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편배달부


우편배달부가 배달차의
트렁크를 열고 크게 숨을
내쉰다 참았던 힘든 숨
내가 그를 본지도 어느덧
16년째이다 젊었던 그는
이제 머리숱이 흐릿하며
등은 살짝 굽었고 목소리에는
쇳가루가 섞였다 중간에
몸이 아팠는지 잠깐
한 1년을 쉬었던 것도 같다
그가 등기 우편을 전할 때는
항상 친절하고 예의 바르게
네, 우체부입니다, 라고
기분좋은 목소리로 말한다
매일의 노동과 세월에
서서히 짜부라진 그는
아파트 구석진 곳에서
휴대폰을 들여다보면서
급하게 담배를 피우곤 한다
그것이 그의 유일한 휴식
시간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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