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볼라 밀리언셀러 클럽 107
기리노 나쓰오 지음, 김수현 옮김 / 황금가지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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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는 나중에, 변하여, 초... 등의 의미이고,

보라...는 볼런티어의 줄임말로 봉사자이다.

일본어에 볼라바이트...라는 유급 봉사자도 있다.

 

우리는 안정된 직업이 사라지는 시대에 살고 있다.

제4차 산업혁명으로 명명되는 내용들에 모두 사라지는 직업이 생기는 직업보다 3,4배에 달한다고 말하고 있다.

당연히 누구나 <나중에 실업자> 또는 '예비 실업자' 반열에 서게 된다는 불안감을 느끼게 한다.

 

이 소설은 작가의 <아웃> 같은 긴박감은 없다.

지루할 정도로 떠돌이 인생들의 삶이 반복 재생된다.

 

전무는 좋아하는 인간의 석상이 지켜보고 있어 주기를 바라는 것이다.

시선을 느끼며 살고 싶은 것이다.

이 얼마나 쓸쓸한 일인가.(156)

 

세상 속에 누릴 것을 누리고 사는 인간조차 고독에 몸서리친다.

 

욕심이 인간을 미치게 하는 거야.(317)

 

나는 고교 졸업 이후로 쭉 열심히 살아왔는데,

얼마 전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어.

어라, 이런 것 때문에 그렇게 필사적이었나, 하는(552)

 

삶이 '소확행'을 즐기지 못하면서

무목적적인 방향으로 흐르는 듯한 불안감조차 감지하기 힘든 상황속을 표류한다.

 

이것저것 다 칭찬해주고

성심성의를 다하고

기분이 상하거든 '내가 진짜 사랑하는 건 너야'로 얼버무렸던 손님들이,

배신당했다고 느껴서 전부 날랐다...(392)

 

술집 호스트가 손님을 대하듯,

사람을 피상적으로 만나는 현대인들에게...

이 책은 필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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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 붙는 베트남어 독학 첫걸음 - 무료 동영상 + 상황별 회화 포켓북 + MP3 CD + OPI 주제별 Q&A 착! 붙는 외국어 시리즈
김연진 지음 / 랭기지플러스(Language Plus)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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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쉬운' 시리즈를 들으면서

도서관에서 같이 빌려왔다.

 

순서가 앞서거니 뒤서거니 비슷하여

재미있게 봤는데,

이 책에서 단어가 더 풍부하게 제시된 점은 좋지만,

황엘림 선생님의 강의는

'가장 쉬운'의 홍빛나 선생님 강의에 비해

문장을 읽어주는 수준에 그치고 있어

독학으로 공부하기에는 좀 어렵지 싶다.

 

가장 쉬운~을 본 다음에 본다면 좀 더 도움이 되겠다.

문장이 길고 대화의 표현이 풍부하여

듣기 파일을 활용하여 여러 번 듣는다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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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쉬운 독학 베트남어 첫걸음 (본책 + 핸드북 + MP3 포함) 가장 쉬운 독학 시리즈
정보라 지음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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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어가 수능 과목에도 들어가지만,

베트남어를 학교에서 가르치는 학교는 거의 없다.

아이들도 학원 인강으로 독학하는 수준이어서,

관심을 가지고 책을 보던 중,

이 책으로 인터넷 동영상 강의가 있고,

무엇보다 팟캐스트에 관련 강의가 있다는 걸 알고 찾아 듣게 되었다.

 

결과는 대만족이다.

베트남어는 성조가 있지만,

중국어 성조와는 판이하다.

 

문제는 글자 자체가 한문을 완전히 버리고

표음문자로 되어있어, 두어 시간을 들으면 읽을 수 있게 되어있고,

성조 역시 글자에 표기되어 있어 간편하다.

중국어 공부를 아무리 해도 책을 보면 발음도 성조도 안떠오른  경험과는 판이하다.

 

물론 언어는 '천리 길도 한걸음부터'이고,

쉬운 언어는 결코 없다는 것이 정설이지만,

이 책의 팟캐스트를 듣다 보면,

홍빛나 선생님과 호아 학생의 찰떡 궁합에 웃으며 출퇴근하게 된다.

 

그리고 동영상 강의를 들으면서 문법도 조금씩 보강하면 일석 이조다.

도서관에서 이 책을 빌릴 수가 없어서

책이 없었는데도 전혀 공부하는 데 지장이 없다.

 

2주 정도에 강의를 다 듣고 나서,

연계 교재가 없나 싶어 문의를 했더니,

지금 중급 교재를 다 집필하였고,

무료 동영상 강의도 촬영중이라는 답이 있었다.

 

베트남어,

본격적인 남방 시대를 앞두고 아이들이 더 공부해야 할 과목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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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두나무 왼쪽 길로 - 전5권
박흥용 지음 / 황매(푸른바람) / 200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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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속 호두나무,

그 왼쪽 길엔 뭔가 알지 못할 세상에 대한 호기심이 가득 담겼다.

 

경희누나가 내준 숙제는

딸기를 찾는 일.

 

그 과정은 이 좁은 강토를 오토바이로 순례하는 길로 엮인다.

답사기로 읽기에도 손색이 없지만,

마지막 권에서 만난 딸기의 정체는

한국 현대사의 모골이 송연한 원류를 쓰다듬고 있다.

 

내 마음 속 호두나무 왼쪽 길에는...

1987의 대학 시절이 담겼고,

남대문 시장에서의 최루탄 가스와 두려웠던 그 시절...

가장 꽃다운 나이가 그렇게도 짐스러웠던 기억이 남아 있다.

 

시절이 지나고 나면,

그 호두나무는 불타고 없어질지도 모른다.

 

그 왼쪽길의 추억과 함께...

 

지금도 걷고 있는 나의 '길'은

훗날 역시 그 왼쪽길의 한 부분이 될 것이다.

 

조금은 더 뜨겁게 살 일이다.

나이를 생각해 가면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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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 캘린더 오가와 요코 컬렉션
오가와 요코 지음, 김난주 옮김 / 현대문학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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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가와 요코의 이야기는 미스터리 같기도 하면서

뭔가 희미한 인간의 존재감을 느끼게 한다.

 

하긴, 소설 속 인생들은 화끈하고,

뭔가 결말을 보여주는 것이지만,

우리 인생은 밍밍하고 미지근하며,

전혀 결말이 예고되지 않고 우연하고 어쩌다 일어난 일들 투성이여서

논리적으로 전혀 설명하기 불가능한 것에 가까우니...

그의 애매한 소설이 어쩌면 삶에 가까울지 모르겠다.

 

임신 캘린더는,

임신이라는 기쁜 일, 로 취급되는 사건에 대하여 계속되는 관찰로 일관된다.

동생이 바라본 임신한 언니는 이상한 사람이다.

 

온갖 데서 다 냄새가 나.

한가지 냄새가 아메바처럼 물컹하게 퍼져 있는데

다른 냄새가 그걸 싸고 팽창하고,

또 다른 냄새가 거기에 녹아들어서, 아아, 끝이 없어.(35)

 

입덧이란 걸 이렇게 냄새의 중첩으로 표현한다.

아, 정말 괴롭겠다.

 

그녀는 지금 신경과 호르몬과 감정이

모두 제멋대로 놀고 잇다.(36)

 

나도 이런 것도 모르고 아내의 임신 기간을 힘겹게 보냈다.

제멋대로인 호르몬과 감정을 미리 알았더라면,

좀더 성숙하게 대응했을 터인데... 이미 다 지난 일이 되고 말았다.

 

이 소설집에선 '기숙사'가 기억에 강하게 남는다.

사라진 수학과 학생과 핸드볼부 동생.

그리고 말미의 끈적한 액체.

무엇보다 두팔과 한다리가 없어

쇄골과 턱으로 생활하는 사감 선생님의 신체에 대한 묘사...

 

주인공들은 이야기에서 벗어난 관찰자들일 뿐인데...

 

하긴, 나의 삶도

주인공이라기보다는

맹한 관찰로 하루하루 채워지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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