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우절(萬愚節)


아픈 발을 끌고
산책을 나간다

오리털 잠바에
반바지를 입은
남자는 담배를
물고 천천히
달리는
검정 반팔의
영감은
추워 보여

덜그럭 소리에
뒤를 돌아보니
흰 천에 꽁꽁 감긴
시신 한 구
남자 둘이
차에 싣는다

저걸 보려고
사나운 꿈자리
오늘은 별일
없나 했지

만우절엔
장국영 생각이 나
왜 죽었을까 하고

청춘의 기억을
거슬러 올라가니
한숨만 나와
4월의 바보

무작정
사랑에 돌진하는
등신 같은 짓은
그만둘 때도
되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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