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일 아침


빨강 티셔츠에
빨강 바지의
중년 여자는
자신의 표심을
입증한다

팔순의 할머니는
투표소가 어디냐고
묻는다 가만가만
걸음을 떼며

라일락 꽃가지
방정맞게 흔들며
건너편에서 오는
여편네 꺾은
봄을 전시한다

까마귀 한 마리
넙데데한 날개를
휘두르며 머리위로

분노의 흉조
세상이 뒤바뀌지는
않겠지 그래도
경건한 마음으로
기다리는 한 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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