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자씨의 유쾌한 논어
신정근 지음 / 사계절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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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성리학을 정치이념으로 삼으면서 공자와 맹자가 중심에 있었던 적이 있었다.
근대를 거치면서 '공자가 죽어야 나라가 산다'고까지 폄하되었던 것인데, 최근 '실용 失用' 정부(쓸모를 잃은 정부) 이후로 다시 논어 열풍이 일어났다.
그것은 어떤 연유에서일까?
논어가 일종의 <규범>을 중시하는 텍스트였으므로, <규범>이 상실된 시대의 텍스트로 논어 읽기 만큼 적절한 것은 없다는 것이 이유의 하나가 아닐까 하지만, 논어를 '규범'으로 받아들일 정도로 학습이 깊지 않은 나 같은 일반 독자로서는 논어의 독법이 시대를 읽는 데 도움이 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이 책은 논어를 풀이하고, 다양한 논어 연구 성과를 끌어들이며, 좀 잡다하고 어수선한 논어를 하이퍼텍스트로 연결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는 점에서 높이 살 만하다. 풀이가 얼마나 정석에 따르는 것인지를 내가 평가할 순 없고,
다만, 각 구절을 '상황', '걸림돌', '디딤돌'을 놓아 줌으로써, 어떤 상황과 유사한 것인지 유추할 수 있게 하고,
다양한 풀이가 어떻게 되고있는지 걸림돌을 제거해 주기도 하며, 디딤돌에서 생각을 덧붙이기도 한다.
특히 다양한 연구 결과를 종합하고자 할 때는 '깊이 읽기'를 통하여 다양한 방식으로 학습을 돕기도 한다. 

어떤 논어는 집주에 과도한 역량을 투여하고, 또 어떤 논어는 설명이 과도하기도 한데,
이 책은 일단 글씨가 큼직하여 노안이라도 쉬이 읽을 수 있겠고(논어를 읽는 나이드신 분들께 좋을 듯)
다양한 풀이 방식이 책을 지겹게 하지 않아 좋다.
다만, 좀 두꺼운 것은 논어의 텍스트 자체가 분량이 많아 그럴 수밖에 없을 것. 

섬에 한 번 가 봐라, 그 곳에
파도 소리가 섬을 지우려고 밤새 파랗게 달려드는
민박집 형광등 불빛 아래
혼자 한번
섬이 되어 앉아 있어 봐라. 

삶이란 게 뭔가
삶이란 게 뭔가
너는 밤새도록 뜬눈 밝혀야 하리.(안도현, 섬 부분)
 

이렇게 존재의 위기에 닥쳐볼 때, 논어를 펼치라는 뜻을 담고 있기도 하다. 

다양한 판본의 논어를 읽노라면, 그때그때 눈에 밟히는 구절이 다를 수밖에 없는데,
<안 되는 줄 알면서도 무엇이든 해보려고 하는 사람>
그 우직한 자의 걸음을 '군자의 모습'이라고 논한 구절은 아름답다.
윤동주의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가 딱 어울리는 구절이다. 

경제적 성공이란 걸, 만약 추구하는 것이 옳다면 시장에서 채찍잡는 문지기라도 나는 꼭 할 것이다.
만약 그것을 추구해서 안 된다면 나는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좇아가리라.(275)
역시 군자의 길은 우직한 길이다. 얇지 않고, 약삭빠르지 않다. 이것이 위기를 이기는 길이라고 생각한 모양이다. 

군자란 '자율적 인간'으로 풀고 있는데, 물론 시대마다 다르게 풀이되어야 한다.
군자는 주위 사람들의 아름다움을 키워서 이루게 해주고, 나쁜점을 부추기지 않고, 소인은 반대로 한다.
'사람이 길을 넓혀 가지, 길이 사람을 넓힐 수 없다.' 

결국 해야할 일을 묵묵히 하는 것. 그것이 자율적 인간이다. 얄팍하게 시기하고, 질투하면 소인이다.
온고지신하면서 자기 길을 찾고 가는 것. 그것이 군자란 것.
자율적 인간은 넓고 거침이 없어 늘 여유가 있고, 소인은 뭘 그리 걱정거리가 많은지 늘 우거지상.(311)
극기복례 역시 마찬가지다. 자신을 억지로 이기는 극기가 아니라,
극기란 내가 나를 넓혀서 주위 사람들을 자기 세계로 받아들이고,
문화를 통해 나와 주위 세계 사이의 소통의 힘을 넓히는 지속적 학습으로 설명한다.(455)
곧 관계를 통해 소통하는 것이 옳은 일을 뚜벅뚜벅 걸어가며 하는 것이 군자의 일이고, 예로 돌아가는 길인 것이다. 

흔히 듣는 '지자요수 인자요산 지자동 인자정 지자락 인자수'를
'슬기로운 이는 흘러가는 물을 좋아하고, 평화에 힘쓰는 이는 듬직하면서 만물을 길러내는 산을 좋아한다.
슬기로운 이는 오고 가느라 동적이며, 평화에 힘쓰는 이는 중심이므로 정적이다.
슬기로운 이는 즐거움을 누리고, 평화에 힘쓰는 이는 장수를 누린다.' 이렇게 푼다.
지자와 인자에 비해, 슬기로운 이, 평화에 힘쓰는 이... 이렇게 풀어 두니 참 좋다.(251) 이게 현대어 해석의 장점을 잘 살린 것 아닐까 싶다. 

공자는 제자들에게 '괴,력,난,신'을 가르치지 않았다고 한다.
괴상한 것, 힘깨나 쓰는 것, 정신없는 것, 귀신같은 것... 한결같이 케이블 텔레비전이 추구하는 바이다.
스타킹을 뽑고, K1을 하고, 끝없이 수다떨고, 귀신얘기 만들고... 온갖 범죄가 화면을 메운다.
괴,력,난,신이 세상을 망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왜 다시 논어인가. 그리고 신정근은 왜 '유쾌한'을 붙여 '논'하고 '말'하는가.
시대가 하수상하니 <올바름>이 무엇인지를 묻게 되는데, 옛사람들이 흔히 기대었듯,
제대로 된 정치가라면 이렇게 하라는 규범의 하나로 논어를 꼽기 때문일 것이다.
아, 앞으로도 논어 열풍은 상당 기간 지속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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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10-04-28 23: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맨날 책에 군침흘리게 만드십니다~~~^^

글샘 2010-04-29 15:05   좋아요 0 | URL
저때문에 집에 책만 수북하게 사 두신 분 많습니다. ^^
 
인문 고전 강의 - 오래된 지식, 새로운 지혜 고전 연속 강의 1
강유원 지음 / 라티오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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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니가이드란 게 있다.
꽃들을 보면, 대여섯 장의 꽃잎의 특정한 꽃잎에 특정한 점들이 쿡쿡 찍혀있다. 
그 점들을 <허니 가이드>라고 하는데, 그 점들은 대개 수술의 위쪽(햇볕이 비치는 쪽) 꽃잎에 자리잡고 있다.
곤충들이 보기에, 허니 가이드는 자외선의 영향으로 번쩍번쩍 빛을 내게 되어있다고 한다.
그래서 꽃들이 한창 에너지를 붉은 빛깔에 쓰고 있을 때, 곤충들이 허니 가이드를 따라 날갯짓을 하면서 꿀을 빨아들이는 동작에 따라 그의 날개와 다리들에 수술에서 꽃가루가 묻어 암술머리에 붙게 된다고 한다. 꽃을 자세히 들여다 보면, 수술과 암술들은 한결같이 허니 가이드를 따라 휘영청 구부려져 있다.
 (김규항의 예수전 리뷰에 내가 쓴 글 재인용)  



식물이 살아남기 위하여 곤충을 끌어들이기 위하여 안내선을 번쩍거리게 만들어둔 것인데...
강유원의 이 책은 '고전'을 소재로 하여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넌지시 하고 있는 책이며,
인간이 도대체 왜 '인문학'을 공부해야 하는지, 인문학을 공부한다는 일은 도대체 어떤 사고의 틀에 다다르게 하는 것인지를 자신도 모르게 깨닫도록 만들어주는 책이다.
마치 곤충들이 자기도 모르게 꽃들의 수정을 도와주게 하는 것이 허니가이드의 역할이듯,
이 책을 따라 읽고, 고전을 함께 읽노라면,
도대체 세상은 왜 이렇게 팍팍하며, 재미가 하나도 없고, 앞으로 살 길이 보이지 않는 것인지,
명확하게 모르면서도 자기 안에 새로운 "씨앗 하나" 심을 수 있을지도 모를 노릇이다. 

그런 것이 이 책의 가치다. 

전에 강유원 샘의 강의를 들을 때, '인문학 스터디'란 책을 소개하셔서 읽고는, 그 책을 사 주자...고 리뷰를 올렸더니,
샘이 좀 삐치신 눈치로 안 사주셔도 됩니다...란 댓글을 다셨던 적이 있다.
지금도 내 생각엔 별로 변함이 없다. 그 책은 꼭 사서 읽기엔 좀 '스터디 목록'에 치우친 감이 컸던 것 같다.
이제 이 책을 읽고는, 이렇게 써야겠다. 

이 책은 꼭 사서 밑줄 치면서 여러 번 읽어야 할 것이라고... 

인류가 가장 처음 남긴 문학이라고 알려진 <일리아스>를 읽는 데서부터 근대를 거치는 <신곡>과 <파놉티콘>이 다다른 징그러운 자본주의 세상을 강유원은 '제 목소리' 아닌 '고전'을 통해서 가이드하고 있다. 

그의 가이드라인이 마지막에 닿는 곳은 '논어'인데, 이 책이 마지막이란 의미는 아니다.
사람들의 오랜 기록을 통해서 세상이 이 모양 이 꼴이 된 사정을 따져보다 보니...
자본주의!라는 징그러운 괴물체가 인간!이라는 추악한 생물체와 결합한 결과물이었고,
결국 그가 읽은 책 중에 <규범 위기의 시대>를 진단할 가장 적합한 책으로 논어를 들이민 것일 뿐이다. 

자본주의 세계화가 국가독점 자본주의국가 대한민국에 철퇴를 쳤던 IMF 구제금융기를 거치면서,
아, 추악하고 험악한 세상에서 다투지 말고 살아남아야 할 일이라며, <노자>가 졸지에 인기 서적이 되었듯이,
이명박이 튀어나와서 중학생들도 '밥 좀 먹자', '잠 좀 자자'며 촛불을 들던 빈익극빈, 부익거부의 시대와 함께,
<규범 위기의 시대>를 온몸으로 느낀 사람들이 집어들었던 책이 <논어>였다. 

이천 년도 더 된 시대의 책들 속에서 읽어낼 수 있는 것이 무엇인가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세상의 흐름이 왜 여기까지 오게 되었는지를 곰곰 따져보고(따지는 법이 철학이고, 그 대상은 역사다.)
오래 전부터 역사에 대한 철학적 사변들을 다양한 <표현법>으로 기록한 것이 <문학>이기도 한 것이므로... 

고전 읽기란 곧 문사철을 읽는 것이다.
서양 철학에 경도된 철학자들이 데칸쇼(데카르트, 칸트, 쇼펜하우어)를 읽더라는 이야기들이 옛 글들에 나오지만,
강유원의 가이드라인에는 칸쇼가 빠졌다. 데카르트만으로도 근대는 이미 충분히 팍팍해진 것이다.
칸쇼의 난해한 개념의 바다에 빠질 필요도 없이 데카르트의 <이성>은 곧 근대적인 <몸>의 시대를 예고한 것이고,
물질이 이성과 몸 자체를 지배하는 자본주의의 절망을 듣게 하는 통찰력을 가진 것이다. 

이 책은 앞에서도 이야기했듯, '가이드라인'을 제공하는 하나의 시선일 뿐이다.
그렇지만, 내가 읽었던 어떤 책에서도 고전을 이렇게 '가이드'한 이는 없었다.
신영복의 '동양 고전 강의'를 읽을 때와는 다른 느낌을 이 책에서 얻는다. 

이 책에 등장한 '일리아스'와 '안티고네', '니코마코스 윤리학' 등과, '군주론'이나 '방법 서설' 등을 다 읽을 수 없을지도 모른다. 일단 일리아스와 신곡은 언젠가 읽을 계획이지만... 논어야말로 읽을수록 길을 잃게 만드는 텍스트이기도 하지만...
그러나, 이 책을 언젠가 다시 읽으면서, 세상이 왜 이렇게 굴러왔는지,
지금 삶의 좌표가 어떤 지향점 위에 서 있는 것인지,
등...대...로...
가지 못하는 목마와 숙녀처럼 페시미즘의 좌절이 아닌...
별이 빛나는 하늘이, 갈 수 있고 또 가야만 하는 길들의 지도였던 시대, 별빛이 그 길들을 훤히 밝혀주던 시대... 를 이야기했던 루카치처럼 행복하지는 못할지라도,
언제나 흔들리면서도 항상 지향점을 향하려는 나침반처럼 짱구를 굴리고 마음을 다지는 일이 필요한 노릇이다. 

그의 인문과 고전과 강의 행간에 <오래된 지식, 새로운 지혜>라는 문구가 적혀있다.
온고이지신과 학이시습지의 실천을 그로 인하여 얻을 수 있다면 기쁜 일이 아닐 수 없다. 

강유원의 책을 읽는 일은 늘 옷깃을 여미게 하는 결과를 낳는다.
그의 공부 방법이 그렇게 독한 결과물인지도 모르겠다. 

-------------------------------- 이 책에서 적어두기 하고 싶은 부분들을 가려 적는다. 

일리아스

59. ‘있음’에 대한 철저한 의식, 이것이 고대 희랍의 정신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일리아스>는 고대 희랍인들의 사고방식과, 그것을 바탕으로 삼아 사태를 대하는 태도, 심성 구조 등을 낱낱이 드러냅니다. 그래서 이 서사시는 고전으로서 가치가 있게 됩니다. 거듭 말하지만 어떤 시대와 인간을 철저하게 거울처럼 반영하는 것이 고전인 것입니다.

89. 서평을 쓸 때는 이 텍스트에서 무엇을 핵심으로 취해서 끄집어낼 것인가를 가장 먼저 생각해야 합니다. 그리고 자신이 생각하는 이 텍스트의 메시지를 한 문장으로 요약해서 그것을 뒷받침하는 논거를 세 가지 들면 서평의 기본 뼈대가 만들어지고, 이 뼈대에 살을 붙이면 서평이 됩니다. ... 서평은 책을 개괄적으로 소개하기 위한 보도 자료가 아니라, 책이 나에게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만을 뽑아서 쓰는 것입니다. 서평을 쓰기 위해서는 이 책을 지탱하는, 이것을 빼면 책 전체 구조가 무너질 것 같은 핵심 문장을 딱 하나만 뽑겠다는 마음으로 책을 읽어야 합니다.

안티고네

102. 아이스퀼로스는 신에 기울어져 있고, 소포클레스는 인간의 위대함과 한계를 함께 다룹니다. 에우리피데스의 비극에는 신에 대한 믿음도 없지만 인간에 대한 믿음도 굳건하지 않습니다. 소포클레스를 로마네스크 양식(신에 대한 단단한 믿음)에 비유한다면, 에우리피데스는 고딕 양식(신에 대한 믿음의 쇠퇴)로 비유할 수 있습니다. 확고하게 질서잡힌 구조에 따라 세워진 단아하면서도 치밀한 로마네스크와, 한없이 이어붙이는 고딕의 대비... 따라서 아이스퀼로스, 소포클레스, 에우리피데스의 작품을 이어서 읽으면, 인간이 세계를 지배할 수 있다는 믿음과 세계 파악에 대한 확신을 가질 때 보여주는 서사 양식과, 모든 이해 가능성과 세계 지배 가능성이 포기된 상태에서 좌절한 인간이 보여주는 서사 양식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희랍 비극을 읽으면서 얻을 수 있는 중요한 성과가 바로 이것입니다.

106 고대 세계의 고전을 읽을 때는 반드시 머릿속에 ‘고귀함(noble)'이라는 단어를 떠올려야 합니다. 자신의 고귀함을 어떻게 드러내 보일 것인가. 이것이 고대인들이 일생 동안 추구하는 바라 할 수도 있습니다.

144. 저는 ‘인간적으로’라는 말을 ‘고귀한 존재로서’라는 뜻으로 씁니다. 인간은 본래 위대한 존재가 될 수 있습니다. 우리가 <니코마코스 윤리학>과 <신곡>을 읽으려는 이유는 진정한 인간, 즉 신을 닮은 인간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기 위해서입니다. 짐승은 자신에게 주어진 삶에서 한치도 벗어나지 못하지만, 인간은 자신의 뜻에 따라 신이 되려 합니다. 도저히 이룰 수 없는 뭔가를 세워놓고 그곳을 향해 가는 것이 인간입니다. ‘짐승처럼’과 ‘인간처럼’을 대비시켜보면 그 차이를 분명히 알 수 있을 것입니다. 

니코마코스 윤리학

165. 마땅히 그래야할 때, 또 마땅히 그래야 할 일에 대해, 마땅히 그래야 할 사람들에 대해, 마땅히 그래야할 목적을 위해서, 또 마땅히 그래야할 방식으로 감정을 갖는 것은 중간(중용)이자 최선이며, 바로 그런 것이 탁월성에 속하는 것이다.

군주론

262. 미 합중국에서 우파라 불리는 사람들과 한국에서 우파라 불리는 사람들은 많이 다릅니다. 다르다는 말, 그 말만 해두겠습니다. 미합중국에서는 우파 학자들이 고전을 번역한 경우가 제법 됩니다.

276. 특정한 역사적 국면(장소와 시간)에서 헤게모니를 장악한 자만이 군주가 될 수 있다. 군주론을 읽을 때는 마키아벨리가 ‘헤게모니를 장악하는 방법’을 어떻게 설명하고 있는지를 눈여겨 보아야

294. 군주론을 읽을 때는 마키아벨 리가 주장하는 새로운 군주를 항상 염두에 두고 읽어야.

무장한 예언자는 설득, 비전을 보여주는 자. 비전을 제시해서 대중을 끌고가는 힘.

비전을 제시하고 그곳으로 다가가고 있는지 확인, 격려, 질책하는 자.

308. 그러면서도 군주는 항상 인민에게 관심을 가져야 한다.

317. 밀어붙이면... '밀어부치면'의 오타... 앞의 것이 맞다.

<방법 서설>
333. 문명인(교양인)이란, 무엇이 덕스럽고 악한 것인가에 대한 공동의 이해에 의해 결속 (앨런 블룸)
그러나 오늘날의 대학생은 그들의 취향과 상상력을 형성해주는 책이 존재하지 않음

337. 자연의 주인이자 소유자가 된다는 것, 이성

방법 : 이성을 사용하는 방법

344. 공부를 집어치우고, “내 자신 속에서” 성찰 반성

“세상이라는 커다란 책 속에서” 학문을 발견
 

<로크 통치론>
375. 17세기 신흥 부르조아 계급의 당파성을 충실히 대변한 사상가

<법의 정신> 몽테스키외

427. 근대 정치의 근본 원리

나라가 기울어지면 공통적인 징후 : 쓸데 없는데 돈을 쓰는 것.

재정 파탄, 불평등 과세, 조세 저항

438. 사법권은 계급 이익의 충돌에서 완전히 독립적이어야 한다.

입법권은 계급 이익을 충실히 반영해야 한다.

<베버, 직업으로서의 정치>

452. 오늘날 국가는 강제력을 사용할 권리의 유일한 원천.

‘정치’란 국가들 사이에서든 한 국가내 집단 사이에서든, 권력에 참여하는 노력 또는 권력 배분에 대해 영향력을 행사하고자 하는 노력을뜻한다.
466. 근대는 어리석고 비열
거대한 악을 불러올 가능성.

정치가는 좌절하지 말고, ‘열정과 균형감각’

도덕이 통용되는 정치, 삶의 구원으로서의 정치 : 고전에서 생각의 원천

<파놉티콘> 벤담

근대 문명 파산의 원인 규명

공리주의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 계산 가능한 것으로써 모든 것을 판단하는 원리

모든 것이 계산 가능하다면 그것을 통해 인간의 행동을 통제

노동과 검소를 삶의 규칙으로, 유용성의 원리

기술 공학적 아이디어의 시대적 배경

근대 감옥의 목적은 노동의 가치와 자본주의 경제 질서를 습득하는 것.

487. 벤담에게 감옥은 공장이고 공장은 감옥이 되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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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10-04-21 19: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환상입니다.
꼭 읽어볼께요.^^*

글샘 2010-04-27 09:02   좋아요 0 | URL
네, 꼭!
 
장자, 차이를 횡단하는 즐거운 모험 리라이팅 클래식 4
강신주 지음 / 그린비 / 200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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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중에 맹꽁이 서당이 있었다.
서당에서 맨날 공자왈 맹자왈 하다 보니 공,맹을 맹꽁이로 놀린 것이다.
그만큼 동양 사상 하면 공자와 맹자를 치는데, 이것은 순전히 천 년도 뒤에 '주희'가 맹자를 재발견하여 공자 뒤에 놓았기 때문이다.
피비린내 진동하는 춘추 전국 시대에 제자 백가들이 이렇게 저렇게 살아보자고 했을 때만해도 맹자는 공자 발뒤꿈치도 못따라갔다. 주희의 성리학에 맹자는 '땡큐' 한번 날려야 한다. 

그러면, 도대체, 노장사상은 언제부터 '노자'와 '장자'가 찰떡궁합으로 들어맞았던 것일까?
노자에게는 천재 해법사 왕필이 있었다면(돌 선생이 좋아하는 왕삐~), 장자에게는 곽상이 있었다. 

장자 역시 복잡한 과정을 거치며 전해지는데, 가장 장자 사상의 핵심은 '내편'에 있다는 것이 정설이란다. 나도 장자를 몇 번 만났지만, 역시 이야기 중심으로 읽었기때문에 장자와 노자는 이렇게 다르다...는 의미까지 읽어내기에는 능력 부족이었다. 

강신주는 노자의 그늘에서 장자를 떼어 내고 있는 데 성공하고 있다.
노자의 철학은 '죽이는 정치를 하지 말자'는 정치철학인 반면,
장자의 철학은 '죽는 구덩이로 가지 말자'는 삶의 철학인 모양이다. 

지구의 멸망과 사과나무로 유명한 스피노자와 들뢰즈의 철학을 넘나들면서 저자가 역설하는 것은 장자의 생각은 이제까지 지나치게 편협되게 읽혔다는 것이고, 노자의 철학 그늘에 숨겨두어서는 안된다는 것인 모양이다.  

'나를 따라 독자들은 가장 빠른 직선 코스로 장자라는 정상에 이를 수 있는 능선으로 올라설 것(21)'이라고 저자가 적고 있는데, 그건 장자를 읽는 해법이 아닌 듯 싶단 생각이 든다. 장자가 왜 이야기 형식으로 적혀있겠는가 생각해 보면, 노자처럼 정치철학적 언술을 기술하는 대신에 비유로써 빗대고 있는 것이다. 물론 저자가 그 풀이를 명쾌하게 들려주고 있기는 하지만, 장자의 이야기를 자꾸 스피노자와 들뢰즈 이야기와 겹쳐놓는 행위는 또다른 비유에 불과하다는 것을 저자는 알아야 할 것이다. 장자를 읽는 가장 빠른 코스는, 장자의 원문을 직접 읽고 마음에 깨달음을 얻는 법이다. 내 능력 밖이긴 하지만... 

장자를 꿰뚫고 있는 핵심은 '차이'로 보인다. 붕정만리 떠나는 새와 메추라기의 차이. 일곱 구멍으로 자유롭게 숨쉬던 숙,홀과 구멍하나 없던 혼돈의 차이. 그런 것. 그 차이를 한 순간에 깨달으라는 비유가 장자다. 그러나... 그걸 깨달으면 또 무엇하리. 한바탕 꿈 속인지도 모를 일인데... 장자의 인식론에 대한 태도는 그래서 늘 '상대적임'을 상기하라고 우리를 들쑤석인다. 

모퉁이에 얹힌 찰흙 덩어리는 그릇으로 빚어지지 못한다.
물레의 가운데,
문이란 것은 안에도 밖에도 속하지 않는 도추(지도리)를 중심으로 여닫힌다.
옳고 그름이 모두 소통되는 가운데. 

그 가운데 존재하는 것들은 <타자와 더불어 봄 春이 되도록 해야한다>는 말도 등장한다.
봄, 이런 비유 참 좋다.
세상이 따사롭고 꽃들이 환하게 피어나고, 땅 밑에선 얼음이 되었던 물들이 녹아 나무 뿌리를 적시는 봄.
생명력이 움트고 사람의 마음을 살살 길거리로 내보내는 봄.
거기, 타자와 더불어 보내는 봄 소풍, 같은 인생. 

이런 시적인 장자란 텍스트를 '노자의 국가주의 철학에 비하여 민중지향적이었던 장자.
나무 줄기와 같은 단단한 텍스트로서가 아니라 어떻게 튈지 모르는 뿌리 줄기로서의, 리좀으로서의 장자'를 강신주는 독자에게 휙, 하고 던지는 셈이다. 

자기도 장자를 어떻게 읽어야 할지 모르겠다는 말이다. 리좀이란 것은.
늘 푸른 초원을 즐거워하던 장자는, 유목민의 후예였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푸른 초원을 마음껏 뛰놀고 풀을 실컷 뜯는 망아지같은 마음으로 장자를 썼는지도 모르겠다. 장자는 어차피 활짝 열린 텍스트다.
강신주와 함께 '차이'를 오락가락하고 싶다면 이 책도 권할 법 하다.  

나라 꼴이 피비린내 대신 '입막음'하느라 강압적인 공포정치로 엉망진창이다.
툭하면 벌금 때리고, 치사하게 군다.
전교조 조합원이 많은 학교가 공부 못한다는 <유의미한> 연구 결과가 나왔단다.
야, 이거 해외 토픽감이다. ㅎㅎㅎ
노동조합 있는 현대 자동차, 품질 떨어진다는 <유의미한> 연구 결과는 언제 나올지.
아, 그래서 노동조합 없는 <삼성 에니콜>이 품질이 좋다는 <유의미>로 욕을 처먹겠지.
장자와 함께 나비꿈을 꿀 시절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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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아이즈 2010-01-20 21: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타자와 더불어 봄이 되도록> 하는 것이야말로 민중지향적이네요. 그러니까 그간 노자가 장자보다 더 회자되거나 높이 평가됐군요. 제가 한 무식합니다.^^*

저도 오늘자 동아일보에서 그런 기똥찬 '유의미한'결과 보고 헛헛한 썩소만 나오더이다.

글샘 2010-01-20 23:18   좋아요 0 | URL
저도 모르는 내용이죠. 뭐, 장자 같은 책을 저같은 메추라기가 어찌 맛이라도 보겠습니까. 전문가가 간본 거 겉핥기라도 하고 몇 자 적은 거죠. ^^
 
조선 지식인의 서가를 탐하다 - 책과 사람, 그리고 맑고 서늘한 그 사유의 발자취
김풍기 지음 / 푸르메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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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역사에서 조선이 중요한 이유는...
글쎄, 중세의 역사는 현대에 별로 영향력을 미치지 못하지만, 근대 이후의 역사와 사고들은 현대에도 막대한 영향력을 끼치는 항목에서도 그 하나를 집을 수 있겠다. 

조선의 정사에는 훈구파와 사림파, 그리고 왕조 중심의 역사 서술과 경제, 문화 등 항목에 따른 생활상들이 기록된다. 

그러나, 이 책의 저자가 관심을 둔 조선의 서가에는 역사책에서 읊어대는 성리학 일변도의 <이황 - 이이>들로 구성된 책들로만 들어찼던 것은 아니었던 모양이다. 

과거 시험이 경전 위주로 치러지건, 문장 위주로 치러지건, 성리학의 파장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이 조선인 듯 보이지만, 그 이면에서 유통된 책들을 따져 보는 이런 책을 읽는 노릇은, 
정통이고 주류라고 뽐내는 자들의 빛나는 복색 뒤로 뭔가 허전해 보이는 구석이 있음을 간파하게 만든다.
세상은 늘 '주류'들로만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그 주류들에게 당하면서도, 주류들을 뛰어넘는 해학과 재치를 지닌 민중의 힘이 도저하게 비주류의 삶을 관통하기도 하는 것이다. 물론 비주류가 큰 관심을 받지는 못하지만 말이다. 

총 5부로 이루어진 책인데,
1부에서는 <소설의 별난 재미>에 빠져든다. 짧은 이야기책 소개로 실감나게 전달되는 부분이 적어서 아쉽다.
2부에서는 <시문>의 이야기. 선비들의 한시들이 지어지고 묶인 모습을 찾아간다.
3부에선 조선 서당의 공부 내용이 들어있다. 유교적 질서를 잡아나가려던 조선의 모습과 사화 등에 얽힌 애증이 책들과 깊이 얽혀있다. 

4부의 선에 관한 책들은 설명은 짧지만 요점이 명료하다.  
5부에서는 조선 후기의 실학이 요동치던 시기의 책들로 작가가 가장 사랑하는 책들이 여기에 놓여있지 않을까 한다. 특히 그가 '벗으로 삼고 싶은 사람'으로 짚은 박지원과 '개처럼 살아온 삶을 벗어나라'던 분서의 이탁오, 그리고 반역의 책, 정감록... 이런 것들에 대한 작가의 설명에서는 책에 대한 애정이 뚝, 뚝 듣는 듯 하다. 

이 책은 재미있다.
책에 대한 이야기이면서도, 책의 유통 또는 책사이의 관계도 짚어주고 있다.
이 책에서 좀 아쉬운 점이 있다면, 책의 내용을 자신의 말로 녹여서 풀어주는 대목이 약하다.
책에서 인상적인 대목들을 좀더 짚어 주는 깊이있는 책이었으면 더 좋았을 걸...
금상첨화를 바라는 건 내 희망사항일 것이고, 그리 되었다면 또 책이 지나치게 두꺼워졌을지도 모를 일이다. 

권력을 가진 자들은 본능적으로 자신의 권력을 뒤흔드는 세력이 어디에 숨어있는지를 알아차린다. ... 정감록을 설명하면서 쓴 말인데... 권력이란 무서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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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춤법 고치기 두어 편 

33쪽의 7째줄... 해꼬지...는 해코지가 옳다. 

77쪽의 13째줄... 흔치 않는다는 점...은 흔치 않다는 점... 이건 흔한 실수다. 

좋은 책에서 아쉬운 실수는 더 아쉬움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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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인 2009-10-19 22: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낫, 깜짝이야. =3=3=3
 
<위대한 생각들>을 리뷰해주세요.
인류의 역사를 뒤바꾼 위대한 생각들 - 유가에서 실학, 사회주의까지 지식의 거장들은 세계를 어떻게 설계했을까?
황광우 지음 / 비아북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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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사상>이라고 하면, 서구에서 나온 자유주의, 민주주의, 공산주의 들을 일컫기 쉽다.
이 책의 작가는 여기에 동양의 무게를 얹는다. 노자, 장자와 유가의 사상, 법가의 사상도 그 무게에 있어 결코 가볍지 않다. 현대에 끼치고 있는 영향도 그렇다.
이런 동서양의 사상에 비해 우리에게 더욱 비중있게 다가오는 것이 한국의 사상이다.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정약용의 실학과 전봉준 등의 동학은 한국의 현대, 근세의 조선의 역사를 관통하고 있는 사상이지만, 늘 무시되던 것들이다. 

그의 이런 배치가 '생각'이란 것도 결국은 <나>를 중심으로 배치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갖게 한다. 

서양의 르네상스를 비롯하여, 
종교전쟁 이후의 계몽주의, 자연주의, 신인문주의 등으로 일컬어지는 많은 사상의 역사들을 조금씩 읽노라면, 별것 아님에 깜짝 놀라게 된다.
무슨 주의란 것들이 그렇게 허섭한 것들인지...
역사적 상황에서 나온 대응들이지 그닥 주의라는 말을 붙일 것도 없다.
거기 비하자면 맑스의 공산주의 사상은 거대한 궁전의 모습을 보여 준다. 

동양의 공자라는 도그마는 훼손이 불가능한 것이었다.
수천 년을 각 나라에서 정착되면서 다른 모습으로 드러나긴 했지만, 그 절대적 비중에 비하자면 서양의 어떤 사상도 이에 이를 수 없다.
성경 아닌 어떤 책이 '논어'에 대한 <집주>를 그렇게도 많이 적도록 했던 적이 있었던가 생각하면, 서양 중심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사상사의 흐름도 시큰둥해진다. 

이 책에서 좀 아쉬운 점이라면,
현실적인 사상들 외에도 불교와 크리스트교, 이슬람교 등의 종교적 사상에 이르기까지 살펴봤더라면 현대의 문명 지도를 이해하는 데 더 많은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 하는 것. 

쉬운 말로 풀이하고 있고, 인용을 하더라도 생경한 언어로 잘라붙이는 것이 아니라 자기가 소화한 말로 덧붙이는 것이어서 관심을 갖는 대학생 정도라면 충분히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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