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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준영의 책고집
최준영 지음 / 답(도서출판) / 2015년 6월
평점 :
품절
어른들은 아이들에게 책을 읽으라는 말을 흔히, 자주 한다.
그렇지만, 막상 책읽는 어른들은 얼마나 될까?
내가 겪은 교사들이 글쎄, 집에 가서 책을 읽는지는 알 수 없으나,
읽기 편한 소설조차도 잘 집어들지 않는 사람이 많은 걸 보면,
어른들이 나는 바담풍~ 하는 셈이 아닌지 모르겠다.
그런 점에서 책읽기에 대한 안내서가 슬슬 나오는 요즘,
아이들에게 권해주고 싶은 책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그런데, 간혹 약이 되기보다 독이 되기 쉬운 책들이 있다.
'책을 읽음으로써 리더가 되라'든지,
'독서를 통한 논술'로 대학을 가자든지 하는 목적이 명확해서,
그건 독서보다는 또하나의 입시 준비 처세서처럼 보이는 책이 그렇다.
이 책은 그렇지는 않은데,
교양의 책읽기를 추구하는 것 치고는 1편이 재미가 없고,
일반적인 독자 대상이라 하기에는 2편이 좀 딱딱하고,
3편에서 좀 말랑하긴 한데, 그건 책수다에 좀 가깝고 그렇다.
암튼, 이 책을 읽고도 독서에 맛을 들이기 쉽지 않을 것 같다.
뭐라할까~
굳이 독서를 위해서 이 책을 권해주고 싶지는 않다.
책벌레라고 자처하는 사람이라면, 1장은 건너뛰어도, 아니 건너뛰는 편이 나을지도 모른다.
책과 좀 거리가 있었던 사람이라면 3장을 먼저 읽고,
고전도 제법 읽노라고 뻐기는 사람이라면 2장을 먼저 읽으면 되지 않을까?
새뮤얼 존슨이 아내가 사망한 날, 다음 세 가지를 결심했단다.
일찍 일어나기,
시간 아껴쓰기,
일기 쓰기(즐거운 글쓰기, 21)
뭐, 꼭 이 생각들이 아니라 하더라도,
삶은 유한하다.
편안하게 살기에도 짧지만, 의미있게 살자고 들면 더 짧을 것이다.
<버킷리스트>는 속어 '킥 더 버킷(자살 직전에 올라선 바케쓰를 차라, 곧 뒈져버려라~ 이런 속어)'에서 나왔다는 설도 있는데,
삶이 유한함을 절감한다면, 어떤 계획이라도 의미있게 살려고 노력할 것이다.
거기 책을 읽겠다는 사람도 있을 수 있고,
글을 쓰겠다는 이도 있을 수 있겠다.
이 책은 그런 사람들에게 조금 도움이 될 책이다.
이 사람의 책읽기에 부러운 점도 있다.
정말 고집스럽게 많은 책들을 엮어서 읽고 있다는 점.
원래 책이란 것이 읽기 시작하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읽고 싶은 책이 생기는 법이지만,
직장인이 그런 책을 다 읽기엔 무리다.
설렁설렁 쉬운 책만 읽는 일도 쉽지 않다.
이제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이현상, 박헌영, 여운형, 김산, 약산, 김학철 평전을 읽을 수 있게 되었다.
실로 고무적인 일이다.(112)
그렇다. 고무적인 일이기는 하나, 그 두꺼운 책들을 훑기에는 삶이 팍팍하다.
그이의 다양한 관심은 우주까지 퍼져 나가는데,
너무 산만한 책 소개는 이렇게 책으로 묶여져 나오기보다는
블로그에 카테고리를 만들어 소개하는 편이 합리적이지 않을까 싶다.
깊이 면에서도 그렇고, 엮어 읽기 차원에서도 그렇다.
각 장의 마지막에, 본문에서 언급한 책들이 참고도서로 엮여져 있기는 하지만,
참 폭도 넓고 관심사도 많아서, 조금 더 깊이가 있었으면... 싶다.
인간의 생각은 악보이고,
인간의 삶은 재즈처럼 비딱한 음악이다.(형사 심프와 평행우주의 인생들 서문, 226)
멋진 말이다.
인간의 생각은 악보처럼 펼쳐지고,
인간의 삶은 그 악보를 나름의 리듬으로 펼치는 것이라 하니...
재즈든 보사노바든...
자기의 리듬에 맞춰 흔들거리며 사는 데
책읽기와 글쓰기도 제법 멋진 친구가 되겠다.
고쳐야 할 말...
29. 우리말이 어렵다고요? 한글에 대해서 얼마나 공부했는지 돌아보세요. 영어의 십 분의 일, 아니 백분의 일이라도 한글에 신경을 써보세요. 그럼 한글이 얼마나 쉽고, 아름답고...
이런... '한글'은 '우리글'이다. '우리말'이나 '국어'가 들어가야 할 자리에 흔히들 '한글'을 쓴다.
76. 이 : 사림, 기 : 훈구... ??? 이건 이상한 논조다. 그럼, 율곡이 훈구파인 셈이 되는데... 이황이 훈구파와 싸우던 과도기의 사람이고, 율곡이 권력을 잡은 사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