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 카미노 별들의 들판까지 오늘도 걷는다 - 스페인 산티아고 가는 길, 길 위에서 만난 세계 4
신재원 지음 / 지성사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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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티아고 가는 길을 걷고 글을 쓰신 분들의 책을 읽으면...
글을 읽는 것만으로도 친구를 하나 만든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그들과 독자인 나 사이에 무슨 공감대가 통하는 것일까?

이 책을 읽으면서 함께 길을 걷는 마음으로 나를 돌아본다.
왜 이렇게 산티아고 가는 길에 마음이 끌리는지...
몇 가지 생각한 것은 이렇다.
산티아고 가는 길...은 혼자서 가는 길이다.
혼자서 터벅터벅 걷는 그 길의 외로움에 내 감성의 주파수가 비슷한 대역을 찾은 모양이다.
그리고 그들은 사진찍는 걸 즐기지 않는다. 멋진 경치들을 사진에 담을 수도 있지만, 제 모습을 찍어서 기념하는 짓따위를 즐기지 않는 것도 내 맘에 든다.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사진으로 먼저 접하고 그 후 실물을 만나면 대개 자연은 사진보다 훨씬 광활하고 다채롭고 풍요로운 느낌을 주는 반면,
건축물들은 "애개, 겨우 요거였어?"하고 그 빈약함과 초라함에 실망하는 경우가 많다."(197)

맞다. 딱, 내가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렇게 적어둔 걸 보니, 그렇다.
자연의 광활함을 찍을 수 없다. 마음에 담아 오는 것이다.
그런데, 건축물들은 사진으로 보던 것들이 훨 멋지다.
실제로 보고 나면... 에이, 별 거 아니다.

그리고 202쪽엔, 보데가...창고 비슷한 곳을 '반공호'라고 표기한 것이 눈에 띈다. 실수인가 하고 봤더니 203쪽 사진에도 반공호라고 적어 두었다. 아, 이게 냉전 시대의 결과다.

공격에 방어하는 '방공호'를 공산주의에 반대하는 반공호처럼 위협적으로 들은 모양이다. 씁쓸하다.

지금도 종로에선 바퀴벌레처럼 다닥다닥붙은 전경들이 좌측 아래의 고무패킹을 잘라낸 날카로운 방패로 무장하고 시민들과 대치하고 있다. 공산주의의 위협이 지나갔는데도, 아직도 정부는 국민의 목소리가 두려운 모양이다. 두려워하는 자들은 무너지게 되어있다.

스페인어를 다시 공부하려고 뒤적거리다가 기초를 배우기에 딱, 좋은 곳을 찾았다. EBS 교육방송의 스페인 강좌 기초가 참 설명이 잘 되어있다. 스페인어는 학원도 별로 없고 해서 고민이었는데, 그 강좌를 부지런히 듣고싶다. 언젠간 꼭 갈 거니깐... 스페인어를 알아두면 도움이 될 테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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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길에서 나를 만나다 - 나의 야고보 길 여행
하페 케르켈링 지음, 박민숙 옮김 / 은행나무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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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례를 하는 동안 과연 고통이란 무엇일까 끊임없이 물었다.
결국 고통이란 '이해하지 못함'이다.
이해하지 못한다면 믿음을 가져야 한다.
고통이란 결국 우리의 자세에 달려 있다.(258)

독일의 유명한 코미디언이라는데, 당연히 나는 모르는 그가 야고보 길 순례에 나선다.
내가 언어나 생각으로 표현하지 않으면 아무 것도 나에게 영향을 끼칠 수 없다(250).는 그것을 깨달으러 가는 길이 그 길이 아닐까?

문자나 언어로는 전할 수 없는 언어도단의 순간, 불립문자의 시간을 맞기 위해서 말이다.

삶의 기쁨이란 아마도 개의치 않는 것에서 오는 것이 아닐까?
기대할 것도 두려워할 것도 없는...
기대는 실망을 낳는다. 실망은 두려움을 낳고, 두려움은 다시 기대를 낳는다.
희망은 두려움을 낳고, 두려움은 희망을 낳는다. 개의치 않는 것이다.(95)

김홍도의 이 그림을 보노라면... 개의치 않는 내려놓음이 보이는 듯해서 내 책상 앞에 붙여둔 스님의 그림이다.

어쩌면 나는 산티아고에 가까워지고 있는 것만이 아니라, 내 스스로에게도 점점 다가가고 있는 것이 아닐까?(102)

그렇다. 산티아고에 가는 길은 꼭 산티아고로 가는 길에만 있는 것은 아닐 것이다.

한국인들이 묵은 곳은 한결같이 알베르게였는데, 독일의 스타인 그는 지저분하고 불편한 알베르게에서 묵지 않는다. 호텔이나 모텔같은 곳에서 편히 쉰다.
그다지 가난하지 않은 순례자들이 왜 종종 형편없는 대접을 받는 그런 끔찍한 곳에서 묵으려 할까? 나는 이해할 수 없다.고 그는 말한다. 그것도 그렇다. ㅎㅎ

집에서는 외관상으로 매일 다르게 보이지만 내적으로는 거의 변함이 없다. 여기서는 외적으로는 똑같으나 내적으로는 매시간 달라진다.(179)

매시간 달라지는 내면을 찍을 수 없을 바에야...
그의 책의 독특한 점은 사진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그 감동적인 추억의 길에서 만나는 이들에게도 그는 시니컬하다.
한국의 많은 책들에서 길에서 만나는 모든 이들이 아름답다고 그려져 있지만, 그의 이 책에선 지긋지긋한 인간들의 군상이 거기에도 여전히 존재했다.

힘들 때, 우주에 명령을 내린다는 셜리 맥클레인의 책 이야기도 신선하다.

자유를 찾으러 떠난 길에서 그는 두 친구를 만난다. 물론, 그들은 여성이지만 말이다.
길 위에 도가 있다. 그래서 길이 道인지도 모르겠지만...
그리고 도라고 부르면 더이상 그건 도가 아닌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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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티아고의 두 여자 - 자유의 길, 구원의 길, 산티아고 가는 길!
권현정.구지현 지음 / 김&정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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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작가 둘이서 산티아고 가는 길로 떠났다.

그들의 이야기라고 해서 별다를 것도 없다.
걷고, 또 걷고... 지치고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는 거북이 시스터즈의 유쾌한 순례길...

자신이 누구인지... 그걸 알고 싶어서 걸었던 800킬로미터는 그들에게 아무 것도 가져다 주지 않았다.

그렇지만, 그 길은 걸은 사람들만이 가질 수 있는 삶에 대한 자세를
가끔 반추할 수 있는 아스라한 눈길들을 가지게 되었으리라.

가고 싶은 길... 카미노 데 산티아고...

스스로를 숨기고 사는 체 하지만, 언제까지나 스스로를 속일 수 없음을 나도 안다.

훌쩍 뒷산이라도 걷고 싶은 마음으로 가득하게 만드는 책을 읽으니 마음 속 샘물이 찰랑찰랑 하는 듯 하다.

날마다 배만 나오고 팔은 가늘어지는 이티같은 생활을 하곤 있지만,
그 길을 체력만으로 가는 건 아니라 생각하기에...
언젠간 느긋하게 그 길을 걸으며 밀밭길과 길가에 핀 작을 풀꽃들과 인사나눌 일을 생각하며 사는 것만으로도 졸리던 눈을 비비게 된다.

작가들은 같은 이야기를 소설로도 적어본 모양이다. 기회가 되면 그 책이 내게로 오겠지.

그들은 국민의 지적 생활과 민감한 부분인 방송일을 하는 이들이기에, 틀린 표현들을 몇 가지 바로잡아 둔다.
44쪽. 고난이도의 피레네 산맥 이야기... 난이도란 말은 '쉽고 어려운 정도'란 말이어서 고난이도란 말은 어불성설이다. 난이도가 쉽거나 어렵거나 낮거나 높은 건 말이 안된다. 쉽고 어려운 정도가 높은 것은 쉬운 게 높은 건지, 어려운 게 높은 건지 구분이 안 되므로... 고난도의...라고 해야 옳겠다.
84쪽. 단순한 오타. 누군가가... 누눈가가.. ㅋㅋ
149쪽. 토사광란... ㅎㅎㅎ 광란의 분위기가 연출되긴 하지만, 토사곽란이 맞다.
193쪽. 온갖 회환이 밀려들기 시작했다... 화환이라면 몰라도... ㅎㅎ 회한이 옳겠다.

그들이 맞춤법을 몰라서라기 보다는, 피디처럼 자막을 내보내는 사람들이야 민감할 수 있지만, 작가들은 제대로 읽기만 하면 되므로 좀 틀려도 된다는 생각에서 평소에 관심을 덜 가질 수 있겠단 생각이 든다. 그리고 편집자도 방송 작가라고 하니 꼼꼼하게 보지 않았을지도 모르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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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8-05-17 12: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길을 걸은 사람들만이 가질 수 있는 삶에 대한 자세~~ 가 어떨지는 가늠할 것 같군요.
책이든 학교 안내장이든 들어있는 오타들은 항상 나를 슬프게 해요...특히 학교 안내장 13년간 변하지 않는 그 무한오타들~~~~~ㅠㅠ

글샘 2008-05-20 17:26   좋아요 0 | URL
학교에서 나가는 통신문들... 오타가 없도록 꼼꼼하게 점검을 해야하겠쥐만... 얼마나 바쁜지, 턱없는 오타가 발생할 때도 있습니다. ㅠㅜ
아, 산티아고 가는 길... 걷기 연습 꾸준히 해서 꼭 도전해 보려고 카테고리를 아예 따로 만들었습니다. 일상에서 벗어나기가 정말 쉽지 않군요. ㅠㅜ
 
산티아고 가는 길에서 유럽을 만나다 - 카미노 여인 김효선의 느리게 걷기 in 스페인
김효선 지음 / 바람구두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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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줌마 대단하다.
책에 개인정보는 나와있지 않아 알 수 없지만, 40대는 훌쩍 넘어 보이는데, 느긋하게 산티아고 가는 길을 걷는다.

시간적 여유를 넉넉하게 가지고 간 것이 참 부럽다.

이 책의 장점이라면, 우선 산티아고 가는 길의 역사적 배경 같은 것이 자세히 설명되어 있다.
왜 산티아고 가는 길이란 순례길이 뚫렸는지... 그런 것을 읽을 수 있는 책이 드물었기 때문에 좋게 읽었다. 그리고 곳곳의 유럽 설화들이 녹아있다.

또 하나의 장점은 자기 뒤에 따라올 사람들에게 충실한 자료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특히 맨 마지막에 쭉~ 찢어서 반드시 가지고 가야할 자료를 붙여 주었다는 것은 이 책의 특장이라 할 만하다. 비용이나 준비 등에 큰 도움을 줄 것이다.

그렇지만, 이 책에서 부족한 것도 많다.
이야깃거리들을 조합하고, 당연히 사귀게 되는 친구들의 이야기에 얽혀들다보니, 산티아고 가는 길의 풍광이 상세히 사진과 함께 수록되지 못한 점은 아쉽다.

내가 가보고 싶은 길. 산티아고 가는 길.
그 길을 걸으면서, 박노자의 만감 일기처럼, 류시화가 들려주는 이야기책같은 그런 환상적인 책을 만나고 싶지만, 그런 일은 쉽지 않다.

열사의 사막에서 제 영혼을 만나는 일처럼, 끝없이 걷고 걸으면서 죽음과 인생을 반추하게 하는 이 길에 내 영혼을 놓아보낼 날을 기다리며 또 한 권 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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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티아고 가는 길 에세이 작가총서 96
정민호 지음 / 에세이퍼블리싱 / 200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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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년 전쯤 남궁 문의 '산티아고 가는 길'이란 책을 읽고, 언젠가 한번은 가 봐야지... 하는 생각을 먹고는 스페인어 교본도 사 두었더랬는데...

스페인어란 생뚱맞은 언어를 읽는 일은 쉽지 않았다. 이제 3과를 겨우 보고 있는데...
역시 정민호(알라딘의 '정군'이었는데 요즘은 쉬시는 듯)의 말처럼 몸으로 부딪는 길밖에 없나... 싶다.

알베르게(숙소)와 산티아고... 로 무장하고 떠난 정군의 길은 역시 젊은이 답다.

별로 준비도 없으면서 그래도 열심히 걸어준 정군에게 박수를 보낸다.

사실 마음먹기 달린 거지, 상황을 탓하면 세상에 할 수 있는 일 하나도 없다.

정군의 용감한 걸음걸이가 부러우면서도 용기를 준다.

해마다 한 명씩 산티아고 가는 길로 나를 유혹한다.

40년 정도 산 삶을 정리하고 할 것까지야 없겠지만, 시류에 묻어 문제 의식도 흐릿해지고 아무 생각없이 살고 싶은 요즘... 혼자서 혼자만의 여행을 한번 가야겠단 생각을 한다.

산티아고까지 못 가더라도, 걸어서 가까운 산이라도 조용히 걸어보려고 한다.

정군의 여행기에서 안타까운 점은, 사진과 글이 전혀 매치가 되지 않는다는 점과(남의 여행기를 읽을 때는 그 이의 눈을 빌린 사진들을 탐하는 맛도 큰데 말이지...) 아직 젊은이여서 그런지... 같이 가는 사람들과 어울린 이야기가 많고 스스로를 만나는 깊이를 바라기엔 역시 무리였다는 생각도 든다.

그러나... 그의 이야기를 읽는 것만으로도 내 마음을 이미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로 달려간다. 탁 트인 그 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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