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내일은 방학이라 조금 여유가 있네요.
다음주부터는 보충수업으로 바쁠 예정이라 오늘 한 편 올립니다.
마기님이 '유치환'의 '행복'에서 편지를 좋아라 하셔서, 오늘은 황동규의 즐거운 편지로 썰을 풀어 볼게요. 

또 앞에서 다룬 '깃발'에서 역설법이 나왔으니깐, 오늘은 다음 단계 학습을 해야죠. 

늘 하던대로 소리내서 꼭, 소리내서 읽어 보시기 바랍니다. 




즐거운 편지
                                             황 동 규
  <I>
내 그대를 생각함은 항상 그대가 앉아있는 배경에서 해가 지고 바람이 부는 일처럼 사소한 일일 것이나 언젠가 그대가 한없이 괴로움 속을 헤매일 때에 오랫동안 전해오던 그 사소함으로 그대를 불러 보리라. 

 <II>
진실로 진실로 내가 그대를 사랑하는 까닭은 내 나의 사랑을 한없이 잇닿은 그 기다림으로 바꾸어 버린 데 있었다. 밤이 들면서 골짜기엔 눈이 퍼붓기 시작했다. 내 사랑도 어디쯤에선 반드시 그칠 것을 믿는다. 다만 그 때 내 기다림의 자세를 생각하는 것뿐이다. 그 동안에 눈이 그치고 꽃이 피어나고 낙엽이 떨어지고 또 눈이 퍼붓고 할 것을 믿는다.


오늘 시는 여적지의 시와 다르게, 연과 행의 구분이 없죠.
특이하게, 연으로 보이는 앞에다가, 논문에나 붙일 법한 로마자로 1부, 2부 같이 구별해 두었구요. 
이렇게 연과 행의 구별이 없이 자유롭게 쓴 시를 자유시 중에서도 특별히 산문시라고 부르기도 한답니다. 

정형시는 아주 고급한 시인데요.
귀족들이 자기들만이 즐길 수 있는 엄격한 형식을 정해 두곤, 
평민들이 범접 못할 수준에서 놀았단 걸 보여주는 것들입니다.
영어권의 '소네트', 한자권의 '한시'가 그렇죠.
일어의 '하이쿠'는 그나마 조금 소박한 편이구요.
한국에는 '시조'가 이에 조금 가까운데, 시조창은 노래였기때문에 그걸 정형시라고 부르긴 어렵습니다. 또 숫자가 엄격하지도 않구요. 

이 시의 제목은 '즐거운 편지'입니다. 
영화 '편지'에서도 낭송된 시인데, 시를 읽고나니 분위기가 정말 즐거운가요? 좀 아니죠?
화자는 '그대'와 함께 있지 않습니다. 수능 용어로 '임의 부재'라고 하죠. 쳇, 쉬운말 냅두고... 
속마음은 즐겁지 않은데, 아니 고통스러운데, 제목은 즐겁다고 했으니깐,
표현 방법은 뭐겠어요? 반어법입니다. 영어로 아이러니(irony)라고 하죠. 반어 얘긴 나중에 하고...

근데, 문장이 길어서 좀 이해를 가로막죠?
화자가 의도한 바가 그런 것입니다.
자기 속마음을 바로 들키기는 싫은 거 말예요.
속마음을 덜컥 들키길 좋아하는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문장을 잘라서, 내 마음대로 배열해 볼게요.

내 그대를 생각하는 나의 사랑은 
항상 그대가 앉아있는 배경에서 해가 지고 바람이 부는 일처럼 사소한 일처럼 보이지만, 
언젠가 그대가 한없이 괴로울 때에
오랫동안 전해오던 그 사소함으로 그대를 불러 보리라.  

조금 감이 오시나요?
임과 떨어져 있는 화자는 아직도 임을 그리워합니다.
자기의 사랑은 사소한 일이라고 하죠.
그렇지만 먼~~~~~~~~ 훗날 그대가 고통받는 일을 당할 때까지 당신을 사랑할 만큼 사소한 것이랍니다.
말로는 사소하다고 하고 있지만, 결코 사소하지 않죠? 이것도 반어법이겠죠?
난 널 이~~따~~~~만큼 사랑해! 이런 속마음의 표현.
뭔, 사소한 사랑이 먼 훗날 그대가 고통속을 헤매일 때까지 생각한답니까?
두번 사소했다간 까무라 치겠네~ 

2부는 1부의 부연 설명, 더 늘어놓는 설명에 지나지 않아요.
1부에서 '난 너를 사랑해'하고 주제를 늘어 놓았으니깐,
소나타 형식(제시-발전-재현)처럼 주제를 재현하는 부분이 나와야죠.
주제의 발전부가 나왔다면... 하는 것은 개인적인 바람이지만, 암튼 2부는 주제의 재현입니다. 

(진실로 진실로) 내가 그대를 사랑하는 까닭은
(내 나의 사랑을 한없이 잇닿은 그 )기다림으로 바꾸어 버린 데 있었다.
(밤이 들면서 골짜기엔 눈이 퍼붓기 시작했다.)
내 사랑도 어디쯤에선 (반드시) 그칠 것을 믿는다.
(다만 그 때) 내 기다림의 자세를 생각하는 것뿐이다.
(그 동안에 눈이 그치고 꽃이 피어나고 낙엽이 떨어지고 또 눈이 퍼붓고 할 것을 믿는다.)  

내가 아직도 곁에 없는 임을 사랑하는 것은,
내 마음 속, 당신에 대한 기다림이 남아있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곁에 없는 임, 이별한 임, 떠나간 임, 또는 사별한 임일지라도,
나는 당신을 쉽사리 잊을 수 없지요.
그래서 나는 당신을 기다리기로 했던 것입니다. 난 너를 영원히 기다릴거요~ 

그렇지만... 세상에 영원한 것이 있던가요?
나의 기다림도 언젠가는 희미해지고, 연해지고, 약해지고, 결국은 스르르 사라져 버리고 말겠지요.
그렇지만, 그 때까지 나는 당신을 사랑하는 마음을 가지고,
사소하다고 표현하긴 했지만 정말 뜨거운 열정을 가지고,
당신을 기다리려고 생각하는 자세를 가지고 있다는 걸, 그것이 나의 사랑이라는 걸 이야기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러는 중에 눈이 내립니다.(지금은 비가 오네요.)
눈이 내리고 그치고 꽃이 피고 낙엽이 지고...
이렇게 시간은 흐르고 세월이 가고...
내 사랑이 스러지는 날이 올는지 모르지만, 

당신을 향한 내 사랑은 영원할 것이라고 표현하는 것보다,
어쩌면... 세상에 '영원한 사랑'을 이야기하는 것은 불가능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런 부드럽고 상냥한, 사려깊고 임에대한 배려로 가득한 화자의 마음을 표현한 건지도 모르겠어요.
원래, '죽도록 너만 사랑해', 이렇게 표현하는 사람은, 다음날이면, '내가 널 잘못 봤어, 우리 그만 헤어져!'
이렇게 말하기도 쉽다는 세태를 에둘러 표현한 건지도 모르구요. 

나는 당신을 영원히... 변치 않고... 사랑하겠습니다.
이런 뻔뻔하면서도 뭔가 좀 믿을 수 없는 상투적인 멘트보다는, 
이렇게 에둘러 표현하는 것이 사람에게 깊이 다가가는 법인건지도 모르겠습니다.
(아아, 여기부턴 이유가 뭔지 글자가 파랗게 변했습니다. 특강 중이니깐, 분필이 부족하다고 생각해 주세요.)
이 마음을 쉬운 줄글로 정리하면 이렇게 되겠지요.

나의 사랑은 사소해요.
그리고 나는 당신과 헤어져 있지만, 언제까지나 기다리겠어요.
언젠가, 또 당신을 잊을지도 몰라요. 오랜 시간이 흐르면...
그렇지만, 지금은 아니에요.
나는 내가 할수 있는 한의 모든 힘을 모아서... 당신을 기다리려는 마음을 가지고 있을 뿐이에요. 

황동규의 시를 다시 읽어 보시면, 좀 쉽게 키포인트가 들어올 것입니다. 
<사소함> 그리고 <기다림의 자세>가 말이죠. 

비슷한 상황을 표현한 시 중에, 김소월의 <먼 훗날>이 있답니다. 

먼훗날 당신이 찾으시면
그때에 내 말이 “잊었노라” 

당신이 속으로 나무라시면
“무척 그리다 잊었노라” 

그래도 나무라시면
“믿기지 않아서 잊었노라” 

오늘도 어제도 아니잊고 
먼훗날 그때에 잊었노라 

먼훗날 당신이 나를 찾아오신다는 시츄에이션은, 지금은 임이 내 곁에 없는 거죠.
수능 단골 문제 1번, 이 시들의 공통점은? 임의 부재.ㅋㅋ
당신이 와서 날 나무랍니다. 뻔뻔한 임이군요. ㅎㅎ
그러면,  

당신을 잊었어요. 근데 그냥 쉽게는 아니구요.
무척이나 그리워하다가 잊었어요.
도저히 당신의 부재를 인정할 수가 없어서 잊으려 잊으려 노력했어요.
그러나 사실은... (서럽게 우는 대목입니다 ㅠㅜ)
저는 오늘도 당신을 잊을 수 없고, 어제도 당신을 잊을 수 없었어요.
다만, 먼훗날 그때가 되면... 잊게 될 날이 올까요? (대성 통곡의 분위기죠.)
아, 사랑했던 여인이 이렇게 펑펑 우는 걸 보면, 이런데도 돌아서는 남자는... 죽일 놈이야! ㅋㅋ 

원래 이성에게 '사랑해요, 난 당신밖에 없어요!' 이러고 쫓아가는 스토커 짓을 하면 누구나 멈칫, 합니다.
정철의 '사미인곡' 마지막 부분을 감상해 보겠습니다. 

차라리 죽어가서 호랑나비 되오리다.
꽃나무 가지마다 가는 족족 앉았다가,
향기묻은 날개로 임에게 옮아가리라.
임이야 날인줄 모르셔도 내 임 좇으려 하노라.<사미인곡, 부분> 

스토커죠. 심한 스토커.
이 얘기 전해들은 임은 바로 전번을 바꿔버렸다는... 전설따라 삼천리... 

근데, '속미인곡'에서는 화자가 스토킹을 하지 않아요.
두 선녀가 대화를 하는 구성인데, 

갑녀 : 오, 선녀님, 지상에서 뭐하셔요?
을녀 : 아, 내가 임을 사랑했는데, 좀 오버했더니 헤어졌어요. 다 제 탓이에요.
갑녀 : 그리 생각하진 마세요.
을녀 : 아, 임을 찾으려고 아무리 다녀도 임을 만날 수 없어요.  
         나는 하늘의 지는 달이 되어 임 계신 창 가에 번듯이 비치고 싶어요.
갑녀 : 각시님, (정신차려 이 지지배야.) 지금 달이 돼서 임 비추게 생겼어요? 그 처지에. 차라리 궂은 비나 되세요. 

자, 이렇게 두 여인의 대화 속에 나타난 을녀의 이야기를 지나가던 구준표가 기둥 뒤에서 들었다면,
아, 을녀의 간절한 사랑에 심장이 돌아설 수밖에 없는 드라마가 되는 거죠.  
갑녀의 저 표독함은 뭐, 정상적인 수준이잖아요.
사랑에 울고있는 바보같은 친구에게, 야, 미친년이 제대로 미쳤네., 정신차려!!! 이러고요.
그런 친구 덕택에 을녀는 더욱 청순가련순정미인의 성공 전략을 가지게 되는 구도네요. ^^

아, 사랑이란 게 그런 구석이 있는 모양이네요.
뜨겁게 뜨겁게 사랑을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것보다는,
조금 에둘러서 자신을 표현하는 것이 더 심금을 울린다는... 

앞에서 반어법 이야기가 잠깐 나왔죠?
보통 학생들에게 반어법은 어디서 배웠냐고 물으면, 김소월의 <진달래 꽃>이라고 얘기합니다.  

진달래 꽃 

나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말없이 고이 보내 그리우리다 

영변의 약산
진달래 꽃
아름따다 가실 길에 뿌리우리다 

가시는 걸음 걸음
놓인 그 꽃을
사뿐히 즈려밟고 가시옵소서 

나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죽어도 아니 눈물 흘리우리다  

캬, 명작이죠.
반어법이란, 반대로 말하기인데요.
현실에서도 지각생더러, '참 일찍도 왔구나. 내일도 이 시간에 오세요~' 이렇게 말하면, '죄송합니다.'해야 되죠. ^^
소설에서도 '바보!'이러고 소녀가 달아나면, 속마음은 '나 너한테 관심있어~' 이런 거구요. 

'화자의 속마음을 겉으로 표현할 때는 반대로 드러내는 상황'을 반어법이라고 말합니다. 

진달래 꽃에서는 이별의 상황인데...
제가 아는 어느 선생님이 그러시더군요.
사랑하는 사람하고 헤어졌는데 어느 미친 넘이 진달래 꽃을 뿌리냐구요.
아니, 이별하고 꽃 뿌리는 풍속 봤답니까? 굵은 소금을 뿌린다면 몰라도...
이별-꽃뿌리기를 연결지어보면...
임과 사별한 상황인 게죠.
임이 세상을 버린 거예요.
그런데, 그게 다 내 탓인 거 같잖아요.
왜. 정말 사랑하는 사람이 세상을 뜨면,
사람은 이성적으로 판단력이 흐려지면서, 모든 잘못이 자기에게 투사됩니다. 내탓이야~ 이러고. 

그래서 사별한 임더러 이렇게 혼자서 말하죠. 

나보기가 싫어서 갔구나~ ㅠㅜ 그래 펑펑 안 울고 말없이 보내줄게요.
당신이 좋다던 진달래 꽃 한 아름 따다가 당신 마지막 가는 길에 보내줄게요.
당신 마지막 가는 걸음 걸음 놓인 그 꽃을 사뿐히 즈려밟고 부디 잘 가요.
나 보기가 싫어서 갔지만, 나는 눈물을 꼭 참고 잘 살게요.
잘 가요. 내 사랑~~~ ㅠㅜ 지못미~~~

소복입은 여인의 이런 발언이라면 이해가 되지 않을까요?
이 시의 주제를 한자 성어로 배웠을 텐데요... 기억 나시나요?
현실의 화자의 마음은 슬플 애 哀 그러나 而 
그치만 화자의 의지는 아니 불 不 슬퍼할 비 悲
애이불비, 말로 만들어 보면, 슬프지만 슬퍼하지 않겠어! 이런 의지의 표현이라 할 수 있겠죠.
속마음은? 슬퍼요.
그러나 의지는? 슬퍼하지 않을래요.
그래요. 그러니깐, 슬퍼도 슬퍼하지 말자구요. 애이불비. 이런 것이 반어법이랍니다. 

god의 옛날 노래 중에 '거짓말'이란 노래가 있었어요. 

잘가~    (가지 마)
행복해~ (떠나지 마)
나를 잊어줘 잊고 살아가 줘 (나를 잊지마)
나는 괜찮아 아무 걱정 말고 떠나가 (제발 가지마~~~~~) 

이런 게 반어법이에요.
앞부분은 겉으로 표현된 언어구요. 뒷부분은 속마음이겠지요.
세상엔 이렇게 속마음을 다 표현하면서 살 수는 없는 노릇이니까요.
겉으론 엄청 멋집니다. 뽀대나죠. 

잘가~ 행복하게 살아야 돼.
나를 잊고 잘 살아. 난 괜찮으니깐, 아무 걱정 마~ 

그치만, 속마음은, 진심은 얼마나 엉엉 울고 있는지요.
근데, 이런 반어를, 아이러니를 god는 왜 '거짓말'이라고 했을까요?
주제는 애이불비인데 말이죠. ^^
그건, god 팬들이 초딩 정도 수준이라 그런 거 아닌가 합니다. ^^
신승훈은 여성팬들에게 대놓고 '애이불비'란 노랠 들이대잖아요. ㅎㅎㅎ 

오늘 강의는 주로 '애이불비'의 강한 의지를 드러낸 시들로 메워졌네요.
복습! 

황동규, 이사람 황순원 아들이에요. 이런 여담도 재밌잖아요. 왜.
박목월이랑 친했던 황순원이 '야, 우리 아이를 낳으면 이름을 동규라고 짓자.' 이랬대요.
그래서 소설가 황순원 아들은 시인 황동규가 되고,
          시인 박목월 아들은 소설가? 겸 교수? 겸 문화평론가? 박동규 (3류지만)가 되었대요. 

황동규의 <즐거운 편지>는 헤어진 임을 기다리는 자세의 표출을...
김소월의 <먼 훗날>은 아직도 잊지 못한 당신에 대한 사랑을...
또 그이의 <진달래 꽃>도 이별한 임에 대한 자신의 의지를... 반어적으로 표현한 것이었지요. 

아, 세상에 아름다운 시는 또 얼마나 많습니까.
그렇지만, 우리 사는 매일의 현실은 또 얼마나 '작은 일에만 분개하는지.',
김수영 시인이 <어느 날, 고궁을 나오면서>에서 그랬듯이  

'모래야 나는 얼마큼 작으냐
바람아 먼지야 풀아 나는 얼마큼 작으냐
정말 얼마큼 작으냐......' 

이렇게 자조적으로 변하는 날도 있게 되지만요.
또, 우리가 숨쉬고 사는 일 자체가 말 그대로 <기적>임을 생각한다면,
오늘을 살아가는 일에 대해서
그리 실망하면서 살아갈 것만은 또 아니라는 생각도 드네요. 

살면서 힘든 일을 겪을 때에는, 저렇게 힘겨운 일들을 반어법을 통하여 극복했던 사람들의  
기다림의 자세를 읽는 것도, 하나의 통과 방법이 되지 않을까...  

올바른 삶, 바람직한 삶을 생각하면서,
이름 그 자체가 올바른 삶이었던 그분 영상을 하나 올립니다.

오늘도 끝까지 경청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 

다들 행복한 오후 마음 속으로 가득 누리세요.
세상이 우리를 힘들게 하는 것처럼 보인다면, 그건 내가 숨쉬는 <기적>을 행하고 있다는 걸 까먹기 때문이래요. 

'응무소주 이생기심'이라 했습니다.(금강경에 나오는 말이에요.)
응당 끄달리는 바 없이
그 마음을 내어라. 

세상에 휘둘리며 살지 말구요. 내가 숨쉬는 기적을, 배가 고파지는 이 사랑스런 <내>가 있다는 기적을 지금 한번 느껴 보시기 바랍니다.


댓글(10)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비로그인 2010-07-16 14: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끝에는 꼭 눈물을 빼시누만요~ㅠㅠ

글샘 2010-07-16 15:08   좋아요 0 | URL
어디가 눈물을 빼요? 완전 울보시네~~~ 얼레꼴레리~~~ 해야겠다. ㅎㅎㅎ

양철나무꾼 2010-07-17 02: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크롤의 압박이 잊혀질만큼 감동적입니다.
'혜가단비'가 생각나는 글이네요~
아니다,어린 장금이도 생각나구요~^^

글샘 2010-07-17 05:37   좋아요 0 | URL
불교공부하세요? 혜가단비...처럼 어려운 말을 쓰시고... 오즈..에서 찾으셨나?ㅋㅋ
손 줘 보세요~ 손 아래서 갑자가 파초가 자라나 보게...
지나친 칭찬은... 감사합니다. ^^(이 말 원본은 지나친 음주는... 감사합니다, 술집 주인)

양철나무꾼 2010-07-17 13:40   좋아요 0 | URL
전 LG의 자판 체계에 익숙하지 않아서리~^^

삼장법사가 나오는 손오공 얘기를 해야겠지만,
지금 제 마음은 두보의 '빈교행'의 심정이라고 해야 할까요?

글샘 2010-07-17 22:45   좋아요 0 | URL
빈교행이 어때서요? 저랑 오래 사귀고 싶으시단 말씀???
양철나무꾼님도 시 좀 써 보세요~~ 따로 특강해 드릴게... ㅎㅎㅎ

세실 2010-07-17 17: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단해 정말 대단해.....
황동규가 황순원의 아들이었군요.
즐거운 편지도 참 좋아했던 시예요.
님 덕분에 잊혀졌던 추억이 하나 둘 떠올라요.

글샘 2010-07-17 18:29   좋아요 0 | URL
정말 괜찮나요? 대단해... 하니깐, 어떤 느낌인지... ^^
추억이 많으신 세실님?

pjy 2010-07-18 14: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두번 사소했다간 까무라 치겠네~ ㅋㅋㅋ 완죤 동감이예요~ 참 사소해서 스토커 분위기 난다..이러구 있었거든요~
아주 쏙쏙 들어오는 멋진 강의예요~~

글샘 2010-07-26 11:58   좋아요 0 | URL
쏙쏙 들어가야 할 건, 수업시간에 듣는 애들인데... ㅠㅜ 노땅학생들이 훨 착합니다. ㅎㅎ
 

이제까지 세실 님과 마기 님을 위한 특강이라곤 했지만,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다 보니깐, 주로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한 것 같습니다.
오늘은 주제를 조금 바꿔서 가죠.  

마기 님이 제 특강에 맞춰서 시를 한 편씩 지어 보시겠다고 하셔서,
마기 님의 시창작의 열정에 불을 지피기 위해서 억지로나마 이야기를 해 보겠습니다. ^^ 

오늘은 오세영의 <모순의 흙>입니다. 일단 한 번 읽으세요. 소리 내서~
(세실님, 소리 안 내시네~ ㅋㅋ)

모순의 흙
                                                          오 세 영
흙이 되기 위하여
흙으로 빚어진 그릇
언제인가 접시는
깨진다.

생애의 영광을 잔치하는
순간에
바싹 깨지는 그릇
인간은 한 번
죽는다.

물로 반죽하고 불에 그슬려서
비로소 살아있는 흙
누구나 인간은 한 번쯤 물에 젖고
불에 탄다.

하나의 접시가 되리라
깨어져서 완성되는
저 절대의 파멸이 있다면

흙이 되기 위하여
흙으로 빚어진
모순의 흙, 그릇. 



 

우선 제목부터 볼게요. 
<모순의 흙>
모순의 뜻은 '하나가 성립하면 다른 하나가 절대로 성립할 수 없음'을 말하는 용어입니다.
초나라에서 창과 방패 파는 사람이 이 창은 어떤 방패도 뚫고, 이 방패는 어떤 창도 막는다고 너스레를 떤 데서 나온 용어죠.
시의 맨 끝에서 그릇을 모순의 흙이라고 했습니다. 

그릇은 그릇이죠.
그런데, 그릇을 '모순의 흙'이라고 했으니까, 표현법은 A는 B다. 무슨법? 네. 은유법입니다.
은유의 기본이 지난 시간에 뭐라고 했죠? 유사성을 찾는 거라고 했습니다.
그릇 속에서 모순의 흙과의 유사성을 찾아야 합니다. 그걸 찾는 과정이 바로 시의 내용이죠. 

1연에서는 '흙으로 빚어진 그릇'은 '흙이 되기 위하여' 빚어졌다고 했습니다.
순서를 바꾸니깐 순환이 보이시죠?
흙이란 재료로 만든 그릇,
다시 깨어져서 흙으로 돌아간다. 순환이죠.
인간으로 치면, 윤회거나... 

그 접시가 깨지는 건, 죽음일 겁니다.
근데, 2연에서, 그 죽음은 '생애의 영광을 잔치하는 순간'에 일어난다고 했어요.
그러니깐, 그릇을 가만히 처박아 두면 안 깨지는 것처럼,
가만히 처박혀 살다 죽는 죽음을 두고 이야기하는 게 아닌 모양입니다.
삶을 정말 열심히, 치열하게 살다가,
생애의 영광을 잔치할 나이가 되면, 월계관을 쓰고 사람들로부터 칭송을 받을 나이쯤, 접시가 깨지는 사건이 발생하죠. 

3연.
흙을 물로 반죽하고 불에 그슬리는 과정은,
인간의 성장과 성숙에 해당하겠죠.
어려서 귀여운 아이들은 성장하는 것만으로도 사랑스럽지만,
사춘기 정도 되면 영혼의 성숙이 함께해야 올바른 삶이 될 테니까요.
시련을 겪고 성장하는 인간의 영혼. 불에 그슬리는 것처럼 힘든 일은 많으니까 말입니다.
통속적으로 '아픈 만큼 성숙'한다고...

깨어져서 완성되는 파멸이 있다면, 접시가 되고 싶다.
죽음에 대한 화자의 마음 자세가 드러나 있습니다.
접시는 구석에 처박혀 먼지쌓여갈 수도 있지만,
자신은 깨어지는 한이 있더라도 완성을 향하여 치열하게 삶을 살아가는 자세를 견지하고 싶다는 의지를 표현하고 있죠. 

이것이 주제 아닐까요?
치열한 삶을 견지하고자 하는 굳은 의지. 

마지막 연은 수미상응이죠.
죽음으로써 삶의 치열함을 드러내는 모순. 

이제 이 시를 다른 각도에서 생각해 보기 위해서 다른 개념을 하나 가져오겠습니다.
과연 <삶>과 <죽음>은 어떤 관계인가를 생각해보기 위한 것입니다.  

반의어라는 게 있습니다. 반댓말이라고도 하죠.
반의어는 '다른 요소들은 다 같은데, 하나가 다른 말'들 일컫습니다.
스피드 퀴즈할 때 잘 쓰잖아요.
남자 말고?
추운거 반대는?
육군,해군 말고?
끝의 반대는?
마기님, 피아노 말고? 

답은... 여자, 더운거, 공군, 처음이나 시작, 마기님은 바욜린이라 하셨나요? ㅎㅎ 

반의관계 1. 상보적 반의관계
     남자-여자, 남성-여성, 이렇게 이것 아니면 저것인 경우, 즉 모순 관계인 경우.
     하나에 속하면 다른 하나에 속할 수 없는 것을 이렇게 부릅니다.
     보통 삶-죽음도 여기 넣어서 설명하죠. 

반의관계 2. 정도 반의관계
     덥다-춥다 사이에는 쬐끔 춥다, 엄청 덥다... 척도를 매길 수 있잖아요.
반의관계 3. 뱡향 반의관계
     앞-뒤, 밑바닥 -꼭대기... 이런 거
반의관계 4. 상대적 반의관계 
     옛날엔 육군만 있다가, 해군이 생기면 육군 반대는 해군, 지금은 공군까지 있구요, 나중엔 우주군도 나올지도...
     마기님께 피아노 말고? 하고 물으시면 요즘 바욜린을 배우시려하니깐 다른 악기보다는 바욜린이 생각나실 수도 있단 거구요. 

적어논 걸 보니깐, 반의관계 1.을 설명하려는 거 같죠? ^^
저는 삶-죽음을 과연 남-녀처럼 모순관계로 볼 수 있을까... 이런 생각을 합니다.
인간은 남자 또는 여자 라는 분류로 나눌 수 있는데요.
과연 세상엔 <산 사람>과 <죽은 사람>으로 나누어 지는가요?
삶과 죽음이 모순관계라면, 산 사람과 죽은 사람이 세상에 반반씩 있어야 한다는 말이죠. 
아니면 <살아있을 때>와 <죽어있을 때>가 있든지...

삶과 죽음의 관계는
촛불과 어둠의 관계와 비슷하지 않을까요?
새 초를 하나 밝혀 두면, 차츰 초가 타들어 가구요. 밑바닥에 촛농이 흥건히 고일 때쯤,
어느 한 순간,
심지가 파르르 떨다가 피시식~~ 소리를 내면서
매캐한 냄새와 함께 촛불은 사라지는 거잖아요. 

그 관계는 삶이란 것은 죽음과 병치될 수 없는 모순 관계가 아니고, 
어쩌면 삶이란 것이 조금씩 호흡하면서 감소하는 지점이고, 그 호흡이 마칠 지점에서
드디어 등장하는 것이 <죽음>이란 하나의 사건일 뿐인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입니다. 

어떤 유명한 분의 에스프리 한 구절을 인용해 보죠. 

시작과 끝은 어딘가에 맞닿아 있지만
그들의 접점은 없다.
단지 뫼비우스의 띠처럼
서로를 향해 끊임없이 다가가고 있을 뿐이지. 

죽음이란 것이
삶의 끝에서 갑자기 맞닿는,
그렇지만 그 접점을 규정하기 어려운 것이 아닐까 하는 것이 나의 생각과 일치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삶은?
삶은 뫼비우스의 띠입니다.
시지프의 바윗돌처럼 날마다 밀어 올려지고,  
다음날 아침이면 억장이 무너지는 심정으로 밑바닥부터 또 밀어 올려야 하는 것.
그렇지만, 무덤에 가는 그날까지, '어영부영 하다가 그리될 줄 아는 뻔한 것'이 삶이죠.
돌아도 돌아도  자기 위치를 파악하기 어려운 뫼비우스의 띠.
자기 위치를 파악하는 순간은 단 한 순간.
뫼비우스의 띠가 절단되는,
그릇이 <바싹 깨지는> 그 순간이 아닐는지... 



오세영이 삶과 죽음에 대한 사고에 집착하면서 남긴 글들 중,
가장 유명한 것이 <모순의 흙>이지만,
위에서 이야기한 이런 저런 이유로, 나는 그의 <시월>을 더 좋아합니다.

무언가 잃어 간다는 것은
하나씩 성숙해 간다는 것이다.
지금은 더 이상 잃을 것이 없는 때,
돌아보면 문득
나 홀로 남아 있다.
그리움에 목마르던 봄날 저녁
분분히 지던 꽃잎은 얼마나 슬펐던가.
욕정으로 타오르던 여름 한낮
화상 입은 잎새들은 또 얼마나 아팠던가
그러나 지금은 더 이상 잃을 것이 없는 때,
이 지상에는
외로운 목숨 하나 걸려 있을 뿐이다.
낙과(落果)여,
네 마지막의 투신을 슬퍼하지 말라.
마지막의 이별이란 이미 이별이 아닌 것
빛과 향이 어울린 또 한번의 만남인 것을,
우리는
하나의 아름다운 이별을 갖기 위해서
오늘도
잃어 가는 연습을 해야 한다. <10월>

인생의 시월에 다가선 사람의 통찰력.
캘린더에 비유된, 시월쯤의 지점에 선 시선의 아름다움.
아홉 장쯤은 이미 떼어내어져 버렸고,
고작, 두 장의 앞날만 달고 있는 달력의 쓸쓸함.
그리고 그만큼 살아 내었다는 자부심.
시월쯤의 시선은 얼마정도 너그럽고, 그리고 자신을 잃어가는 연습을 해야함을 아는
지혜를 가진 시선일 것이라고 그는 되뇝니다. 

오세영은 다른 시 <그릇>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깨어진 그릇은 칼날이 된다. <그릇>

그릇이 깨어지는 일은 이적지 하나의 원형질의 존재를 유지하기 위하여 최선을 다하던 개체가,
깨어지면서 세상에 생채기를 줄 수 있는 존재로 전락함을 슬퍼한 시인데,
그래서 나는 오세영의 그릇론,에서 보이는 죽음에 대한 통찰보다는,
그의 시월에서 보이는 삶에 대한 관조와 의미 탐색 쪽이 더 마음이 가는 편입니다. 

인간은 모두 죽는다. 같은 당연한 명제는 열심히 살도록 재우치는 느낌을 주지 않지만,
<모순의 흙, 그릇>이라고 말하면, 아, 열심히 사랑하고 치열하게 살아야겠구나 이런 생각을 하게 만드는 거 같네요.  

마기 님, 오늘은 시를 덧붙이지 않으셔도 좋습니다. 
이렇게 숙제 면제시켜주는 날도 있어야죠.
면제 사유는... 조 위에 한편 쓰셨으니깐 말이죠. ㅎㅎ
뭐, 좋은 글이 생각나시면 붙여 주시면 더 좋겠구요. 

이 글 읽으시는 모든 분, 장마철의 눅눅함을 치열함으로 바삭하게 만드는 오후가 되시길... 

8월의 크리스마스,란 영화가 생각나네요.
인생의 8월에서 크리스마스를 맞아버린 한석규와 심은하가 아름다웠던...
아직 7월쯤의 나이지만, 시월의 어느 멋진 날을 상상하면서 동영상도 한 편 감상하세요.


댓글(12)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비로그인 2010-07-14 13: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은 아무말도 하지 못하겠어요.
가슴 한구석이 멍~해지는 느낌이라...

글샘 2010-07-14 14:48   좋아요 0 | URL
제 그럴 줄 알고, ㅋㅋ
면제의 상품을 주지 않았습니까? ㅎㅎㅎ

세실 2010-07-14 16: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아 마이크 테스팅...
님 강의를 읽고 있노라니 마치 EBS 선생님 느낌나요. 호호호~~
이제 조금씩 시를 알듯도 합니다. 님 덕분에.
10월 시...왠지 서글퍼요. 조금씩 유사해 지는거 같아.
김동규님의 좋아하는 음악^*^
뜨거운 7월에 들어도 감미로운걸요.

글샘 2010-07-14 17:41   좋아요 0 | URL
시를 알게 되시면 제게도 좀 알려 주세요. ^^
김동규 노래 참 좋죠. ^^
저는 빨리 10월이 오면 좋겠어요... ㅠㅜ 빨리 수능이 끝나야 해!!!(올해는 우라질 무슨 회의 탓으로 수능이 1주일 미뤄졌다는 사상 초유의 비극이...)

비로그인 2010-07-14 21: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유치하지만...삶과 죽음을 소재로 한 시를 읽다보니...
머리속에 인생의 파노라마가 쭈욱 그려집니다.
그냥 물 흘러가듯 내맡기는 삶은 삶이 아니므로...
유치하게나마 삶의 의지를 굳건히 다지는 내용으로다가...
읊어봅니다.


징검다리


징검다리
하나
자, 손을 잡아라.
발걸음 하나 뗀 것이 시작이야.
바람도 살랑거리고
햇볕도 따스하네.
그렇게 모두들 첫걸음을 축복해주고 있구나.

징검다리
두울
강 건너는 볼 필요 없단다.
하나 하나 올라서는 니 발을 봐.
단단하게 다물은 돌도
그 사이의 물결도
그렇게 모두들 너의 꿈을 속삭이네.

징검다리
세엣
뒤돌아 보지 말아라.
어디가 더 가까운가는 중요하지 않아.
돌아서기엔 아까운 꿈이고
계속가기엔 부친 힘이어도
그렇게 모두들 모험을 하는거지.

징검다리
네엣
자, 이젠 고개를 들어 건너편을 봐.
물이 불어 디뎌야 할 돌이 보이지 않을 땐
있는 힘껏 다리에 힘을 주고,
물살에서 눈을 떼고 저기 가야할 곳을 봐.
그렇게 모두들 중심을 잡는거란다.

징검다리
마지막
거의 다다른 것 같구나.
하지만 뭍에 오르기 전에는 마음을 내려놓지 말아라.
결과가 자만을 앞서도록
의욕이 걱정을 꺾도록
그렇게 모두들 다지기를 굳건히 하지.

햐~
드디어 건넜구나.
니가 해낸거야.


글샘 2010-07-14 17: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햐~ 좋아요.
결과가 자만을 앞서도록
의욕이 걱정을 꺾도록... 좋은데요. ^^

정말 수제자란 이름이 아깝지 않네요. ㅎㅎㅎ
죽음보다는 삶의 징검다리에 초점을 맞추셨네요.
갈수록 특강을 대충하기 어려워지겠는데요. 세실님도 ebs 운운하시고...

특강하고나서 즐찾 인원이 갑자기 늘고 있답니다.
사람들이 이런 거 좋아하나봐요. ^^

마기님도 좋은 시 많이 구상해 두세요.
ㅎㅎㅎ
특강할 소재는 깔리고 깔렸으니까는...

마녀고양이 2010-07-14 20: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소개해주신 시가 참 좋네요....... 가슴에 닿는 시들이예요.

글샘 2010-07-14 22:04   좋아요 0 | URL
반갑습니다. 좋으시다니 저도 좋네요.

양철나무꾼 2010-07-16 11: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갑자기 는 즐찾 중 한명이 접니다.

다른 사람들은 어떤지 몰라도 적어도 저는 특강 페이퍼 하나를 올리시기 위해,
시를 고르고,
글들을 매만져 정리하고,
사진을 고르고,
음악을 준비하느라...
종종거리셨을 님을 엿볼 수 있어서 숙연해 지기까지 한 걸요~^^
제자의 답시도 훌륭하구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글샘 2010-07-16 14:22   좋아요 0 | URL
저를 엿보셨다구요? 그거 스토킹인데...
님의 생각처럼은 별로 고민 안하고 쓰는 거예요.
맨날 수업시간에 떠드는 거 글로 정리한 건데요, 뭐~
사진은 특강 쓰고 나서 포인트를 주고 싶은 단어로 검색해서 하나 넣는 거구요.
제자의 답시는 멋지죠. ^^
나무꾼님도 제자로 받아드릴게요. 시 쓰시죠. ㅎㅎㅎ

양철나무꾼 2010-07-17 02: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샘님 같은 분을 제가 고3때만 만났어도,
제 전공이 문과로 바뀔 수 있었을텐데 말이죠~^^

전 시라면 시댁,시어머니,시누이,시금치의 연장선에서 두드러기가 나서요~헤헤.
(아,근데 우리 시부모님들은 괜찮은데...걍,일반적으로 그렇다구요.)

글샘 2010-07-17 05:39   좋아요 0 | URL
그것도 시네요... ㅎㅎㅎ
이과생도 시는 감상할 자유가 있지 않나요?
아, 이럼 계속 써야 되는데... 스크롤의 압박을 참아주셔서 쌩유~~
 

 

<유치환, 행복> 

사랑하는것은
사랑을 받느니보다 행복하나니라
오늘도 나는
에메랄드 빛 하늘이 훤히 내다뵈는
우체국 창문 앞에 와서 너에게 편지를 쓴다

행길을 향한 문으로 숱한 사람들이
제각기 한가지씩 생각에 족한 얼굴로 와선
총총히 우표를 사고 전보지를 받고
먼 고향으로 또는 그리운 사람께로
슬프고 즐겁고 다정한 사연들을 보내나니

세상의 고달픈 바람결에 시달리고 나부끼어
더욱 더 의지삼고 피어 헝클어진
인정의 꽃밭에서
너와 나의 애틋한 연분도
한방울 연련한 진홍빛 양귀비꽃인지도 모른다

사랑하는것은
사랑을 받느니보다 행복하나니라
오늘도 나는 너에게 편지를 쓰나니
그리운 이여 그러면 안녕 !    
설령 이것이 이 세상 마지막 인사가 될지라도
사랑하였으므로 나는 진정 행복하였네라 
 


ㅎㅎ 오늘의 시는 <유치환>의 '행복'입니다.  

세실님의 생일 축하 특강을 했더니, 아무래도 다른 사람들은 영 관심이 없는데, 
하긴 시 같은 데 누가 관심을 갖겠어요, 먹고 사는데만 관심둔 돼지같은 사람들이 지배한 세상에서.
마기님께서 상설 특강을 개설하라고 강력하게 말씀하셔서, 오늘은 특별 한정판으로 한 편. 

상설 개설은 어렵다구요, 마기님~~ 

시를 보는 방식은 여러 가지인데요.
크게 1) 시 바깥쪽에 관심을 가지고 보는 방식(외적 관점)과,
       2) 시 안쪽에 관심을 가지고 보는 방식(내적 관점)
으로 보구요. 

다시 1)은 작가의 표현적 측면(작가론적)과 
              작품의 시대적,배경적 측면(반영론적)과
              작품을 수용하는 독자적 측면(효용론 내지 수용론)
으로 보구요. 
       2)는 작품의 내부 장치, 그러니깐, 시어들의 유기적 관계, 또 운율이나 시어의 반복, 표현상의 특징 등에 대한 거죠

시대에 따라서 고전시대에는 작가의 경향성에 초점을 맞추기도 했구요.
미소 냉전 시대에는 미의 신비평(내적 관점) 쪽의 경향과 소의 반영론적 관점이 주류였기도 했지만, 반드시 그랬던 건 아니기도 합니다.  

암튼, 소비자의 '돈'이 왕이 되어버린 현대 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관점은 역시 '수용론' 내지 '효용론'적 입장이겠죠.
노래를 잘 하는 가수보다는 복근이 멋진 비주얼 가수가 '효용'이 있어서 '수용'되니 말입니다. ^^ 

유치환의 이 시는 우선 내적 관점에서 읽어 볼게요. 

내적 관점이라 하면, 우리 고딩때 수업받듯이, 부분 부분을 읽고 분석하는 거라 보시면 되죠. 

오늘도 시를 한번 쫙~ 첨부터 끝까지 읽어 보고 시작합시다. 

자, 이 시를 다 읽고 났다면 가장 큰 특징을 볼게요.
우선 처음과 끝부분에 반복되는 표현이 나오죠? 
물론 똑같지 않지만, 이런 걸 수미상관 내지 수미쌍관 등으로 불렀던 거 아시죠?
똑같은 말을 두 번이나 했다면 왜 그렇겠어요. 
시라는 게 '압축된 언어로 함축적 표현'을 해야하는 건데 말이죠.

처음의 말은 '화두를 툭 던지기'고,
사이에서 화제에 대한 자기 생각을 전개하고,
마지막 말은 '화두의 이미지를 모으기'의 기능을 해요. 

여기서도 그렇습니다.
처음에서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보다 행복>하다고 했구요.
마지막에서 <사랑하였으므로 나는 진정 행복>하다고 했지요. 

어때요.
처음엔 일반론적으로 '나는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는 것보다 행복하다 생각한다'...고 하고,
끝에선 화자의 입장에서 '나는 사랑하였으므로 진정 행복했다'는 경험을 토로하죠.
그 사이에선 당연히 당신을 향한 나의 사랑은 무조건, 무조건이야...를 외쳤을 거죠.
안 봐도 비디오 아니겠습니까?  

그리고 이 표현은 어떤 면에선 '역설적'이라고 볼 수도 있겠습니다.
'역설'이란 논리적으로 '한 문장에 서로 다른 주장을 드러내고 있을 때'라고 하는데요.
보통 '주고싶은 마음'과 '받고싶은 마음'을 비교하면 받고싶은 마음이 큰 것이 인간의 '욕심 慾'이죠.
근데, 그것보다 '주는 일'이 더 행복하다...고 거꾸로 표현하고 있거든요. 가벼운 역설이죠.
'소리없는 아우성'에서는 '소리낼 수 없는 상황'과 '가슴 속 갈등의 외침'이 공존하는 무거운 역설이구요.
그 역설이 모순을 일으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독자의 가슴에 굵은 각인을 남기는 셈이군요.

그리고 이 시의 시어 중, 화자의 심정을 직접 드러내고 있는 시어를 하나만 찾으라면 어떨까요?
저는 '애틋하다'를 찾겠습니다.
애틋하다의 사전상 의미는 '섭섭하고 안타까워 애가 타는 듯하다. 정답고 알뜰한 맛이 있다.' 이런 뜻이 있네요.
편지를 보내야만 하는 상대니까,
상대는 현실에서 존재하지 않죠. 사랑하는 사람의 부재.
그래서 안타깝고 애가 타고, 그러나 그이에 대한 감정은 정답고 알뜰한 감정이 넘치구요. 

작품 내부 구조를 하나만 더 보죠.(끝도 없이 분석할 수 있지만, 휴~~ 오늘은 요기까지.)
이 시는 각 연이 5행으로 가지런하죠.
각 문장의 길이도 거의 일정하구요.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러 갈 때에는 양아치처럼 입고 가지 않잖아요. 단정하게 하고 가죠.
그런데도 뭔가 미심쩍어서 쇼윈도에 자꾸 자신을 비춰보며 가곤 하잖아요.
화자의 마음 속 사랑이 그런 단정한 걸 원하는 내용의 투영일 수도 있겠네요.  
어, 4,5연은 일정하지 않다구요?
그럼 화자의 마음 속 가지런하고 편안하던 감정이 삐끗, 한거겠죠.
마음속 '소리없는 아우성'을 겉으로 드러낸 거죠.

그럼, 이제 작품 외적 분석으로 가 볼까요. 

이 시의 작가는 어제 세실님을 위한 특강에서 다룬 '깃발'의 작가죠.
'깃발'이 도달할 수 없는 노스탤지어의 사랑을 향한 갈망과 좌절의 개인사를 표출한 서정시라면,
'행복'은 현재 부재한 상황의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애정 표현의 개인적 정리를 표현한 서정시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런 걸 문제집에선 "주제"라고 하죠. ^^

사랑하는 사람은 옆에 없죠. 그래서 화자는 '에메랄드 빛 하늘이 훤히 내다뵈는 우체국 창문' 앞에 와서 편지를 씁니다.
얼마나 사랑하는 마음이냐면요.
에메랄드 빛 하늘이 훤히 내다뵈는데, 그 에메랄드 빛 하늘까지도 그대에게 보여주고 싶어하는 이쁜 마음이 보이는 거 같아요. 

그리고 우리의 사랑, 우리의 연분(인연)은
'한방울 연련한 진홍빛 양귀비꽃'이다...도 아니고, 인지도 모른다.고 썼네요. 

위에 올린 사진이 꽃양귀비라는 꽃인데요. 얼마나 이쁜가요.
내 사랑은 이렇게 사랑에 불타는 열정적인 것이다... 이런 표현이겠죠.
진홍빛 양귀비꽃을 모른다면 '한방을 연련한 진홍빛 양귀비꽃'의 간절함 이해가 떨어질까봐 사진을 붙였어요. 

'설령 이것이 이세상 마지막 인사가 될 지라도'...
연애편지 치곤 좀 멘트가 살벌하죠.
그런 걸로 보면, 아직 화자와 편지를 받을 '그대'는 '함께 할 사랑'에 대한 신념이 없을 수도 있겠네요.
'깃발'의 화자가 혼자서 마음 정리를 하고, 담담한 마음으로 편지를 쓴 거 같지 않나요? 

'편지를 쓰는 행동'과 '편지를 받는 행동' 가운데 화자는 '편지를 쓰는 행동'을 하면서,
'사랑받는 수동적 삶'보다 '사랑하는 능동적 삶'이 더 행복하다고 쓰는데요.
편지를 쓰는 일은
'사랑하는 사람을 떠올리면서 어떤 글을 쓸지 내용을 구상하는 시간,
그리고 천천히 또박또박 자기 마음을 표현하는 시간,
다 쓰고 제대로 자기 마음이 표현되었는지 다시 읽어 보고 혼자 빙그레 웃는 시간, 

편지를 부치고 나서도
그이가 받아 보았을까?
얼마나 반기실까?
혹시 못마땅해 하지나 않으실까?
내가 실수로 잘못 적은 말이나 없나?
내 글을 읽으시고 답장을 쓰신 걸까?
만일 쓰셨다면 답장은 언제나 올까?
이런 생각들로 그이를 향한 마음씀씀이가 지속될 수 있는 일이지요.
그러니, 화자는 편지를 받는 일보다 쓰는 일이 행복하였고,
마찬가지로 사랑을 받는 일보다 사랑하는 일이 행복하다고 강조한 것이죠. 

그렇지만 화자의 마음 속 어딘가에 분명히 결핍이 느껴집니다.
그래. 나는 편지를 쓰면서, 사랑을 주면서 행복한거야! 거야! 거야! 하고 아무리 외쳐봐도,
왠지 쓸쓸해 보여요. 

그리운 이여, 그러면 안녕!  

설령 이것이 이 세상 마지막 인사가 될 지라도... 

저는 이 두 행이 떨어져 있는 거리만큼 화자의 가슴저림이 느껴져요.
뭐 누구나 다 느껴야 하는 것이 아니지만, 그렇다는 거죠. 이런 게 '애틋함'의 정체일 거예요.

시인의 시를 읽을 때는 한 편의 시를 읽는 것도 좋지만,
이렇게 여러 편의 시, '깃발'과 '행복'을 엮어 읽는 편도 좋을 거라는 생각에서,
오늘은 유치환의 시 두 편을 작가의 측면에서 몇 가지 살펴봤습니다.  

허만하 시인이 청마에게 물었다는 얘기를 기억한다.
"선생님, 시인이 되지 않았다면 어떤 일을 하셨겠습니까?"
청마가 서슴없이 대답했다.
"아마 천문학자가 되었을끼라." '
에메랄드빛 하늘이 환히 내다뵈는 우체국'으로 별들이 쏟아진다.
별들에는 소인이 찍혀있다. 당신에게 배달되는 오늘의 별을 뜯어보시라.
누군가를 기다리는 사람은 누군가를 기다릴 수 있어서 행복하다.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보다 행복하다. <김선우의 감상 중에서...>
http://myhome.mijumunhak.com/kimheejooh/index.php?docu=view&gmcode=13&gscode=34&id=data1&no=32&page=2&sc=on&sn=off&ss=on 

자, 다음 특강은...
청중의 반응을 보고, 그때 결정할게요. 

이 강의를 읽으신 분들, 모두 행복하고 바삭한(하도 비가오니깐) 일요일 보내세요.


댓글(6) 먼댓글(0) 좋아요(1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비로그인 2010-07-11 12: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유치환의 이 시를 얼마나 좋으하는지 이미 아셨던거?
이 편지를 받는 사람은 유치환님이 정말 사랑했던 사람이었다네요.
죽을 때까지.
그래서 유부남이었던 유치환님과 그 여인의 러브스토리는 이렇게 애틋하고 안타까울 수 밖에 없었던거고.
이렇게 오고갔던 편지와 시들을 그 여인이 모두 간직했다가 발표한 거라고 하니...ㅠㅠ

글샘님...
마음에 콱콱 박히는 강의였습니다.
글샘님의 강의를 꼭 글샘님 앞에서 듣고있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예요.
아~~비오는 쓸쓸한 일요일이...행복으로 가득찬 일요일이 되었습니다.
감사^^

글샘 2010-07-11 12:17   좋아요 0 | URL
어느 글에선가 유치환이 고백하기를, "나의 생애에 있어서 이 애정의 대상이 몇 번 바뀌었습니다. 이 같은 절도 없는 애정의 방황은 나의 커다란 허물이 아닐 수 없습니다"라고 스스로 반성하기도 하는데, 가장 널리 알려진 연모의 대상이 이영도이다. 시조시인 이호우의 동생이기도 한 이영도는 남편과 사별한 채 딸 하나를 기르는 아름다운 30대 초반이었다.

아마 청마 유치환도 요즘이라면 절대 반성 안할거예요. ^^
사랑은 움직이는 거니까요.

행복한 일요일이 되셨다니... 성공이네요. ㅎㅎ

세실 2010-07-11 17: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 이 시에 양귀비꽃이 나오는거 생소해요. 건성으로 읽었나 봅니다.
양귀비 참 예쁘죠. 정열적인 사랑이 느껴져서 좋아요. 어쩜 저리도 붉은 빛일수 있는지....
이영도에게 보낸 편지가 500통이라고 들었어요.
아 나도 만날때 마다 원고지 20장에서 50장까지 편지 써서 주던 남자 있었는데...문득 보고싶어 지네요.
그래두 나만 사랑하는거 보다는 서로 똑같이, 아니 남자가 더 날 사랑해주는게 좋을듯.
나만 사랑하면 애틋하고, 슬프잖아요.
글샘님 강의 참 좋아요. 어쩜 이리 서정적이고 섬세한지.
글샘님 연애대장 같아요. =3=3=3=

글샘 2010-07-11 18:16   좋아요 0 | URL
ㅎㅎ 연애대장... 이론상 대장이죠. ㅍㅎㅎ
양귀비꽃의 이미지가 이 시의 핵심 이미지인 것 같아요.
시 읽을 때 시각적 이미지는 엄청 강한 효과를 보여주는데, 사람들은 편지에 가려져서 양귀비꽃을 놓치기 쉽지만요.
경기도 파준가에 저 꽃 피는 계절이 있다는데요, 내년쯤엔 꼭 가보려구요. 저도 저꽃 좋아요. 아마폴라...
그 남자, 엄청나군요. 원고지 50장... 애틋한게, 사랑의 정수 아닐까요? ㅋㅋ

양철나무꾼 2010-07-13 10: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글샘님.

마기님 블로그 트랙백해서 왔습니다.
종종 알라딘 서재 대문에서 봤었는데...
이렇게 뵈니 느낌이 또 다른 걸요~
시 특강도 완전 죽음이구요.

상설은 아니더라도 계속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추천 꾸욱~댓글 남기고 갑니다.^^

글샘 2010-07-13 10:37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느낌이 어떠세요. ㅎㅎㅎ
죽음이라니 감사합니다.
아, 한 분씩... 늘어서... 이거 시작을 잘못했나... 후회 중입니다. ^^
저도 반갑습니다.
 

세실님, 생일 미리 축하합니다!!(7월 13일이면 기억 못할 거 같아서요. ^^)   

                          깃 발

                                                       유 치 환
                   
                        이것은 소리없는 아우성.
                        저 푸른 해원을 향하여 흔드는
                        영원한 노스탤지어의 손수건.
                        순정은 물결같이 바람에 나부끼고
                        오로지 맑고 곧은 이념의 푯대 끝에
                        애수는 백로처럼 날개를 펴다.
                        아아 누구던가.
                        이렇게 슬프고도 애달픈 마음을
                        맨 처음 공중에 달 줄을 안 그는.

 이 시의 주제는 통상적으로 '이상을 향한 갈망과 좌절' 뭐, 이런 식으로 말합니다.  



화자가 바라보고 있는 것은?
네, 깃발이죠.  

 

우선 시를 한 번 읽어 보죠. (꼭 이 대목에서 읽어 보셔야 합니다. 소리 내서...  

이것은(쉬고) 소리없는(쉬고) 아우성(좀더쉬고) 

...아아(좀 슬프니깐 더 쉬고) 누구던가(좀 느리게 읽고)
이렇게/ 슬프고도/ 애달픈/ 마음을(4마디를 느끼면서) 맨 처음/ 공중에/ 달 줄을/ 안 그는. 

참 잘 읽었습니다. 짝!짝!짝!  

 

화자는 깃발을 보고있죠. 근데 어떤 마음을 느낀다고 했죠?  

슬프고도 애달프다고 했습니다.  

화자의 마음은 지금 어떤 상태? 슬프고 애달픈 거예요. 

왜? 왜? 깃발을 보면서 슬프고 애달픔을 떠올린 걸까요?  

 

이 두 가지, '깃발'과 '슬프고 애달픈 자신의 처지' 를 딱, 갖다 붙이는 마법이 바로 시에서 쓰는 <비유나 상징>같은 건데요. 

깃발을 보고, 자기 처지와 같다!고 느낀 점이 있었던 거죠.  

유사점 발견하기. 이것이 비유와 상징을 읽는 포인트입니다. 

 

깃발과 자기 처지의 유사점은? 

'소리없는 아우성', '해원을 향하는 노스탤지어의 손수건',  

무언가를 갈망하는 간절한 마음이 아우성이구요. 

노스탤지어(도달할 수 없는 향수)의 손수건이지만 저 푸른 바다를 향해 하염없이 흔들고 있지요. 

이 시의 주제가 '이상에 대한 갈망'이라면... 추구하면 되잖아요. 

그런데, 화자는 거기서 좌절한 경험이 있었던 거죠. 

바로 깃발이 깃대에 묶여, 이념의 푯대에 묶여 날아갈 수 없었던 것처럼요. 

결혼을 해서, 사랑하는 사람이 생겼다면(히히 제가 세실님을 정말 간절히 사랑한다면요~) 

그렇지만, 주체할 수 없는 마음의 폭주를 시대가 용서하지 않는다면요. (이 시를 쓴 시대는 1930년대, 시인이 20대 때입니다.) 

화자는 얼마나 큰 좌절을 느꼈을지...  

1930년대의 삶을 상상하기도 힘들지요. (1920년대 정지용의 '향수'에서 아내를 생각하는 마음 보셨죠? 기껏 4연에 가서 한다는 소리가 '아무렇지도 않고 예쁠 것도 없는 사철 발벗은 아내'라니요. 헐! 지는 일본에 유학가서 쓴다는 시가...)

 

암튼, 깃발을 보면서, 

에고에고, 내 사랑하는 이에게로 달려갈 수 없이 <오로지 맑고 곧은 이념의 푯대>에 꽁꽁 묶인 내 처지나,  

(오로지 맑고 곧은 이념의 푯대,는 제 생각엔 조선조 유교의 정절 개념과 통하는 게 아닐까 하는게 제 생각입니다.)

깃대에 꽁꽁 묶여 지향점도 없이 펄럭거리기만 하는 깃발의 처지를 '같다'고 본 거죠. 

 

요즘 아이들 유행가는 좀 낫죠.(요즘은 아니고, 한 10년 된 노래네요. ^^) 

달려 가겠어 훨훨 날아 가겠어 널 안아 주겠어 내 모든걸 주겠어...  

외로울 땐 나를 불러 뭐가 니 맘에 걸려 네 안에 내가 들어갈 수 있게... Run to you 

 

나의 사랑은, 정말 깨끗한 은(불륜이 아니란 말이에욧!!!),  

당신을 향한 나의 마음은 날마다 물결따라 바람에 철썩이는데,

그러나 슬프게도 '오로지 맑고 곧은 이념의 푯대' 끝에,  

나의 사랑은 슬픔이 애수가 되어 백로의 날갯짓처럼 힘없는 퍼덕임이 되고 마네요.  

 

 이러니 시인은 목놓아 소리칠 밖에요. 

아아 

시에서 이렇게 감정을 아아~ 하고 표출하면, 그건 월드컵에서 골대 앞에서 수비수가 두손으로 골 막는 짓이나 마찬가지거든요. 

퇴장당할 노릇입니다만, 미치겠는데 어쩌겠어요.  

아마 아~~~~~~~~~~~~~~~~ 하고 싶었을 겁니다. 

 

그래도... 오로지 맑고 곧은 이념의 푯대에 '묶인', 자유인이 아닌 자신은 

소리없는 아우성만 지를 뿐, 그 고리를 끊고 날아가지 못합니다. 좌절하죠. 

그래서 외칩니다. 

 깃대에 깃발을 맨 처음 단 그를... 원망하고 미워하죠. 

도대체, 운명의 장난을 벌이는 자여, 당신은 누구란 말이냐. 

이렇게 슬프고도 애달픈 화자의 마음을 

저 푯대끝에 매달아 놓고 나를 희롱하는 너는...  

운명의 신, 당신을 저주한다... 

이런 심사가 아니었을까요? 

 

아아 누구던가.
이렇게 슬프고도 애달픈 마음을 

맨처음 공중에 달 줄을 안 그는. 

 

이제 이 슬픈 마음을 정리합니다. 좌절한 그는 맥이 하나도 없습니다. 

소리질러 저항할 힘도 없죠. 질서에 순응합니다.  

결국, 집으로 돌아가야죠.

그래서 '이것은/ 소리없는/ 아우성'의 힘차던 세 마디(3음보라고도 합니다.)의 자유로운 외침은  

'순정은/ 물결같이/ 바람에/ 나부끼고, 오로지/ 맑고 곧은/ 이념의 / 푯대 끝에'에서 잦아 들다가.

'이렇게/ 슬프고도/ 애달픈/ 마음을,// 맨처음/ 공중에/ 달 줄을/ 안 그는.'
이렇게 네 마디(4음보겠죠?)의 정형화된 구절로 마무리합니다.  

소리내어 읽어 보시면, 3음보에 비해서 훨씬 맥빠진 목소리처럼 들리지 않나요? 

 

속담에 '아다르고 어다르다'는 말이 있습니다. 

저는 이 시야말로, 이 속담에 꼭 부합한다고 생각해요. 

무슨 말이냐면, 

이 시를 '이에 대한 동경과 좌절'로 읽으면, 글쎄요, 감이 잘 안 오지만, 

같은 시를 '이에 대한 동경과 좌절'로 읽는다면, 저는 심장이 떨리는 울림이 옵니다. 

 

어떤가요? 제 이야기가 억지같다면, 뭐, 그래도 어쩔 수 없습니다.  

시는 개인의 자아를 세계에 드러낸 것인데, 그걸 읽는 저의 자아가 그이의 세계를 저렇게 받아들였다는데 뭐 할말 있어요? ^^ 

문제집에 보면 아래와 같이 설명되어 있습니다.  

어떤 설명이 더 수긍이 가시는지??? ㅎㅎㅎ 

 

이 글 읽으시는 분, 모두 주말 잘 보내세요~~~ 

 --------------

   핵심정리
갈래: 자유시, 서정시, 관념시, 상징시, 낭만시   
성격: 역동적, 의지적, 상징적, 낭만적
표현법: 남성적인 장중, 강건한 어조, 비애와 환멸의 목소리,  색채에 의한 시각적 심상,  은유, 

           직유, 영탄, 도치법 사용

어조: 인간 존재를 깨닫는 순간의 비애와 환멸의 목소리  

특징: 도달할 길 없는 이상을 향한 마음을 표현

주제: 영원한 이념을 향한 낭만적 향수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의 갈등

        이상향에 대한 향수와 그 비애

        인간의 영원한 향수


댓글(7)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비로그인 2010-07-10 20: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시가 어딜봐서 남성적인 장중함을 느끼게 한답니까?
ㅋㅋ글샘님 강의 멋져요!!!!

글샘 2010-07-11 02:00   좋아요 0 | URL
좀 말이 되나요? ㅋㅋ
박수를 쳐 주셔서 감사합니다. 마기님을 위한 특강도 준비해 볼게요.

세실 2010-07-10 23: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녀는 이영도 였을까요? 청마시인은 많은 여인을 사모했다고 하지요.
이미 결혼한 후에 쓴 시겠죠?
남이 하면 불륜, 내가 하면 로맨스라는...ㅎㅎ
님처럼 한문장 한문장 숨은 뜻을 알려주면 정말 시를 사랑할듯 해요.
'노스탤지어=도달할 수 없는 향수'라니 멋져요.
'그리움, 사랑하였으므로 행복하였네라' 참 좋았던 기억이^*^

글샘 2010-07-11 02:01   좋아요 0 | URL
그저 이영도다, 하면 재미없죠. ^^
시인은 한 문장도 깎아서 쓰는데, 저걸 그냥 도매금으로 넘기는 게 아쉬워서 한마디 한 겁니다.

pjy 2010-07-12 18: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누가 어떻게 낭독하느냐에 따라 느낌은 상당히 달라지는데요^^;
제가 읽어보니 한서린 여인네의 두고보자는 표독함이 시끝에 묻어 나옵니다~ 이런게 자아반영인거죠?? ㅋㅋ

글샘 2010-07-13 09:06   좋아요 0 | URL
음... 이건 좀 새로운 해석이네요. 한 서린 여인네의 표독함... 그런 자아를 갖고 계세요???

pjy 2010-07-13 19:25   좋아요 0 | URL
다들 많이 아시는 그런 시인의 대한 기본적인 지식을 배제한 상태에서 읽는 당시의 고때의 제 상태만 고려하면 그렇다는거죠^^;
가끔 착하기도 하답니다ㅋㅋ
 

그렇게 오는 사랑 있네
첫눈에 반하는 불길 같은 거 말고
사귈까 어쩔까 그런 재재한 거 말고
보고지고 그립고 자시고 할 것도 없이
대천 바다 물 밀리듯 솨아 솨아아아아
온몸의 물길이 못자국 하나 없이
둑방을 너머

진액 오른 황금빛 잎사귀를
마지막 물기 몰아 천지사방 물 밀어 가듯

몸이 물처럼
마음도 그렇게
너의 영혼인 내 몸도 그렇게 

                               (김선우, 대천 바다 물 밀리듯 큰 물이야 거꾸로 타는 은행나무야 , 전문)

제1탄이라고 하니까, 계속 이어질 것 같지만... 알 수 없어요. 

어제 술김에(=3=3 후회중) 적은 코멘트에 세실님이 너무 적극적으로 반색을 하셔서...
몇 자만... 올립니다. 

이 시는, '사랑'에 대해서 나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화자에게 '연속극식 사랑', '신파조의 사랑' 말고, 사랑은 어떤 의미인가...  
이런 주제를 다루고 있다는 정도는 이해가 가시죠? 

뜨거운, 에로틱한, 가슴졸이는, 애가 타는, 절절한... 이런 사랑 말고,
시원시원하면서 서로 굳은 믿음이 있는,
좀스럽고 자잘하게 표현하지 않아도 그 사랑을 의심할 필요 없는,
그런 크고 넓은 사랑을 '대천바다 물 밀리듯 큰 물'에 비유한 것 아닐까 합니다. 

물리학에서 '입자'가 있고 '양자'란 개념이 있는데요. 
입자는 '내 몸'입니다.
내 몸은 교실의 앞문으로 들어오면서 동시에 뒷문으로 들어올 수가 없잖아요.
제가 부산에 있으면서 세실님의 청주에 존재할 수 없듯이요.
근데, 양자는 '양 쪽'에 다 있을 수 있는 거예요.
부산에 비치는 저 햇살이 청주에도 가잖아요.
정말정말 큰 물이 넘친다면, 부산에 넘친 그 물이 동시에 청주에도 넘칠 수 있듯이요. 
물이나 햇살이라면 교실의 앞문과 뒷문에 동시에 들어올 수가 있겠지요. 끈같이 생긴 양쪽이 있는 것들이라면...

그래서, '내 몸'에 한정된 그런 사랑 말고,
큰 물 지듯,
물과, 마음과, 영혼의 공통점은, '내 몸'과 같은 입자가 아니라, '큰 물'처럼 파동이 일듯,
한꺼번에 넓은 지역에 들이닥칠 수 있는 포용성이 있다는 것이겠지요. 

몸이 물처럼
마음도 그렇게
너의 영혼인 내 몸도 그렇게 

이 마지막 연이 이 시가 전달하고자 하는 핵심인 거 같은데요.
나의 사랑은,
내 몸뚱아리를 탐하거나, 몸뚱아리의 실존적 쾌락에 머무르지 않고,
내 몸뚱아리로만 부딪치는 당신과의 임팩트에 있는 것이 아니라...
내 몸이 스르르 풀린 물처럼 자연스럽게,
마음도 화르르 불살라진 것처럼 넉넉하게,
그래서 비로소 너의 영혼과 하나가 될 수 있는, 나의 정신, 나의 넋.
내 몸이 그렇게 스러진 자리에서 너를 만나는... 

이런 넓고도 얽매이지 않는 사랑을 표현한 시가 아닐까 싶네요. 

주제 : 얽매이지 않는 넓은 사랑의 희구 에 밑줄 쫙! 

시라는 게 워낙 쓰는 사람의 상황에 따라 주관적인 거구요.
읽는 사람의 관점이나 관심사, 상황에 따라 다양하게 해석될 수 있는 것이라서...
제가 읽은 것은 저런 정도입니다. ^^ 

아래 열 분 이상이 이 강좌의 개설을 열렬히 원하시면, 제2탄도 고려해 볼게요. ㅎㅎㅎ


댓글(21)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세실 2010-07-09 14: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아아아아아......이런 거였군요^*^
바다같이 넓고 큰 사랑.


"대천 바다 물 밀리듯 솨아 솨아아아아
온몸의 물길이 못자국 하나 없이
둑방을 너머"
전 요기에서 열정적인, 불같은 사랑을 생각했지요.
그러면서 이상하게 생각했더랍니다.
님 감사해요. 2탄 기대합니다.
제가 댓글 열개 달 수도 있어용

여우꼬리) 이런 사랑이라면 참 행복하겠네요^*^

글샘 2010-07-09 14:31   좋아요 0 | URL
그냥 저의 해석이 그렇단 거죠. 말이 되면, 그게 이해하는 거라 생각합니다. ㅎㅎ
맞아요. 이런 사랑이라면... 마음이 대천바다같이 넓은 사람이라야겠죠. ^^

pjy 2010-07-09 20: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맘에 들어서 자주 읽는, 사랑에 관한 시 있어요^^
읽을때마다 저절로 미소가 지어지고 달콤해지는데 정작 이렇게 말해주는 사람은 아직 없어서 좀 아쉽긴해요~

풀꽃 -나태주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세실 2010-07-09 20:26   좋아요 0 | URL
어머 이 시도 참 좋으네요.
요건 이해하기도 쉬워요~~~ 시는 이렇게 쉽게 쓰여져야 해. ㅎㅎ

글샘 2010-07-09 22:27   좋아요 0 | URL
저도 이 시 좋아합니다.
너도 그렇다. 아~ 좋다.

세실 2010-07-09 20: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좋아하는 시는 도종환 님의 흔들리며 피는 꽃 이랍니다.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
다 흔들리면서 피었나니
흔들리면서 줄기를 곧게 세웠나니
흔들리지 않고 가는 사랑이 어디 있으랴
젖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빛나는 꽃들도
다 젖으며 젖으며 피었나니
바람과 비에 젖으며 꽃잎 따뜻하게 피웠나니
젖지 않고 가는 삶이 어디 있으랴.

글샘 2010-07-09 22:27   좋아요 0 | URL
맞아요. 쉽게 들어오는 시가 좋죠.
그치만, 자기만의 경험을 시로 쓴 걸 나무랄 수도 없죠.

세실 2010-07-10 06:23   좋아요 0 | URL
아 자기만의 경험이라...일리가 있어요^*^

pjy 2010-07-10 00:57   좋아요 0 | URL
개인의 경험인데 같이 공감하게 되는 내용..이게 맞나요?
음~칸트의 미학개론이었던가? 가물가물하네요^^;

글샘 2010-07-10 10:52   좋아요 0 | URL
진액 오른 황금빛 잎사귀를
마지막 물기 몰아 천지사방 물 밀어 가듯
... 거꾸로 타는 은행나무...
화자는 황금빛 잎사귀로 타오르는 은행나무를 보고 있는 사람입니다.
사람 나이로 치면 중장년이죠. 큰물에 들이비친 은행나무의 찬란한 황금빛 잎사귀와
넘실대는 물을 보고 이런 시를 쓰는 사람은 마음에 물기가 가득 밴 사람이겠지요. ^^

그 개인의 경험으로, 우리에게 이런 인식의 확장을 제공해 주니,
시인은 우리 대신 먹고 소화시켜주는 고마운 사람들이죠. ^^

세실 2010-07-10 22:22   좋아요 0 | URL
아 마음에 물기가 가득 밴 사람.
요즘 알라딘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면서 제 맘에도 물기가 가득한 느낌^*^
님 덕분에 조금씩 시 맛을 느낄수 있을듯 해요.
예서 멈추면 안되는거 아시죠?
책임지세욧!!!!

잉크냄새 2010-07-10 10: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2탄 개설을 열렬히 지지합니다.

글샘 2010-07-10 10:52   좋아요 0 | URL
자, 이제 두 분입니다. ㅎㅎㅎ

비로그인 2010-07-10 10: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2탄도 약하구여, 상설강좌 카테고리 만들어주세염~~플리쥬~~~

글샘 2010-07-10 10:55   좋아요 0 | URL
이제 세 분. ^^
마기님 욕심쟁이시군요. ㅎㅎ

비로그인 2010-07-10 12: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기라는 사람을 알고있는 사람인데요,
상설강좌 카테고리 만들어주세염~~2

글샘 2010-07-10 12:28   좋아요 0 | URL
상설강좌는 유료예욧! 네 분으로 쳐 드릴까요?
ㅋㅋ 마기님 정말 귀여우셔~ 마기님이 10분 모셔오면 생각해 볼게요. ㅎㅎㅎ

비로그인 2010-07-10 12:37   좋아요 0 | URL
흥~~세실님을 위한 시 특강인데...세실님이 모아와야죠!

난 마기를 위한 시 특강이 열릴 때 생각해 볼래요.
으윽~~그런건 없다구요?
ㅠㅠ

글샘 2010-07-10 17:40   좋아요 0 | URL
마기님 질투하시는군요? ㅎㅎ
알았어요. 마기님을 위한 시 특강도 생각해 볼게요.

세실 2010-07-10 22:24   좋아요 0 | URL
호호호 마기님 질투할줄 알았어^*^
결국 그렇게 글샘님은 마기님을 위한 특강 만들꺼야. 아마도....

글샘 2010-07-11 02:03   좋아요 0 | URL
마기라는 분께 전해 주세요.
상설 강좌 카테고리는 바빠서 어렵다구요. ㅋㅋ
시간 되는대로, 제가 좋아하는 시를 해석해 볼게요.
제 맘대로 해석이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