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한 비너스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 / 현대문학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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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 히가시노게이고의 위험한 비너스를 읽었다.

그의 몇작품을 읽은 뒤로 이야기를 밀고 가는 힘은 알고 있었지만 학문적 이론이나 과학적 연구를 소설로 만드는 일에 너무 이야기를 만들려는 조작임을 일찍 깨닫게 하고 끌어가는 방식이 조금 지루할때가 있다.

늘상 읽고나서 아 재밌는데 이거 뭐지 하는 느낌이 드는 소설일때 기분이 썩 좋지 않은데 ㅋ 유독 히가시노게이고의 작품들에 왜그런 느낌이 드는지 나는 나를 좀 돌아볼 이유가 있다고 생각했다.

작품에서 서번트증후군이 발현되는 기전을 알게된 어느 신경과의사는 죽음을 앞두고 있다. 그의 부인의 전남편이 남긴 마지막 그림인 관서의 망이란 작품은 프랙털도형을 그린 추상화 작품으로 후천적 서번트증후군의 한 증상이다.

자폐나 뇌의 이상이 생긴 사람들에게서 나오는 천재적인 계산력과 예술적 능력을 뜻하는 말로 영화 레인맨의 더스틴호프만 겪는 현상으로 사건의 핵심이 되는 이야기이다.

레인맨이 80년대 영화인걸 뒤로하고라도 이 사건이 어떤 소설속 인물로 형상화 되는 이야기가 아니고 단지 그런 학문적 결과를 찾으려는 이야기였고 리포트를 찾는 과정에 트릭들이 의외였긴 하지만 초점이 되는 이야기가 되기엔 그 강렬함이 덜했다고 할까? 그냥 이야기를 위해 묶어 놓은 기분이었다.

우발적인 사고가 있은 뒤 가족관계 또한 흐지부지된 수의사 하쿠로가 어머니의 재혼으로 생기게 된 남동생 아키토의 소식도 모르고 살아가는 어느 날 동생이 실종됐다는 소식을 가지고 그의 아내라는 여자가 찾아온다.

아버지의 병이 심각해지자 급히 귀국한 이후 갑자기 연락이 되지 않는다며 아주버님에게 도움을 청하고자 나타난 여자로 인해 십수년전의 사건과 또 후계문제를 비롯한 재산을 나누는 과정에서의 마찰을 비춰준다.

뜻하지 않게 사건은 엉뚱한 방향에서 해결이 되지만 그런 해결을 이끄는 상황에서의 그녀의 역할이라곤 그저 미소와 상황을 보는 똑똑함이 있다고는 하지만 도움이 되지 못한다. 남편을 찾기 위해서라면 뭐든 하겠다는 다짐 뒤로 너무 연약하거나 안일하게 그려지는 여성캐릭터들의 진부함라든가 그런게 매번 눈에 거슬렸는데 이번에도 역시.

이야기를 재밌게 읽긴 했지만 껄꺼로움이 여전하다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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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 (노블판)
스미노 요루 지음, 양윤옥 옮김 / ㈜소미미디어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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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 스미노 요루의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를 읽었다.

깔끔하게 쓰여졌고 풋풋하고 유쾌하게 읽었지만 시한부라는 한계로 눈물 찔끔하게도 한다.

좀 괴기하기까지 한 제목으로 일본에는 제목도 참 일본스럽다 그랬는데 ㅋ마루타같고 링같고 한 그런 내가 자주 접하지 않는 공포물일꺼라 지레 짐작하고 그냥 스친 책이었는데

한두편씩 읽고난 사람들의 리뷰가 점점 내 짐작과는 다른 이야기인 시한부 스토리라는 것이다.

앗 그렇다면 한번 읽어볼까 ?? 그러는 마음이 생긴차에 눈에띈 이 책을 주루룩 읽어보니 역시 첫인상을 다 믿으면 안되는 거였다

소설은 어차피 지어낸 이야기 이지만 그런 지어낸 이야기 속에 어떤 진심이 느껴진다면 그 진심은 사람을 울리게도 감동하게도 만들 수 있는건 참

이야기의 대단한 힘이라고 생각한다.

소설 속 주인공인 사쿠라의 우하하하하 하는 웃음소리가 귓가에 들리고 그들이 나눠 먹던 라면이나 우메모찌 같은 것들이 내 입에 맴돌며 끝내 내장탕을 먹고 싶어하는 마음까지 들게 하는 이야기라면 이 이야기에 나는 점점 빠질 수 밖에 없겠구나 그런걸 몇장 읽자말자 느낄 수 있었다.

그렇다 해서 생명유한을 적는 이야기에서 풍겨지는 비극적 신파를 염려하지 않은건 아니지만 일단 고등학생인데다 너무나도 발랄하고 유쾌해서 그런 신파를 이겨내는 농담이 기분좋게 했다.

과연 이 고등학생들의 툭툭 싸울듯 말듯한 이야기들이 어디로 흘러갈지에 대한 호기심도 한 몫하거니와 은둔형외톨이 주인공이 사쿠라를 알게 됨으로 어떻게 변해갈지를 보는 것 또한 소소한 기쁨이기도 했다.

공병일기를 읽어낼때 고통과 슬픔에 같이 기쁨을 쏟아내는 장면이 책의 절정이었지만 역시나 처음 병실에서 그녀를 안아주는 장면이 참 따뜻하고 고마운 느낌이었다.

아 사쿠라는 어이 없게 생을 마감하지만 그럼에도 그녀의 마지막이 슬프지만 않았던건 그녀가 필요하다며 죽지말라는 말을 너의 췌장을 먹고싶어라는 말로 대신해준 친구를 만나 그를 변하게 해 줬기 때문이지 않을까. 그녀가 죽어도 어떤 이어짐이 계속 되는 그런 존재 이유.

풋풋한 라노벨 이지만 또 그렇게 가볍지만은 않은 감동이 있었다 . ㅅ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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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나쓰메 소세키 지음, 진영화 옮김 / 책만드는집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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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 나쓰메소세키의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를 읽었다.

초반 2장까지 읽기가 지겨운 면이 있는 한편으로 인간들의 생활에 익숙치 않은 못생긴 고양이가

굉장히 똑똑하고 유식해서 내가 인간들의 이야기를 들어보겠다 하며 듣게되는 해프닝 같은게

또 굉장히 웃긴 장면으로 연결될때가 많기도 했습니다. 대표적으로 떡국장면 같은거요 ㅋㅋㅋㅋㅋ

웃겨 뒤집는줄 ㅋ


2장을 지나니 그럭저럭 나오는 사람들과 이야기 방식이 익숙해지면서 조금 나아지는 듯 했으나

듣지도 보지도 못한 일본 역사와 고대 철학 및 그리스 사상 한번씩 불쑥불쑥 라틴어까지 등장하는 통에

글이 있고 단어가 있고 이야기가 있음에도 아 나는 뭘 읽고 있느냐 하는 그 상태가 또 오게 됐지요.


그럼에도 이렇게 지겨운 이야기를 이렇게 길게 유유자적하면서 톤도 변하지 않고 끊임없이 이어 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궁금한게 생기기도 하고 어느 정도 그러한 배경 지식이 있다면 지금 보다도 주인 구샤미선생의 말들을 잰체한다거나로 듣지않고

좀 더 이해를 하며 들을 수 있었을테고 그의 괴팍한 성격도 좀 더 편하게 보여졌을까 싶기도 했어요.


고양이가 일관되게 주인선생 집에 오는 각양각생의 손님들을 비평하는 장면이 늘상 웃긴데

정말 내가 아는게 정답이지 하는 사람부터 소심하게 주장하다 속으로 감추는 듯한 사람 돈만 알고 교양없는 사람

지식만으로 인생을 바꿔 보려는 사람 등등 현재도 볼 수 있는 다양한 사람들의 어떤 속물 근성(?) 같은걸 대놓고

나는 고양이니까 너네 마음같은 건 몰라 왜 그러는지 이해가 안돼 라는 투로 하나에서 열까지 왜 저럴까 하는 말들을

들으면 맞아 사람이 고양이보다 못하네 .. 그렇게 말하게 됩니다.


메이테이 선생과 간게쓰 등의 인물들과 나누는 대화에서 서로를 비웃거나 하는 장면이 많지만 그런 속에서

세태를 비판하고 또 서양과 동양의 생각과 생활 방식의 차이점들의 이야기 하는 장면 같은것에선

그래도 그 나름대로의 그때의 생각을 읽을 수 있어 의미가 있었습니다.

음..우리식으로 따지면 뭔가 조선시대 이기론과 이이론같이 이황과 기대승의 논쟁을 보는듯한 인상도 받기도 했어요

그 정도의 고급은 아닌지만 느낌적으로 듣다보니 그런 생각까지 자꾸 왔다갔다 하면서 읽었던거 같네요; 
그래서 읽고났는데도 여전히 몽롱한 머리 속. ㅋ


어렵긴했지만 그래도 근래 일본소설 읽으면서 절대 느낄 수 없던 특이함과

시, 연극, 하이쿠, 탐정소설, 연애소설, 철학,역사 이 모든 장르를 한 책에서 경험 해 볼 수 있는

새로운 형식의 글을 읽어보게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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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의 이름은 유괴 - g@me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권일영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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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히가시노게이고의 게임의 이름은 유괴를 읽었다.

광고회사에 다니는 주인공이 닛세이 자동차의 광고 및 캠페인을 수주하는 과정에서 회사 부사장의 권한으로 자신이 배제되는 상황을 맞는다. 원한이라기 보다 그에 대한 승부욕이 나타나고 우연히 그의 집 담을 넘는 여자아이를 보게되면서 사건이 시작된다.
자초지종을 듣게된 주인공은 그녀와 계획하에 유괴라는 게임을 시작하게 되고 결국 성공을 하는데 그 모든 과정이 유괴범의 그것보다 더 치밀하게 이뤄진다. 그렇지만 이 모든 계획은 부사장의 진짜 첫째딸이 죽음으로써 이상하게 사건이 틀어지게 되는데 주인공의 추리가 돋보여지는 지점이 나타난다. 반전이긴 했지만. .. 결국 부사장과 주인공이 큰 벌을 받는건 아니어서 읽는 뒷맛이 씁쓸했다.

소설 전반에 깔려 있는 여자에 대한 생각같은게 읽혀져서 좀 짜증내며 읽었던 책이다.
히가시노게이고는 왠지 알 수 없는 이유로 몇권 읽지도 않았으면서 그냥 뜨뜨미지근했는데 
이 책을 읽으니 내가 왜그런지 좀 알꺼 같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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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녀에 대하여
아리요시 사와코 지음, 양윤옥 옮김 / 현대문학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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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독특한 구성의 소설책을 읽었다.

작가도 여자이고 번역자도 여자이고 주인공도 여자이고 ;;; 그래서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런부분이 여자의 미묘한 심리를 잘 표현해 준거 같아 읽는동안 쉽게 빠져들수 있었었다. 도미노코지 기미코가 타살인지 자살인지를 추척하는 과정의 인터뷰를 묶었는데 27명의 사람들마다 기억하는 그녀가 모두 달랐다. 어떤 사람은 선하고 착하시고를 되풀이하고 어떤 사람은 세상에 제일 나쁜 여자 그야말로 악녀라고 지칭하니 읽는 동안은 대체 이 사람 뭐야 하는 기분으로 자꾸 읽어가게 되었다.

그렇지만 한가지 든 생각은 처음부터 그녀가 악녀였을까 하는 부분이다.
아이때부터 엄마와 살아가는 일의 전면에 나선 소녀를 좋아했던 남자들이 그녀를 버림으로 16살의 몸으로 임신하게 되고 그런 소녀가  착하게만 살기에는 녹록치 않은 현실이 있었을것이다 라는 생각에 어린 스즈키 기미코가 가여웠다. 물론 이후 벌어지는 사업과 새로운 만남에서 각종 거짓말과 바람직하지 않은 행동들이 이해가 안됐지만 어긋나게 채워진 단추의 첫부분으로 부풀려진 재산과 또다른 거짓말들이 본능적이었다고 하기엔 좀 너무 인생이 불쌍한 것이다.

엄청난 재산은 부동산을 사고 팔기하는 과정으로 끊임없이 늘어나고 보석사업에서 수완을 발휘하고 운동클럽도 그런 일환으로 열게 되는 그야말로 사업의 귀재였다. 단순히 부기를 배우고 세법을 배운다고 해서 해질 수 있는 일은 아닌 일들이 술술술 진행되는 과정을 읽는 것은 거짓말과 악한 면을 보이는데도 불구하고 읽는 나로 하여금 이상한 통쾌함을 주었다. 책속에서의 사업가 도미노코지에 열광하는 사람들이 한부분 이해가 되는건 그런 대리만족이랄까 하는 부분이 있었기 때문이다.

한부분 도미노코지가 사람들을 대할때 언제나 공손하고 겸손하게 상대방을 인정해주고 능력을 끌어내는 사람이 전부다하는 것에서 사업이 번창할 수 밖에 없는 이유를 알 수 있다. 아무리 그녀가 악랄히 돈을 긁어모았다고 해도 사람에 대한 생각하는 부분은 그랬을꺼라고 생각이 된다.

더해서 어쨌든 두 아들을 키워내고 일군의 사업을 이룬 한면으로만 봤을때 도대체 자살은 말이 안된다 생각해 사업과정에서 원한을 품은 사람의 타살이 아닐까 하는 추정을 하던 참에 아름다운 것에 이끌려 자신도 모르게 밖으로 몸을 내밀었을것이다라는 아들의 의견은 타당성 있게 들리기도 했다.

어쩜 돈의 생리라고 해야되나 돈이 결코 선하지만도 악하지만도 하지 않은 것처럼 사랑하는 사람과 자식에게 정상적인 아내와 부모는 아니었지만 이 여자의 삶을 선하게만 또는 악하게만 볼 수 없지 않을까 하는게 이 책 읽으면서 죽 하던 생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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