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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영의 수도원 기행
공지영 지음 / 김영사 / 2001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때문에 어쩜 공지영이 특별해질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후일담 문학이라 얘기될 만큼 그녀의 작품안에는 언제나 80년에 관한 집착(?)이 스며있다. 사실 나는 아시안게임은 즐겁게 봤다고 하더라도 민주항쟁은 잘 몰랐던게 사실이고 그녀의 작품들이 나올때마다 부끄럽지만 생경한 마음이 되어 80년대의 모습을 상상하기만 했었다.  그러기를 몇권 그 생경함은 어느새 그녀의 책에서 내가 점점 멀어지게 된 이유가 되었다.

 작가에게 무엇을 원하느냐라는 질문에 당연한 답은 재미나는 인생이야기 듣는것이다. 물론 그 재미나는 이야기의 종류는 수만가지가 될 것이고 어떤 새로움이나 감동의 연결로 나아가지 못한다면 그 소설가의 이야기는 나에게는 생명력이 없다.

 최근에 나온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이 베스트셀러가 됐던건 아마도 이런 이미지의 연상을 가라앉혀서가 아닐까. 사회안에 갇힌 한 사람의 마음을 들여다 보는 일을 통속적이지만 글로써 울릴 수 있을만큼의 내용으로 만들었고 사람들은 무소의 뿔같이 혼자서 헤쳐가는 이야기가 아니라 안타깝게 살아간 한 사람이 타인의 혹은 신의 위로를 받는다는 이야기로 그녀의 이야기가 바꼈다는 것에 놀라는 것이다. (뭐 이책이 아니라도 그녀의 책은 거의 모두 베스트셀러였으니 이런 가정은 그저 나만의 억측에 지나지 않지만) 책을 읽고 눈물이 났지만 그런데도 어쩐지 마음에 들지는 않았다. 애써 눈물 지어지는 느낌 , 결국 수긍할 수 밖에 없는 새로울것 없는 이야기 구조.  대체 나는 이 작가가 어떻게 해주기를 바라는 것일까 ?

 문득 수도원기행을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의 글쓰기가 아닌 또다른 글쓰기, 그녀의 세계가 아닌 낯선 이국의 수도원.  정말 그것대로 이어가는 에세이였기 때문에 가상의 인물이 아닌 오롯이 자신을 거슬러 올라갔고, 뒤돌아보고 기도로 자신을 훑어낸다는걸 느낄 수 있었다.  프랑스와 스위스 독일 이탈리아 등의 수도원의 풍경을 보고 그 풍경안에 사람들을 만나면서 18년동안 일부러라도 잊으려했던 신을 다시 찾게 되고 위로하고 위로받고 또 살아감에 휴식과 감사를 느끼는 그런 여행기였고

의도하진 않았겠지만 늘 그녀의 작품에서 느껴지던 촌스러운 계급의식은 신이란 존재 아래에서 한없이 초라하고 힘없는 그저 어쩔 수 없이 약하고 가난한 존재임에 대한 깨달음으로 변했고 우연찮게도 그 속에서 나는 그녀의 새로운 글을 읽는 기분이 되었다.

 

 시간의 물살을 거슬러 과거로 올라가면 누구라도 그러하듯이 나는 침대 머리맡에 앉아 나의 어리석음이 펼쳤던 내 인생의 드라마.를 두눈 똑바로 뜨고 다시 바라보는 형벌을 받았다. 이제 순종이라는 말의 아름다운 의미를 알 만한 나이가 된 나는 무름을 꿇고 대답했다. 아멘.  p 1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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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 한국사 1 - 단군조선에서 후삼국까지, 식민사관을 벗고 고대사의 원형을 복원한다 교양 한국사 1
이덕일 지음 / 휴머니스트 / 200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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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일단 이덕일의 글쓰는 방식을 좋아한다. 역사에 관한 그의 새로운 해석이 조금 지나친게 아닐까 하게 되다가도 찬찬히 설명하면서 각각의 해석에 실증사례들을 듣게되면 과연 그의 해석에 믿음 한주먹을 주게된다. ㅋ

   교양한국사는 전체 3권에 걸쳐 각각 고대사, 고려사, 조선시대를 중심으로 나눠져있다. 특히 이 책을 읽고 싶었던 이유는 작가의 근작을 읽어 본 후 고등학교 국사 교과서처럼의 설명적인 역사책이 아니라 이야기를 듣는 기분으로 책을 읽게 할꺼라는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다.(과연 조선왕독살사건을 읽는다면 그 사실을 알기에 충분하다 ㅋ)

   내 국사지식이 지극히 빈약한 점도 있지만 이 책에서 새롭게 보여줬던 면이 많았었다. 요하강의 위치로 인해 고조선의 영토 자체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점, 호동왕자의 낙랑국이 있던 시기에 또다른 낙랑군이 존재했을꺼라는 시각, 훨씬 위쪽으로 올라갈지 모르는 마한의 위치 설정, 삼국의 역사적 시간이 일본 역사서에 의해 많은 시간 축소됐다는 점, 3~5c경부터 출현하는 왕국은 실제로 훨씬 이전 시기에 나타났을꺼라는 점. 또 내가 살던 고장이 삼국 시대에는 영향력있는 부족국가 였을지도 모른다는 주장을 보여줬고, 임나일본부설의 근거로 이야기하는 부분인 삼한에 왜가 접해 있었다는 사실. 그 왜의 사람들 일부가 열도로 유입 되었을 가능성, 조선시대에 이십만이던 인구수가 통일신라에는 백만명이 있었다는 점 등.

   연구가 더 필요한 주제도 있었지만 삼국사기, 삼국유사, 광개토대왕비를 중심으로 고분과 유물등으로 사례를 들고 중국의 역사서등과 비교를 하면서 황국사관의 일본스승을 둔 한국학자들의 역사서에 조목조목 비판을 하기도 한다.

   이외에도 광개토대왕의 고구려와 신라의 관계, 또 나당연합군이 연합되는 과정, 고수ㆍ고당전쟁에 얽힌 이야기, 고려의 성립과정을 재미있게 설명들을 수 있다.

  어떤 숨어 있는 이야기를 해 줄지 2권 3권이 빨리 읽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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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리지 블루
유이카와 케이 지음, 서혜영 옮김 / 문이당 / 200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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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처음 읽은 유이카와케이의 소설이다. 일단 재밌다. 목차에서 보면 알수 있듯 이 이야기는 두 여자의 인생을 스치듯 이야기를 건드리는 것 같지만 가볍지가 않다. 간결한 문체때문에 쉽게 죽 읽어지지만 쉽게 잊어버릴 수 있는 이야기는 아닌듯하다.

 일이냐 사랑이냐를 선택하게되는 두 사람 가오루와 노리코, 가오루는 노리코와는 달리 결혼을 선택하고 노리코는 일을 선택한다.27살부터  3~5년에 걸쳐진 기간을 지나면서 60살이 될때까지 그녀들이 결혼과 일을 대하는 그때그때의 장면들을 묘사한다. 시간이 흘러가고 나이가 들면서 두사람의 사회에서의 위치도 달라져간다. 각각 친구이자 회사동료였지만 서로의 묘한 경쟁상대 였기도 해 경쟁심은 매번 달라지는 인생에서 서로에게 보이고 싶은 모습만 자랑하듯 말하기도 하고 상대방을 보면서 부러워하거나 움츠러들기도 한다.

 내가 쉴 곳이 필요해, 집안일에서 벗어나고 싶어.. 부러운 상대방을 보면서 자신의 삶이 정말 행복한가 이렇게 살아도 될까? 라는 의문을 끊임없이 보내고 후회도 했다가 좌절도 했다가 일어서기도 한다.

 서로의 모습이 좋아보이지만 이면에는 좋은 모습만 있는게 아니었다

더 이상 필요한게 없는 행복한 가정을 이룬 가오루는 시댁식구들과의 관계에서 싫증을 느끼고 아기가 생기지않아 걱정도 하고 남편이 바람을 피는걸 알게도 된다. 한편 회사에서 능력을 인정받고 자신의 팀을 이루기도 하는 노리코는 새로들어온 여자직원의 좋지 못한 행실과 바로 밑의 부하직원이 회사의 기밀을 가지고 다른 회사로 옮기는 사태로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책임을 물어 자회사로 좌천되기도 한다.

 갈등은 풀어지고 또 살아가고 또 일이 벌어지고 두가지의 드라마가 번갈아가며 긴장감있게 얽히다가 환갑이 된 나이에 서로의 삶을 뒤돌아 보며 하는 말은 내가 너였더라도 너처럼은 할 수 없었을꺼야 하는 것이었다.

  `매리지 블루'(marriage blue) 결혼을 앞둔 사람들에게 나타나는 심리불안 현상

 결혼과 일을 대하는 것에 있어 이 책의 케이스가 정답일리는 없지만 두사람의 상반된 인생을 보면서 매리지 블루를 미리 겪는 듯한 기분을 느끼게 된다. 또 결혼이후의 생활에 대해서 간접적이지만 여러가지면을 생각 해보게 한다는 점에서 어쩐지 현실적으로 읽게 되던 책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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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 만차스 통신 - 제16회 일본판타지소설대상 대상수상작
히라야마 미즈호 지음, 김동희 옮김 / 스튜디오본프리 / 200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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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히 이 책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긴 했다. 제목만 알고 있었고 누군가의 위시리스트와 한겨레 여름호 부록으로 읽었던 대강의 줄거리가 몽환적이다 하여 제목만 기억하고 있던 참이었다.

 매번하던 알라딘 표지구경도 못하고 있던 이책이 도서관 신간 코너에 올라와있었던거다. 딱히 내가 빌리려고 했던 책은 두권이나 모두 대출중이었고 뭘읽을까 하다 신간에 있는 이책이 퍽 들어온것이다. 그렇지만 내가 저 표지를 봤다면 절대 안봤을꺼 같다. 

표지도 책읽기에 참 중요한 난데 저 표지의 빨간색은 아무리 금자씨가 다시 오더라도 솔직히 노초이스다.

 

 그랬다. 도서관은 책표지를 다 벗겨놓고 저렇게 근엄한 양장 책갈피만 내게 보여줬다. 어어 이거 나 읽고 싶었던거야. 그러면서 달랑 집어 나오고 지하철에서부터 슬슬 읽기를 시작하니 이거 이거 뭔가가 이상하다.

 링의 작가가 극찬을 하고 일본환타지소설에서 대상을 탔다고 자랑한다. 극찬을 했던 대상을 탔던 내가 또 참 안 읽어지고 못 읽는게 또또 환타진데 그래 처음부터 한다는 이야기가 '불결함으로부터의 초월은 불결함에 대한 관념을 버리는 데 있다' 라는 과제의 모임을 이끄는 연구회가 있는 교단에 주인공 아버지가 참여한다는 내용이니 갈수록 태산이다. 

근데 이야기가 불결하고 더럽고 혐오스럽긴 한데 자꾸 읽게는 된다. 이것도 참 무슨 마음인지 모르겠다.

 **** 여기까진 이책을 시작할때의 기분이었습니다.

읽고 난 기분은 약간 섬뜩하면서 기괴한 소설을 알았다는 정도.

일단 차례를 얘기해볼께요.

- 다다미방의 형

- 혼혈극장

- 재의 도시에 사는 그것들

- 그들의 황혼

- 검붉은 얼룩의 승자

 단락들이 괴상하게 연결돼있는 연작이지만 따로따로 읽어도 무방합니다 대략 환타지라 예감은 했지만 알아듣지 못할만큼의 내용은 아니더라구요. (환타지라는 장르의 이미지가 제겐 그래요. 대체 무슨말 하는지 알수없는 단어들과 행동들로 이루어진. ) 괴물과 이상한 형태의 도시와 성격을 알수없는 많은 사람들과 주인공 가족의 미스테리가 끝까지 있지만 내용제목들은 은유적이거나 상징적이지 않아요.  

(괴물인) 다다미방의 형

(라스만차스家의 이야기를 보여주는) 혼혈극장

재의 도시에 사는 그것들(에게 띄지 말것)

(인간과 인간 아닌 부부)그들의 황혼

검붉은 얼룩의 승자(는 주인공자신)

 굉장히 비현실적인데 좀 읽다보면 섬뜩한 기분이들면서 어디선가 일어나고 있는 일같이 느껴질만큼 사실적이기도해요.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이 처음엔 이게 뭐야 하다가도 뒤로 가면 순간 뒷통수를 얻어맞는 충격 내지는 공포 또는 반전이 곳곳에 있어요. 그런 방식이 무척이나 마음에 들었지만 환타지를 읽는 또다른 방법이 있는데 그걸 모르고 무작정 읽어서인지 읽는동안 좀 힘들기도 했어요.

 누구나 좋아할 내용은 아니구요. 독특한소재의 이야기를 원하신다면 선택해 해보심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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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 - 제120회 나오키상 수상작
미야베 미유키 지음 / 청어람미디어 / 200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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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다섯개를 채우기에 충분한 소설 아니 어쩜 더주고 싶은지도 모르겠다. 워낙에 리뷰를 쓸때 늘상 예찬론이 되지만 꽤 두꺼운 이책을 누구에게 당장 권하고 싶은 다급한 마음을 잠깐 가다듬는다. 

이 책은 무척이나 재밌지만 읽기가 그렇게 녹록하지는 않다. 670여쪽이 되는 두께는 뒤로하고라도 대체 이런 글은 본적이 없기 때문이다. 당장 추리소설이면 내가 나서든지 훌륭한(?) 감각을 지닌 탐정 내지는 경찰이 있어야는것 아닌가? 무슨 신문기사도 아니고 이책은 끝까지 사건의 시간과 배경과 사람들만 살핀다.

경매가된 고층아파트의 한 집에서 4명이 죽은 살인사건이 일어났고 사건해결까지의 방대한 분량의 기사들을 꼼꼼하게 적었다. 아무런 관련없어 보인 사람이었는데 어느새 사건의 중심에 와있고 그런 사람이 나타날때마다 그의 혹은 그녀의 가족들까지 사건에 빨려들어간다. 끝까지 긴장감을 늦출수가 없으면서도 끝까지 숨을 고르게하는 안정감에서 작가의 필력을 느낄수 있다.  

부동산, 경매 쉬이 접할수없는 문제를 소재로 삼으면서 90년대 초반 버블경제로 허덕이는 사회적배경을 상세하게 설명하고 고층아파트와 비교되는 간이여관, 그안의 가족들이 겪었던 전혀 다른 일상은 이기적이거나 소외되거나 버려지거나 외톨이가 되가는 사람들의 시간을 그대로 비춰준다. 실제로 일본내의 큰 문제이지만 우리나라 또한 그런 문제에 관한한 밝지만은 않은게 현실일것이다. 

대단한 작가를 알았고 그의 다른 작품 또한 찾아봐야겠다는 결심을 하게하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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