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쓴 시



못쓴 시는
못생긴 얼굴
같아 엄마는
얼굴이 못생긴
것과 무식한 걸
제일로 싫어하셨지

엄마가 고른 남편은
그러니까 내 아버지는
많이 배웠고 잘 생겨서
좋아하셨지 그런데
엄마 인물은 어떤가
솔직히 말하면 별로야
눈도 별로 코도 별로
입매도 별로 언젠가
아빠에게 가만히
물었더랬지 엄마와
왜 결혼했어 그건 말이다
가을에 받은 편지에
이렇게 쓰여 있었거든

진한 커피색 계절에

그 진한 커피색
계절에 떠난 아버지
생각이 난다
참으로 써지지
않는 못생긴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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