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편지형식을 좋아하지 않는데
이책은 그런것같기도하고 아닌것같기도 하다.

그렇지만 저렇게 모조리 기억하는 것에 방점이 있다.
이 소설이 분명 흥미로울것이라는.ㅎ

나는 귀여운 파란색 레이온 드레스를 입고 있었다. 종달새가 그려져 있었고 목선 주위에 노란 장식이 있었지. 치마는 적당히 갸름했고 엉덩이에 깊은 주머니가 달려 있었다. 그 드레스를 아직도 기억하는 이유는, 우선 나는 누가 무슨 옷을 입었는지는 모조리 기억하기 때문이고, 또 그 드레스를 직접 만들었기 때문이란다. 아주 잘 만든 드레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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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미쳐있고 괴상하며 오만하고 똑똑한 여자들 - 이해받지 못하는 고통, 여성 우울증
하미나 지음 / 동아시아 / 2021년 9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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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증에 대해 병리학적으로 소개하는 부분들을 비트는 과정을 지나서

자살이나 우을증을 겪고 있는 각각의 이야기를 듣는다는 것의 무게감은

어쩌면 내안에서 한번씩 불쑥 터져나오는 울음을 떠올리게 해 당황스러운면이 있다. 이제라도 울음을 외면하지 않고 있었던 일들을 적어가보는것 이 책을 읽고서 할일이다.

사람들이 병으로서 느끼든 상태로 느끼든 우울증에 대해 말하고 도움받을수 있는 상황으로 나아갈 수 있는 도구(?)가 있어야 된다고 생각한다.

자살의 사회적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것인가 하는 부분과
그 책임과 돌봄의 설계 또한 굉장히 섬세해야한다는 부분도 의미심장하다.

우울하지만 또 우울함을 넘어서는 이야기를 접할 수 있어 좋았다. 요즘 읽는다는 것이 대체 뭔가 하다 이런 이야기를 접하게 되니 사람을 살릴수도 있는 읽기로 갑자기 레벨업이 되고.

재미라도 좋으니 계속 읽기를 멈추지 말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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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삼십 대 여성의 고통에 주목하지만 그것은 이들이 가장 아픈 사람들이어서가 아니라, 이들이 고통의 목격자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솔직하게 자신의 상처를 드러내고 그것이 어디서 기인한 것인지를 치열하게 고민하는 사람들이어서다. 바라는 것은 이것이다. ‘이삼십 대 여성의 고통을 보아달라’라기보다는 (물론 그것도 있다) ‘이삼십 대 여성의 눈으로 세상을 보아달라.’ 이들이 털어놓는 이야기를 통해 한 번쯤 당신 자신을 들여다보았으면 한다.

어떻게 내가 나의 보호자가 될 것인지, 스스로를 컨트롤하면서 자립할 수 있을지 고민해요. 그럴 때 부모에게도 의지해 보고, 남자친구나 회사에도 의지해 보지만 ‘결국에 다 소용없구나, 내 주관대로 살아가야지’ 하고 가장 먼저 깨우치는 사람은 이삼십 대 여성인 것 같아요

여태껏 너무 많은 여자들이 죽었다. 지금도 죽고 있다. 낙태한 여자라고 손가락질 받다가 죽었고, 성관계 영상이 인터넷에 유포되어 죽었고, 왜 안 만나주냐며 협박하는 이에게 스토킹을 당하다 죽었고, 한때는 서로 사랑하던 사람에게 맞고 마음을 조종당하다 죽었고, 거울 속 자신을 보며 먹고 토하고를 반복하다 죽었고, 창녀이면 강간당해도 싸다고 말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죽었다. 이들을 생각하면 너무도 분노가 치밀어 세상에 불을 지르고 싶어진다. 가해자를 찾아가 차례로 죽이고 나도 죽어버리고 싶다. 간신히 마음을 다잡고 다른 방법을 찾을 뿐이다. 많은 이야기를 듣고 기록하는 방법으로. 내게 이 이야기들이 있는 한, 절망하지 않을 책임이 있다고 생각하면서.

누군가를 내 삶에 받아들인다는 것은 그로 인해 내 삶이 어그러질 가능성까지 껴안는 일이란 걸 알게 됐다. 내가 받을 기쁨과 사랑뿐 아니라 상처와 아픔까지 받아들여야 한다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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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방식 이야기 듣는걸 좋아하긴 하는데
우울증 환자이야기는 좀 힘들기는하다.

손가락 들 힘도 없는 처지의 사람들을 어떻게
찾아낸건가 싶다가도 살펴보면 또 굉장히 많을것도같고.

그치만 치부를 남앞에 드러낸다는것 자체가 쉽지않은 일일텐데 이런 작업에 나서준 인터뷰이들, 이야기 들어준
작가가 고맙기는 하다.

어느곳에서나 마찬가지지만 이야기하고 나누는게
정말 정말 중요하고 필요한 일이란걸 느낀다.


100명의 우울증 환자가 있다면, 이야기 또한 100개가 있다. 제각각 모두 다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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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yche 2022-03-11 14:1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읽어보고 싶은데 읽으면서 힘들 거 같아요. 마음이 좀 가벼워진 다음에 읽어보고 싶네요

singri 2022-03-11 14:30   좋아요 2 | URL
저같은 경우는 표지가 넘 강렬해서 글자가 책을 다 덮고 튀어나오것같아서 대체 뭔이야기길래 저렇게 소리치나 했더니 실제로는 아무데도 말 못하거나 안하는 사람들 이야기였어요.

힘들기는하다 또 그렇지만은 않다가 왔다갔다 해요.ㅎ

미미 2022-03-11 14:4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고통이 있으면 있는대로 즐거우면 즐거운 대로 자신의 목소리를 낸다는 건 참 필요해보여요.
목소리 내는 이들에게도 위로가 되고 듣는 이들에게도 이 세계를 넓혀주는 공감과 이해의 과정이 될테니까요.

singri 2022-03-11 15:12   좋아요 2 | URL
당연하고요. 이책 읽으면서 저를 또 뒤돌아보고 있습니다. 나는 어떤일을 할 수 있나 하는것요.

이게 꼭 정치적일 필요는 없는데 이상하게 이책 읽으면서 요즘 정치권에서 하는 이야기들과 아예 상관없는 이야기는 아니다 싶더군요.

정치라는게 일이년 가지고 되는일이 아니고 스피커라고 하면 그렇지만 목소리를 대신할 여성 정치가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꼈어요 진보를 위한 언론 역시도요 ㅜ

 

아무 생각하지말고
책 읽다보면 오년이 지나있을꺼야

그나저나 언제적 바나나 님 이십니까? ^^
무슨내용일지 궁금합니다.ㅎ

기본이상 해주던 정유정이니까ㅎ

아몬드정도 해줄런지 어떨지 소소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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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yche 2022-03-11 08:0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미국은 대통령 임기가 4년인데 한국은 5년이라.... 트럼프 때 생각도 나고 마음이 영 복잡하네요.

singri 2022-03-11 08:39   좋아요 2 | URL
네 . 당장 6월에 있을 지선이도 걱정되긴 마찬가진데 사람들이 쉽게 또 여대야소 만들지 않기를 바래야 하는 처지가 됐네요.
에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