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서 페퍼 - 아내의 시간을 걷는 남자
패드라 패트릭 지음, 이진 옮김 / 다산책방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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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패드라 패트릭의 아서페퍼 : 아내의 시간을 걷는 남자 를 읽었다. 

아내를 잃고 아내를 잊지 못한 시간 속에 빠져 있던 아서 페퍼는 아내 없는 삶을 도저히 살아갈 힘이 없다. 
의욕도 의미도 이유도 없다.

이웃인 버나뎃부인이 갖가지 음식들을 해오며 말을 붙이려고 해보지만 그런 이웃이 귀찮기만 하다. 

유품정리를 하다 구두속에서 발견한 작은 상자 속 참팔찌는 그의 궁금증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 
평상시 그녀의 취향이 전혀 아닌 팔찌에 에메랄드보석이며 코끼리 장식등이 예사롭지 않다.

작은 상자에 곁들어진 전화번호를 매개로 인도에서 지냈던 아내와 
한때 베스트셀러 작가였던 런던에 있는 치매노인과의 인연, 파리의 웨딩업체 사장과의 인연,
그를 통해 결정적 아내의 첫사랑의 죽음 등에 가까이 가게 된다. 

작은 참팔찌 상자를 통해 알아 내는 전혀 알 수도 없고, 상상도 못 해봤던 아내의 과거가
고통스럽긴 하지만 그와의 40년을 평화롭고 행복하게 사랑하며 화목한 가정을 
일궈낸 아내 미리엄을 돌아보는 여행을 떠나게 된다. 

여행을 통해 그 자신도 호랑이에게 공격을 당하고 옛귀족과의 인연을 맺고
런던 한 복판에서 강도를 당하는 와중에 또 그와 같은 젊은 청년으로부터 도움을 받고
모든 일이 다 안정이 됐을때 그 또한 받은 도움을 조금씩 건네기도 하는 모습들이
깐깐한 연금 생활자로 살아갈 미래의 아서를 그릴 수 있게 했다. 

문득 나도 남편에게 어떤 아내인가 생각하게 된다. 우리 가정 역시도 생각하게 된다. 
내가 이루고 이룰 수 있는 화목과 행복을 생각하게 된다. 이 책을 읽고 나니 
평범한 우리 가족을 자꾸 다시 생각 해보게 해서 그런 점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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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되지 않더라도
김동영 지음 / arte(아르테)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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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생선의 무엇이 되지 않더라도를 읽었다. 

새로운 책의 제목이 무엇이 되지 않더라도 였다. 그래서 더 끌린 기분이다. 
무엇이 되지 않더라도 그라는 존재만으로 귀하다는 걸 알고 있기 때문에 
무엇이 되지 않은 이 책 또한 읽고 난 후의 느낌은 가라앉지만 찰랑찰랑 차가운 무언가가 차는 듯했다. 


다년간의 여행의 이야기들이 섞여 있었고 그간의 여행기에 오고간 이야기가 나왔으며
이후의 그의 삶이 그대로 녹아져 있었지만 꼭 무엇을 위해 쓰겠다는건 없어보였다. 


그런데 오히려 그래줘서 이 책이 참 고마웠다. 이전 책에서처럼 여전히. 
아무것 없는 사막을 몇달간 내달린 이야기나 화산재 가득한 아이슬란드에 오고가지도 못하는 이야기들이 
뭐 그리 매력적이었겠냐만 왜그런지 그런곳에서조차 외로움을 떨쳐내지 못하고 끊임없이 혼자가 돼가는 
그가 어쩐지 불쌍하기도 하고 안됐기도 하고 그런데도 멋져보이기도 한다. 


이제는 마흔을 넘은 그의 나이는 한창때의 항상 엔진을 켜둘께로 서른의 그에게서
떠나보면 알게 될꺼야라는 여행기 아닌 여행기로 다가왔긴 했지만 처음은 오롯이 그의 알수 없는 선곡표들이었다. 


대체 어디서 듣고 알아낸 노래와 정보일까 궁금해 했던 때에 음악도시나 아침방송에서의 선곡들이 너무너무 멋들어져서 
그가 들려주는 곳이면 어디든 다 따라가고 싶은때도 있었다. 아마도이자람밴드 그가 드럼이란 이유로 알게된 인디밴드. 


책에선 일부 소개되는 면이 있던 그의 성장과정에 어떻게 그 많은 노래를 알게 되었는가에 대해서도 조금 엿볼 수 있는데
그의 연애와 결혼관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 사람에 대한 그리움까지 딱히 여행기라 할 만한 이야기가 들어 있지 않음에도
많은 노래를 듣는 즐거움과 사는것에 대한 생각들, 아픈 몸이 생각을 지배하게 된 후 다시 나아지는 과정을 그려냈다.
무엇을 목적하고 간 여행이 아닌 곳에서 사람들과의 대화를 두서없이 적어나간 글에선
여행하는것이 꿈이던 한국인과의 대화를 그렸고 워킹홀리데이로 간 호주에서의 영어를 말하게 되는 과정을 지난하게 적어냈다.


서른의 그는 사막위 자동차속에서 너무 고독해 펑펑 울고났다면
지금의 그는 그러한 대책없는 여행은 꿈꾸지도 하고 싶지도 않단다.
그럼에도 이 책을 읽는동안 내내 내 마음이 왈랑거렸다. 나도 그와 비슷한 나이대를 훑어오며 그의 시간대와 같은 시간대를
지나가는 중이지만 결혼 한 이후 그의 책이 왠지 멀게 느껴질꺼같아 읽어보질 않았다. 하지만 건너띈 이책을 읽는 나는 
여전히 그와 같은 시간을 여행하며 고독하고 외롭고 아픈 느낌을 받아내며 여행을 꿈꾸었다. 


그가 보낸 여행처럼 외롭지는 않은 아이들과 쿵짝쿵짝 시끄럽겠지만 그가 느낀 사람들을 느끼기도
꿈을 생각해보기도 지나온 시간들의 되짚기도 아이들의 몇년을 돌아보거나 멀리 보게 할 
나의 여행을 진지하게 계획하게 한다. 


'무엇이 되지 않더라도' 라며 여행작가로 불려지는 그가
서점에서 사라지지 않을 책을 쓰고 싶은 작가가 되고 싶다는 꿈을 비쳐내는걸 보았다.
나는 그가 정말이지 여행작가 같지 않다. 이게 무슨 여행기람... 


무엇이 되지 않겠다던 그는 나를 자꾸 무엇을 하게 하고 하고싶게하는 고독한 작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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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라는 문제 - 교양 있는 남자들의 우아한 여성 혐오의 역사
재키 플레밍 지음, 노지양 옮김 / 책세상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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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키플래밍의 여자라는 문제를 읽었다. 

책이 얇고 만화로 되어 있는 책이라 가볍게 읽긴 했지만 
들어있는 이야기의 비꼼이 너무 재밌고 웃겨서 한참 킥킥대며 웃었다. 
재밌게 웃으며 읽은 책이지만 읽고난 뒷느낌은 여전히 씁쓸하다. 

역사적 인물에 대한 검증을 통해 익히 우리에게 알려진
위대하고 훌륭하고 멋진 인물들의 전형이 신선한 시도로 비틀리는것이 
통쾌하기도 하고 잘못 알고 있던 그간의 당연함들이 깨짐과 동시에 
일방적으로 전해지는 것들의 이면을 잘 뜯어보고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는걸 느꼈다.

교양 있는 남자들의 우아한 여성 혐오의 역사라는 부제가 딱 들어맞는데
여자의 재능은 발명이나 창조를 위한것이 아닌 칭찬하는데 있다거나
'여성스럽다'라는 단어의 의미에 붓을 들 수도 없는 연약함이 들어 있어 위대한 작품을 
남기더라도 그 연약한 손으로 만든 작품이라 위대할 수 없음을 평가로 내놓았다고 한다. 

칸트는 여자에게 수염이 나면 매력이 사라지고 남성에게 여성적 매력의 힘을 행사하지 못하게 된다 라고 했다는 말에
샤를레 후작부인은 수염이 날뻔하고 생식능력까지 잃을 위기에 처한다는 에피소드는 그녀가 아홉자리 수를 아홉자리수로 
나누려 했기 때문이란다. 그때에도 분명히 능력과 천재인 여성이 가득했음에도 그들이 알고 있던 당연한 상식은
여성들의 능력없음을 자연적인 것이라며 비하하기 일쑤였다.

쇼펜하우어 역시 천재에게 필요한 객관성은
강도 놓은 정신적 육체적 노동을 하도록 만들어지지 않은 여성의 체형만 봐도 알 수 있다고 했다니 
놀랠 노 이분 좀 유명하신 철학자이지 않나 ..놀라울정도로 무식한(!) 면이 있었다니.. 

이 책을 읽다보면 유명하고 천재적이며 위대한데 무식한분(?)들이 정말 많았던 것에 깜짝 놀란다. 
그리고 그러한 역사적 인물 속에서 두각을 보일래야 보일 수 없었던 구조적 사회적 교윳적 문제들을 들여다봄과 
이렇게 단순한 문제들을 이야기함으로 제대로 진지하게 역사적인 여성혐오에 대해 깨닫게 한 점이 이 책의 위대함이다.

그들의 위대함을 무식함으로 다방면으로 표현해내는 걸 보면
왠지 여성들의 숨겨진 역사적 장면들도 밝혀줄것 같은 기분마저 든다.

얇고 작지만 대단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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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 시스터즈 키퍼
조디 피코 지음, 이지민 옮김, 한정우 감수 / SISO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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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7. 조디피코이 마이 시스터즈 키퍼를 읽었다. 

 책을 읽으면서 내가 극중 케이티 엄마 사라 였다면을 가정한다면 어떤 결정을 내릴수 있을까 되물었었다
과연 첫째와 똑같은 유전자를 가진 둘째의 제대혈과 피와 림프구와 골수 나중엔 신장까지
오롯이 첫째를 살리기 위해 칼을 댈 수 있을까 아마도 나도 했으리라 느낌이 들었다. 

살리려는 마지막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마음안에 둘째를 내치는 게 아니라 가족안에서 다 같이 살아내려는 
몸부림이라고 말하면서 아이에게 어쩔 수 없이 수술을 강요했을꺼란 생각을 한다. 

나뿐 아니라 부모라면 누구나 그런 생각을 할꺼라 생각한다. 물론 요즘 너무나 파렴치한 일들이 많이 일어나고 있지만 
그럼에도 부모라면 당연하게 자식의 생을 위해 모든 걸 걸꺼라 믿는다. 

그렇다면 아무런 이유없이 자매라는 이유만으로 모든 걸 내 줘야 하는 둘째는 어떨까? 
13년을 살며 언니가 위험한 순간일때마다 반복되는 병원 생활을 같이 겪는 실험체의 삶을 받아들이라 강요할 수 있을까?
어린 자식의 의견을 대신할 수 있는 부모는 당연하게 동의서에 대신 사인을 하지만 
자신의 삶을 더이상 언니의 끝나지 않는 백혈병에 매이지 않으려 결심을 한다. 

캠벨이란 변호사에 소송을 맡기는 계획을 차근 차근 준비하며 돈도 마련하지만 
시시때때로 자신의 몸의 권리에 대한 행위가 정당한지 자신이 결심한 결과가 언니의 죽음이라는 너무나 선명한 슬픔을
불러올껄 알기때문에 결정을 내린 이후에도 계속 혼란스러워한다. 

소송을 준비하는 후견인 줄리아와 캠벨변호사 
엄마 사라와 아빠 브라이언
언니 캐이티 오빠 제시
동생 안나

입장마다 선명하게 떠오르는 각각의 이야기에 감정이입하며 각각이 처한 상황이 겹친다면 어떻게 할까를 
생각하게 하고 그럼에도 그 각자의 입장들이 이해가 되었다. 

끝내 엄마는 안나의 신장을 케이티에게 줄 수 있게 되지만 그 끝이 너무나 반전이어서
깜짝 놀랄 수 밖에 없던 결말이 안타까웠다. 

모든걸 내 주고 살려낸 언니를 바라보는 안나의 마음은 어떨까.? ...

기술이 발달함에 있어 이러한 의학적 유전적 문제들이 앞으로  더욱더 분쟁의 소지가 될 수 있는 지점에 대해
잘 짚어낸 책이었고, 생각해 볼 만한 이야기가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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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반
폴 비티 지음, 이나경 옮김 / 열린책들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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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7. 폴 비티의 배반을 읽었다. 

읽긴 읽었는데 아마도 세번을 거듭 읽더라도 충분히 공감하며 읽은 기분이 들까 싶은 
그런 책이었다. 

인종의 차별 교육의 차별 계층의 차별 성소수자로서의 차별 등등
갖가지 문제를 건드리는것 같긴한데 내가 도무지 알아들을 수 없는 형태의 글들이
한문장이 끝나기도 전에 들어와서 순간적인 몰입의 방해도 방해였지만 이야기를 이어가려는 
주체인 셀아웃의 말하고 싶은 요지를 잘 알아 듣지 못했다. 

미국의 문화들의 이면을 잘 이해하고 있다면 가령, 
NBA 레이커스 팀이라든지 힙합신과 최신 팝의 흐름이라든지 흑인 문학이 달려온 길과
LA 다저스팀의 상황 미국 흑인 정치인들의 역사까지 알고 있다면 과연 이 책에
구석구석 스몄다는 풍자를 이해할 수 있을런지. 

셀아웃이란 청년의 성장과 함께 차별을 차단함과 동시에 그들이 지내온
이전의 평화로운 상태로 돌아가려는 구분선으로
아버지가 살던 고향지역을 디킨스라 명하며 페인트칠하려는 계획을 세운다.
다소 엉뚱하지만 과감한 시도가 먹혀 들지 모르지만 그 역발상이 신선했다. 
하지만 쉼없이 적혀지는 수많은 주석의 작품들과 현상과 역사적 인물의 행동들을 따라가다
내용의 단편을 놓치기 일쑤였고 그들 이야기의 서정을 읽어내기엔 내가 알고있는 단편지식이 
너무 얕았다. 

올해 읽은 최고 난도의 책이자 책슬럼프를 극에 이르게 하는 책이었다. 
잘 읽고 잘 알고 싶었는데 도저히 들리지 않는 랩을 들을때 처럼. 
과격하고 비참한데 또 그런걸 아무렇게 생각하지 않는 주인공이 쉼없이 떠드는 
소리를 제대로 잘 들어주지 못해서 좀 안타깝기도 했다. 분명 
그들의 상태를 두고 내말 좀 들어봐 하는 쉼없는 랩을 부르는거 같은데
내귀는 한국어로 된 랩도 잘 못 알아듣는 막귀라서 . 
그의 절규 같은 읊조림에 가닿지 않는 기분을 느끼게 하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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