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은 껍데기가 내 것이 아닌 것처럼 느껴진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가슴이 정말 아플 때도 있다. 공과금도 내야 하고 어른도 되어야 하는데 어른이 되는 법을 몰라서, 어른이 된다는 것은 실패할 확률이 지독히 높은 일이라서 겁에 질릴 때도 있다.
모든 건 주어진 순간에 사회에 무엇이 필요한지, 무엇이 필요하지 않은지에 따라 결정되는 거야. 도덕률은 유연하고 실용적이야.
해리가 머리 돌리기 시작하는 이 지점일때 사건은 밝혀진게 하나도 없는데도 막 멋짐이 흘러내림.ㅋ그나저나 뭔가 해리도 늙는거 같아서 슬프다.
전혀 중요하지 않아 보이는 모든 연상. 의미를 부여하기도 전에 다른 현상들로주의가 흩어져서 순식간에 망각되는 생각. 자다 깨서 주위를 지각하기 시작하면 사라져버리는 꿈처럼.열에 아홉은 쓸모없는 생각이지. 하지만 남은 하나에 어떤 의미가 있을거라는 희망을 버려서는 안 돼."
우리의 인생이 겨울을 지날때라니제목이 표지가 읽어야돼를 외치는 기분으로 잡았던 책인데 생각만큼 작가의 겨울나기에 공감이 되지 않아서 조금 아쉬웠던 책.뭐랄까 어떤책이든 그 책이 말하고자 하는 바에 감정이입 내지는 설득당할 수 있어야 되는데(이미 나는 항상 그래질 준비가 되었음에도) 책은 그래주질 않았어서 내가 읽는동안 뭔가를 놓치고 읽었을까 라며 계속 되돌아 읽기를 반복했다.어쩌면 이전 어떤 책들에서 받았던 느낌같은걸 기대하고 그래주길 바랐는데 그러질않아서 실망했을 수도 있다.인생수업이나 랩걸, 힐빌리의 노래 같은 책들이 그랬는데 예상하지 않았던 눈물을 쏟게 한다든가 혹은 전혀 모르던 분야의 전문적인 지식을 알며 새로운 곳에 대한 동경 또한 느끼게 했던 책들처럼 이 책 역시 그런 면면들을 채워줄꺼라 기대했다.남편의 건강이상과 함께 몰려오듯 뜻하지 않은 일들이 겹치고 그로인해 저자가 말하는 윈터링에 들어가게 된다.겨울잠같은 의미이기는 한데 딱히 또 그런 의미만 갖고 있지는 않았고 여행이나 책, 영화, 자연, 신화, 종교, 사람들과의 대화등을 통해 자신의 바닥을 느끼고 그 바닥에 닿아 딛고 일어난다는것 보다 그 바닥에서 자신의 감정들을 가만 들여다본다는 의미였던것같다. 개개인마다 인생이 줄곧 잘 풀릴 일은 없다.인생의 기복 앞에 어떤 마음으로 바닥에 닿느냐에 대해 생각해보는 일은 의미가 있다. 인생은 매순간이 허무한 것일테고 그걸 모르고 있는 순간조차 허무한 것은 맞다. 바닥의 순간에 나의 존재감을 들여다보는 일과 그러함에도 또 잘 풀리는 일들을 기대하는 것이 인생의 수레바퀴를 돌리는데 있어서 굉장히 중요한 일이라 생각한다. 막상 바닥에 닿아도 바닥이라고 알지도 못하고 지나와서야 그때가 바닥이었구나를 넌지시 알게될 뿐이지만 바닥에서조차 나를 나로써 지지하는 일이 바닥을 치는 그런 순간에는 정말 힘든 일이기는 하다.책과 어느 부분 연결점을 만들기는 한 것같은데또 다시 읽을것 같지는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