐야지
흙바닥에 고꾸라지더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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