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원(公園)


가끔 인생이 B급 영화
같다고 생각해 공장에서
찍어낸 인디언 인형 같지
특색이 없어 다 비슷해
넌 좀 다르다고 느꼈지
처음부터 그래, 그랬어

너를 만나러 가는 길에
공원을 지나야만 했어
가슴이 뛰며 웃음이
터져 나왔지 눈부신
흰색 개가 아마도
시베리아허스키겠지
하품을 하며 쳐다봤어

이제, 잘려진 나무를
흔들던 바람은 너에게
닿을 수가 없어 공원은
폐가처럼 잠들어 있고
털이 빠진 크고 흰 개는
어디 길바닥을 헤매고
있겠지 마른 혀에 침을
겨우 적시며 아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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