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가쿠다 미쓰요의 종이달을 읽었다.

8일째매미 와 종이달 언덕 중간의 집 해서 사건 3부작이라고 한단다. 종이달은 책의 인기 때문인지 영화화도 되었다는데 오히려 영화가 더 나을꺼 같단 생각이 들었다.

우리나라에는 14년 발행인데 사건의 내용은 11년 금융사태이후 바껴진 요즘과는 좀 거리감이 떨어져서 2ㅡ3년전에 읽을껄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사건에 빠져들기 어려운 이유로 인증만으로 십분 이십분을 보낼 요즘에 워드로 치고 복사기로 정기예금증서같은걸 복사해서 내주는 90년 중후반이 배경이라


1억엔을 펑펑 쓸때까지 들키지 않고 휴가를 빗대 태국으로 도망간 41살 리카씨의 이야기가 사실 현실감 제로라 빠져들기 어려웠다. 

작가 특유의 여성에 대한 극한까지 몰고가는 심리묘사가 일품이라는데 대단한 사랑과 연애를 해보지 않았다 하더라도 백번양보해서 좀체 이해가 어려운 부분이 군데군데 섞여서 묘하게 싫은 점으로 읽혔다. 역자 역시 나와 비슷한 점을 씻기지 않는 생선비린내로 표현했는데 종이달의 어쩐지 낭만적인 제목과 내용은 웬지 정반대로 느껴지는 점이 나만 그렇지 않음을 느끼게한다.

리카 및 주변의 몇몇 인간군상들이 돈을 쫓아 양심도 저버리고 돈에 취한채 돈이 하는대로 살아가는 인생들을 보자니 답답하고 딱히 그들을 멈추게하는 어떠한 손길도 볼 수 없던 고독한 삶이었다는게 안타까웠고 무엇보다 그녀의 주체되지 않는 구체적 욕망의 원인이 뚜렷하지 않았던 점이 갑갑했다. 

그럼에도 저자의 필력은 느껴지는 부분이 있어 사건 3부작을 기회가 되는대로 접해보긴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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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남은 날은 전부 휴가
이사카 고타로 지음, 김소영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5년 6월
평점 :
판매중지


7. 이사카고타로의 남은 날은 전부 휴가를 읽었다.

아는 일본작가라곤 하루키, 무라카미류, 나쓰메소세키, 야마다에이미, 에쿠니가오리 , 야마모토후미오, 요시모토바나나등 여작가 위주로 읽던 시절에 오쿠다히데오랑 이사카고타로를 읽은적이 있다.

하루키의 해변의 카프카를 읽고 오오거리다 그의 나긋나긋한 수필집들에 빠져서 아 일본작가들 심오한데 유쾌하구나 좋구나 좋아 ㅋㅋㅋ 그러면서 또 읽어보자 하며 집어들었던 작가들인데 아훙 공중그네는 심오를 찾을래야 찾을 수가 없고 중력삐에로는 산만하기가 이를데가 없었다ㅡ 아 나 일본작가들이랑 안 맞아 그래 그런거야.

정말 그러고나서 미야베미유키와 요시다슈이치 온다리쿠 덴도아라타의 몇작품만 발견했었다. 아 나도 참.

이후에 오쿠다 히데오의 개그를 싹 빼낸 남쪽으로 튀어를 읽고 깜짝 놀라긴 했지만 아 첫인상이 이렇게 무섭다 좀처럼 책이 집어지지 않는다. 역시 그런 이유로 이사카월드까지 나올정도의 작품이 나와있는데도 그의 작품 역시 정말 손이 가지질 않았다.

책 읽게 되는 계기가 참 중요한데 이런 첫인상의 중요성을 어느정도지만 믿게되는 나로썬 이걸 치고 나오는 계기가 쉽지가 않다.

최근 한국소설이 좋아서란 장강명의 소설평집도 그중 하나인데 누가 옆에서 좋다좋다 재밌다 읽어봐라고 부추겨주면 슬그머니 못 이기는 척 한번 읽어 볼까 마음 먹는 다는 것이다. 덕분에 나도 읽을 리스트에 한국소설 20권을 주룩 추가해 놓게 되었다.

같은 이유로 이사카씨 책들을 애정하는 분들의 진정어린 좋아좋아 이야기를 읽다보니 아 내가 모르는 뭔가 있을지 몰라 하며 몇몇 책들을 꼽아 보게되었다. 안 읽어진 이유도 읽어지는 이유도 참 단순하다.

이책은 조폭도 아니고 그냥 얼렁뚱땅 건달 미조구치씨가 오쿠다 가족을 만나고 헤어지고 또 다시 만나게 되는 과정에서의 기발하고 웃기고 기상천외한 일들을 겪는 모험담이자 성찰의 시간에 대한 이야기다.

인생 별꺼 있나 남을 해꼬지 하는것보다 도움을 조금 주는것 뛰는 것보다 나는게 훨씬 신나는 일이니 날수 있으면 날자 이런류의 이야기 모음 이다.

각 에피소드마다 오쿠다와 미조구치와의 연결고리를 알아내는 것도 재미나고 그 연결고리들을 마지막에 터트리듯 다 보여주는 과정을, 엉성하지만 촘촘히 얽어놔서 추리하는 재미도 함께 주었다.

이사카월드라고 할만한 책은 아니었던 것 같지만 그래도 지겹지 않게 읽을 수 있어 다행이다. 다음권에 손을 뻗게 해준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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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에 하루키 여행기를 읽고있는데 문득 아 이렇게 허허롭게 여행 다니고 펜이랑 종이만 있으면 돈 벌 수 있고 참 편하고 좋겠구나 싶으면서 뜬금없이 내가 참 고달프구나가 확 와닿았다.

굳이 비교할 필요가 없는데도 비교를 하는 내 자신도 우스웠지만 뭔가 잡지말투를 보는듯한 기분이 들어서 좀 웃겼다.
그러면서 우리나라에는 왜 아이언맨 같은게 없어서 이리도 고달픈것인가 하며 미국에도 사실은 없는 아이언맨을 뜬금없이 생각했다.

내가 만화나 웹툰을 못 읽어서 모르는걸테지만 이런 나같은 사람도 알만한 최신예 히어로가 우리나라에 없ㅊ는것 같다.

나라가 힘이 없으면 캐릭터들도 힘이 없어야 되나? 아니면 그런건 장사가 안되나? 아 그런걸 만들 돈이 없는건가? 해리포터도 전형적은 아니지만 히어로이지 않나? 우리작가들도 뭔가 한국 아이언맨 한국 해리포터 좀 써 줬으면 좋겠다. 현실적으로 대신 두드려줄 영웅이 필요하다.

아ㅠ이래서 막장이랑 권선징악이 대신하는건가. 이순신도 불멸하시고.. 암튼 하루키 여행기를 읽으면서 이런걸 생각하는 나도 참 웃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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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6-09-08 08: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리나라에도 히어로가 있었죠. 우뢰매라고.. ㅎㅎㅎ 그런데 그때는 변신 히어로가 아이들이 좋아하는 캐릭터로 여기던 시절이라서 시간이 지나면서 잊혀지고 말았어요.

singri 2016-09-08 09:31   좋아요 0 | URL
맞아요 우뢰매 태권브이 마루치아라치 똘이장군 . ㅋㅋ생각해보니 어렸을때가 그리운거에요. 만화를 보면 되는 거였어 ㅋㅋㅋ
 

음 최근엔 육아로 몇년 여행다운 여행은 해보지 못한 나로썬 이런 여행서들이 실로 대체적으로 여행의 맛을 떠올릴수 있겠다 싶은데 이놈의 여행이란 것이 모든 조건을 맞춰내기가 힘들어 좀처럼 언제 갈지 모를 요원한 일이 되고나서부터는 여행서란 그야말로 딴나라 뜬구름 이야기로 들릴뿐이다. 설마 하루키마저 그럴까 했는데 ..

내 생활의 팍팍함때문이겠지만 초반의 편한 여행기 느낌보다는 너무밋밋해서 그냥 못 읽었던 하루키 소설이나 읽을껄 싶었다. 그냥 여행기 아닌 대놓고 잡담일때가 오히려 한걸음 다가오는 혹은 사람 같은 하루키씨로 더 느껴졌다. 친근한 그림체의 하루키를 대체 왜 사진으로 도배를 했는지ㅡ.ㅡ

음식평이나 음악평 야구에 대한 이야기들은 익히 알고 있지만 딱히 더 먹고 싶거나 들어보고 싶은 류가 아니라서(이 또한 내 갑갑한 생활상 때문이겠지만) 별로 구미가 동하지가 않았다.

그러니까 여행이란 오롯이 자신이 드러나는 일이고 그러한 여행이 그 사람의 깊이를 들여다보는 일일테고 여행기를 통해서 작가의 또 다른 한면을 보게되고 나도 돌아 보는 일일 것이다.빈약한 밑바닥 감성을 하루키 정도면 대신 좀 끌어올려줘야 되는거 아니냐고요.

내가 라오스에 뭐가 있는걸 전혀 알 수 없듯이 하루키도 몰랐고 책으로만은 그 느낌적 느낌을 사실상 잘 모르겠다. 아마도 나는 흠 그러니까 하루키식으로 된 삼시세끼같은 여행기를 기대했는지도 모르겠다. 왠지 그래줄꺼같았다. 왠지..ㅋㅋㅋ
또 아마도 내가 근래 여행을 준비중이었거나 다녀온 뒤였다면 또 다르게 읽혔을지도 모르겠다. 정말 여행기는 이제 그럴때 읽어야겠다.

그저 조깅하기 편한, 스케치나마 보스턴의 상쾌하고 여유로운 아침이나 이탈리아의 스치는 풍경같은 예전 이야기나 인구당 독서인구가 제일 많다는 아이슬란드의 고즈넉함 또는 독특함 같은걸 그냥저냥 잘 드러내줘서 그런부분들이 아니었다면 좀 대실망할뻔.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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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편안한 글을 읽어도 되나 싶을정도지만
하루키는 역시 편안한게 나는 제일같다. 좋다ㅡ

그치만 요즘 일본이 너ㅡ무 싫어서
일본책도 읽기 싫어질려는 마음이 자꾸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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