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이 질 때


어르신 놀이터
글자가 박힌
승합차가 줄줄이
흰머리의 할머니들
가로수 벚꽃 그늘에
삐죽삐죽 서있다

아, 글쎄 그 집
할머니가 치매라서
사람도 못 알아보고
오락가락
저기 노인들도
다 그런 거야

물크러진 벚꽃잎
덮고 개미한테
뜯어먹히는
지렁이 한 마리
어제 내린 비에
길을 잃었구나

어린이집 아가들은
콧물을 흘리며
되똥되똥 걷지

승우야, 저것 좀 봐
벚꽃이 날리네
자, 인사하자

벚꽃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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